전체기사

2026.05.01 (금)

  • 흐림동두천 15.8℃
  • 흐림강릉 14.4℃
  • 흐림서울 16.4℃
  • 흐림대전 15.6℃
  • 대구 14.6℃
  • 울산 12.5℃
  • 흐림광주 14.9℃
  • 부산 13.4℃
  • 흐림고창 12.8℃
  • 맑음제주 13.0℃
  • 흐림강화 15.3℃
  • 흐림보은 15.7℃
  • 흐림금산 15.2℃
  • 흐림강진군 14.0℃
  • 흐림경주시 12.9℃
  • 흐림거제 13.3℃
기상청 제공

무병장수백세

【건강백세】 몸과 영혼을 잠식하는 ‘집단 트라우마’

URL복사

사회적 불안, 정치적 혼란...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 문제로 이어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비상계엄 사태 후 혼란한 정국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 등 정신적 고통도 계속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 1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6.2%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트라우마 경험이 있다' 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사회적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무너지는 일상생활

 

의료계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의한 정신적 충격을 ‘집단 트라우마’로 이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각종 통계에 의하면 계엄 사태 이후 불면증과 가슴 두근거림, 분노와 무력감 등으로 일상 생활의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증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는 위자료 청구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10명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윤 대통령이 퇴진하는 방법만이 국민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다”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최근 온종일 뉴스와 유튜브를 시청하며 불면과 불안을 호소하는 이가 늘었고, 군인·경찰 등의 공직자들은 도덕적 손상에 따른 울분과 우울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후진적 쿠데타로 인한 국가 위상, 자부심의 저하를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고,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로 인해 현실의 안정과 생업에 대한 위협감도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계엄 이후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강한 충격으로 인해 안전이 위협받은 과거의 기억이 자극돼 고통을 느끼게 된 것으로 설명하며 정신적 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더욱 심각한 증상이 관찰된다고 밝혔다.

 

작은 소리나 자극에도 깜짝 놀라거나 계엄상황이 반복해서 생각나서 다른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악몽으로 잠을 자주 깨거나 수면 중 불안감으로 계속 깨어나 뉴스를 확인하며 생긴 불면증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4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좋다.

 

국가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의 경우 사건의 해결이 정신적 상처 치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개최한 국가폭력 트라우마 국제회의에서 가해자 불처벌이 국가폭력 생존자와 가족의 심리치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토론하는 자리에서 오수성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은 “인터뷰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5·18이 38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보상만이 이뤄졌을 뿐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미뤄지는 것에 대한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며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은 것은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를 지속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한 국민의 집단 트라우마를 우려한 의사 집단인 ‘국민공동체 치유와 복원을 바라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일동’ 또한 선언문을 통해 “정신의학적으로 폭력 트라우마 피해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두가지 요소가 중요하다”며 “첫 번째는 ‘피해자의 신속한 안전 확보’이며, 두 번째는 ‘가해자가 응당한 처벌을 받는 정의로운 해결’이다”고 언급했다.

 

 

두통, 발열, 노화까지...신체적 문제 증가

 

이처럼 정치 사회적으로 공포와 불안을 증가시키는 사건과 분위기는 개인의 정신 건강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고려대학교 연구진이 북한 핵실험이 발생했던 2016년을 집중 연구해 전쟁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청소년의 정신과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지난해 12월12일 밝혔다.

 

더크 베스만(Dirk Bethmann)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보험 연구원 조재일 박사는 2016년 북한에서 두 차례 핵실험이 발생했던 시기를 기준으로 북한 접경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의 건강 상태를 연구했다.

 

연구진은 이중차분법을 활용해 군사 경계 수준이 높아진 지역의 청소년을 실험 집단으로, 타 지역의 청소년을 통제 집단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2016년 북한 접경 지역 청소년 집단에서는 2014년과 2015년에 비해 우울 증상(3.7%)과 공격성(5.5%)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두통(6.8%)이나 발열(5.4%) 같은 신체적 문제의 증가도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소년의 경우 같은 집단 남성 청소년 대비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여성 청소년의 공격성은 8.0%, 두통은 11.4%, 발열은 12.9%로 남성 청소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수치가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된 시기 북한 접경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체감한 전쟁 위험의 증가로 발생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 문제로도 이어졌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계층적 양극화와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 같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들도 구성원들의 집단적 우울증 발생을 높일 수 있다. 사회적 트라우마나 스트레스는 신체적 건강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뉴욕대, 컬럼비아대 등 공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두뇌 행동 및 면역 건강(Brain Behavior &Immunity-Health)’에서 차별을 많이 경험할수록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차별을 분자 수준 변화와 연결, 노화 관련 질병·사망 차이의 잠재적 근본 원인을 밝힌 것으로 연구를 진행한 쿠에바스 교수는 “차별 경험이 노화 과정을 앞당기고 질병·조기 사망률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미국 중년 연구(MIDUS)의 2,000여 명 설문 조사와 혈액 DNA 메틸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당 결론을 도출했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에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대사 물질인 메틸기가 달라붙는 현상을 의미한다. 생물학적 노화의 속도와 진행을 정량화하는 측정 지표로 쓰인다.

 

설문은 식당이나 상점에서 차별받거나 욕설을 듣는 등의 일상적 차별, 사회적 적대감과 취업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중대한 차별, 상사가 인종적, 성적 비방이나 농담하는 등의 직장 내 차별로 구분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 차별 경험이 생물학적 노화 촉진과 관련이 있고, 차별을 더 많이 경험한 사람은 차별을 덜 경험한 사람보다 생물학적 노화 현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에서 일상적 차별과 중대한 차별이 생물학적 노화 촉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더불어민주당, ‘부산광역시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하정우...‘충청남도 아산시을’ 전은수 전략공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전재수 전 의원의 부산광역시장 출마로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되는 ‘부산광역시 북구갑’ 선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로 하정우 전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예정된 ‘충청남도 아산시을’ 선거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자로 전은수 전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을 전략공천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30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하정우 전 수석비서관에 대해 “초중고(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를 모두 북구에서 졸업한 지역 토박이로 전재수 전 의원의 지역구를 훌륭히 계승하고 이번 부산선거 승리의 견인차가 될 최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 안팎에서 '하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 생성형 사전학습 트랜스포머)로 불릴 만큼 막힘 없는 문제해결 능력을 자랑하는 하 후보는 대한민국을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공지능) 강국으로 이끈 일등 공신이다”라며 “당 지도부가 삼고초려 끝에 모셔 온 핵심 전략자산으로 국회의 AI 분야 입법 수준도 한

경제

더보기
5월 1일부터 주유소에서 연 매출액과 관계없이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 가능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5월 1일부터 연 매출액과 관계없이 주유소에서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이 가능해진다. 행정안전부는 30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행정안전부는 4월 30일 ‘고유가 피해지원금 범정부 TF’(Task Force) 제3차 회의를 개최하고 연 매출액이 30억원을 초과하는 주유소를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처에 추가하기로 했다”며 “이번 조치는 중동전쟁으로 인해 가중된 국민들의 유류비 부담을 완화하고 고유가 피해지원금의 사용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처는 연 매출액 30억원 이하 소상공인 매장 및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으로 제한돼 있었다. 이번 조치로 주유소는 연 매출액과 무관하게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신용·체크카드 및 선불카드로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받은 경우 5월 1일부터 주소지 관할 지방자치단체 내에 소재한 주유소에서 연 매출액과 관계없이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 지역사랑상품권으로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받은 경우 기존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인 주유소와 고유가 피해지원금 사용을 위해 한시적으로 추가 등록된 주유소에서 연 매출액과 관계없이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열여덟 어머니의 선택 연극 ‘춘섬이의 거짓말’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은 누구나 알지만, 그의 어머니 ‘춘섬이’를 아는 이는 드물다. 극단 모시는사람들의 연극 ‘춘섬이의 거짓말’은 조선 최초의 한글 소설 ‘홍길동전’이 영웅의 이야기를 기록하면서 빈칸으로 남겨뒀던 어머니의 자리에서 시작한다. 꽃다운 나이 열여덟, 사랑하는 이와 혼례를 꿈꾸었으나 양반의 욕망에 휘말려 벼랑 끝에 선 춘섬. 그가 선택한 ‘거짓말’은 한 아이, 나아가 세상을 뒤흔드는 운명을 지어낸다. ‘조선여자전’ 시리즈의 완결편으로 지난해 평단과 관객의 뜨거운 호평을 받았던 ‘춘섬이의 거짓말’이 제47회 서울연극제 공식선정작으로 5월 22일(금)부터 31일(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이건 너하고 나하고 짓는 팔자여!’ 시대의 억압 앞에서 주체적인 결단을 내리는 춘섬의 곁에는 마님의 몸종 쫑쫑이, 찬모 딸 끝네, 어머니가 있다. 그들이 함께 짓는 거짓말은 단지 생존이 아니라 운명을 새로 쓰는 여성들의 은유적 저항이자 찬란한 연대다. 전통 서사의 감성과 현대적 재해석이 맞닿은 무대 위에서 폭압적인 현실 속에서 삶을 지어냈던 조선 여인들의 웃음과 눈물, 슬기와 생명력이 되살아난다. 지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삼성전자 총파업만은 안된다. 노사 손잡고 세계1위 기업 만들어 내길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심장부인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 국면에 직면했다. 오는 5월 21일부터 예고된 총파업은 단순히 노사 간의 임금 협상을 넘어,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시점에서 국가 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중대한 변곡점이 되고 있다. 지난 23일 평택캠퍼스에 집결한 4만여 명의 조합원이 외친 성과급 제도 투명화와 상한제 폐지는 단순한 금전적 요구를 넘어선, 조직 내 뿌리 깊은 ‘불신’의 발로라는 점에서 사태의 엄중함이 크다. “사측에 무리하게 돈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성과급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투명하게 알기를 원한다”는 노조의 핵심 요구사항은 공정한 보상 시스템에 대한 정당한 권리 주장이라는 측면에서 나름의 타당성을 지닌다. 특히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상한을 폐지하며 산정 기준을 단순화한 사례는 삼성전자 직원들에게 뼈아픈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었고 결국 노조 총파업이라는 강수를 두게 되었다. 하지만 파업이라는 수단이 가져올 결과는 노사 모두에게 가혹하다. 업계와 학계는 삼성전자 노조의 파업이 현실화될 경우 단순한 생산 차질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과 시장 지위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