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11 (월)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무병장수백세

【건강백세】 몸과 영혼을 잠식하는 ‘집단 트라우마’

URL복사

사회적 불안, 정치적 혼란...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 문제로 이어져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비상계엄 사태 후 혼란한 정국이 이어지면서 국민들의 분노와 불안 등 정신적 고통도 계속되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리얼미터가 지난해 12월 1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6.2%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트라우마 경험이 있다' 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사회적 환경에 의한 스트레스가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스트레스로 인해 무너지는 일상생활

 

의료계는 이번 비상계엄 사태에 의한 정신적 충격을 ‘집단 트라우마’로 이해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각종 통계에 의하면 계엄 사태 이후 불면증과 가슴 두근거림, 분노와 무력감 등으로 일상 생활의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증가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는 위자료 청구 소송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12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510명은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윤 대통령이 퇴진하는 방법만이 국민적 트라우마를 치유할 수 있다”며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에 따르면 “최근 온종일 뉴스와 유튜브를 시청하며 불면과 불안을 호소하는 이가 늘었고, 군인·경찰 등의 공직자들은 도덕적 손상에 따른 울분과 우울을 호소하기도 한다”며 “후진적 쿠데타로 인한 국가 위상, 자부심의 저하를 안타까워하는 분들이 많고,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로 인해 현실의 안정과 생업에 대한 위협감도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는 계엄 이후의 정신적 고통에 대해 강한 충격으로 인해 안전이 위협받은 과거의 기억이 자극돼 고통을 느끼게 된 것으로 설명하며 정신적 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 더욱 심각한 증상이 관찰된다고 밝혔다.

 

작은 소리나 자극에도 깜짝 놀라거나 계엄상황이 반복해서 생각나서 다른 일에 집중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악몽으로 잠을 자주 깨거나 수면 중 불안감으로 계속 깨어나 뉴스를 확인하며 생긴 불면증 등 정신적 스트레스가 4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게 좋다.

 

국가 폭력으로 인한 트라우마의 경우 사건의 해결이 정신적 상처 치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개최한 국가폭력 트라우마 국제회의에서 가해자 불처벌이 국가폭력 생존자와 가족의 심리치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토론하는 자리에서 오수성 광주트라우마센터장은 “인터뷰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5·18이 38년이나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보상만이 이뤄졌을 뿐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미뤄지는 것에 대한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며 “가해자가 처벌받지 않은 것은 생존자들의 트라우마를 지속시키는 결과를 가져 왔다”고 강조했다.

 

이번 계엄 사태로 인한 국민의 집단 트라우마를 우려한 의사 집단인 ‘국민공동체 치유와 복원을 바라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일동’ 또한 선언문을 통해 “정신의학적으로 폭력 트라우마 피해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두가지 요소가 중요하다”며 “첫 번째는 ‘피해자의 신속한 안전 확보’이며, 두 번째는 ‘가해자가 응당한 처벌을 받는 정의로운 해결’이다”고 언급했다.

 

 

두통, 발열, 노화까지...신체적 문제 증가

 

이처럼 정치 사회적으로 공포와 불안을 증가시키는 사건과 분위기는 개인의 정신 건강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고려대학교 연구진이 북한 핵실험이 발생했던 2016년을 집중 연구해 전쟁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인식이 청소년의 정신과 신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지난해 12월12일 밝혔다.

 

더크 베스만(Dirk Bethmann) 고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와 보험 연구원 조재일 박사는 2016년 북한에서 두 차례 핵실험이 발생했던 시기를 기준으로 북한 접경 지역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의 건강 상태를 연구했다.

 

연구진은 이중차분법을 활용해 군사 경계 수준이 높아진 지역의 청소년을 실험 집단으로, 타 지역의 청소년을 통제 집단으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2016년 북한 접경 지역 청소년 집단에서는 2014년과 2015년에 비해 우울 증상(3.7%)과 공격성(5.5%)이 증가했을 뿐만 아니라 두통(6.8%)이나 발열(5.4%) 같은 신체적 문제의 증가도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소년의 경우 같은 집단 남성 청소년 대비 더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여성 청소년의 공격성은 8.0%, 두통은 11.4%, 발열은 12.9%로 남성 청소년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였다.

 

연구진은 이러한 수치가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된 시기 북한 접경 지역에서 청소년들이 체감한 전쟁 위험의 증가로 발생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정신뿐만 아니라 신체적 건강 문제로도 이어졌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계층적 양극화와 이로 인한 사회적 갈등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 같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 문제들도 구성원들의 집단적 우울증 발생을 높일 수 있다. 사회적 트라우마나 스트레스는 신체적 건강 악화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미국 뉴욕대, 컬럼비아대 등 공동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두뇌 행동 및 면역 건강(Brain Behavior &Immunity-Health)’에서 차별을 많이 경험할수록 생물학적 노화가 가속화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차별을 분자 수준 변화와 연결, 노화 관련 질병·사망 차이의 잠재적 근본 원인을 밝힌 것으로 연구를 진행한 쿠에바스 교수는 “차별 경험이 노화 과정을 앞당기고 질병·조기 사망률에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미국 중년 연구(MIDUS)의 2,000여 명 설문 조사와 혈액 DNA 메틸화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당 결론을 도출했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에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대사 물질인 메틸기가 달라붙는 현상을 의미한다. 생물학적 노화의 속도와 진행을 정량화하는 측정 지표로 쓰인다.

 

설문은 식당이나 상점에서 차별받거나 욕설을 듣는 등의 일상적 차별, 사회적 적대감과 취업 등 다양한 환경에서 발생하는 중대한 차별, 상사가 인종적, 성적 비방이나 농담하는 등의 직장 내 차별로 구분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 차별 경험이 생물학적 노화 촉진과 관련이 있고, 차별을 더 많이 경험한 사람은 차별을 덜 경험한 사람보다 생물학적 노화 현상이 더 빠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중에서 일상적 차별과 중대한 차별이 생물학적 노화 촉진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정청래 “검찰·사법·언론 개혁 추석 전 완성”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이재명 정부의 첫 여당 대표로 지난 2일 정청래 의원이 당선됐다. 정 대표는 지난 2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차 임시전당원대회 당대표 선거에서 61.74%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경쟁 후보였던 박찬대 의원은 38.26%를 얻었다. 정 대표는 추석 전까지 “국민이 요구하는 검찰개혁, 사법개혁, 언론개혁을 완수하겠다”고 공언했다. 당정대 원팀...검찰·언론·사법개혁 완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4일 취임 이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 당과 대통령실, 정부 간 ‘당정대’ 원팀으로 민생경제 회복과 검찰·언론·사법개혁 완수를 다짐했다. 정 대표는 “3대(검찰·언론·사법) 개혁과 당원주권정당 특별위원회를 지금 즉시 가동하겠다”며, “전당대회에서 약속드린대로 조금 전 비공개 최고위(회의)에서 검찰개혁특별위원회, 언론개혁특별위원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와 당원주권정당특별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의결했다”고 말했다. 각 특위별 위원장으로는 검찰개혁특위에 민형배 의원, 언론개혁특위에 최민희 의원, 사법개혁특위에 백혜련 의원을 임명했다. 정 대표는 “검찰·언론·사법개혁은 폭풍처럼 몰아쳐서 전광석화처럼 끝내겠다. 3대 개혁 모두 개혁의 방향과 내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레저】 도심 누비는 시간 여행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화유산과 역사적 장소를 투어하는 관광열차나 택시, 버스 등이 꾸준한 인기다. 특히, 광복 80주년을 기념해 항일운동이 일어난 장소 등 역사적 명소를 방문하려는 관광객이 증가했고, 레트로 분위기의 기차 등을 이용해 이동을 간편하게 하면서 낭만을 느끼려는 경우도 많다.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까지 대전시가 ‘대전 0시 축제’ 기간을 맞아 코레일 및 코레일관광개발과 함께 ‘대전행 관광열차’를 운행한다. ‘대전 0시 축제’는 ‘대전의 과거-현재-미래로 떠나는 시간여행’을 주제로 대전역에서 옛 충남도청까지 이어지는 중앙로 1㎞ 구간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이번 열차 상품은 대전의 명소와 전통시장, 지역축제를 연계한 체류형 관광 콘텐츠다. ‘대전행 관광열차(팔도장터 열차, 국악 와인열차, SRT)’는 8월16일까지 ‘대전 0시 축제’ 기간에 맞춰 코레일 및 코레일관광개발과 협력해 운행한다. 이번 여행 상품은 ‘볼거리와 쇼핑의 낭만 대전에 가보자’라는 테마 아래 기획됐다. 대전의 대표 전통시장과 지역축제, 명소를 연계한 체류형 관광과 쇼핑관광을 접목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 도심을 누비며 7080 감성에 젖어볼 수 있는 이색 야간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만시지탄(晩時之歎)…가짜뉴스 유튜버 징벌적 배상 검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국무회의에서 돈을 벌기 위해 가짜뉴스를 유포하는 유튜버에게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법무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부처의 정책 대응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대통령은 “돈을 벌기 위해서 불법을 자행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차단해야 한다”며, “형사처벌을 하게 되면 검찰권 남용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제일 좋은 것은 징벌 배상(징벌적 손해배상)”이라고 말했다. 유튜브가 유행하면서 유명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들이 “사망했다”, “이혼했다”, “마약을 했다” 등 사실과 다른 가짜뉴스를, 자극적인 내용의 썸네일(제목)로 클릭을 유도해 조회수를 늘려 돈을 버는 유튜버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유튜브에서의 조회수는 곧 돈이기 때문에 점점 더 자극적인 내용으로 괴담 수준의 가짜뉴스를 생산해 내기에 여념이 없는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다. 진보·보수를 가리지 않고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 루머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해 이목을 끌고 조회수를 늘려나가고 있다. 세(勢)싸움을 하는 듯한 정치와 관련한 가짜뉴스는 유튜버가 단순히 돈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에 큰 해악을 끼치기 때문이다.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