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국에서 월드컵을 주최하게 되면서 FIFA라는 말이 자주 오르내린다. FIFA는 한글로 ‘피파’라고 쓸 수밖에 없고 말로도 ‘피파’라고 발음할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국내 유명출판사에서 발행한 옥련을 보고 한글 표기법을 빨리 제정하여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마찰음 F가 붙은 외래어의 표기에 있어서 Family를 ‘훼미리’ 혹은 ‘패미리’로 표기하고 Fashion을 ‘팻숀’ 이라고 표기한다.
어떤 유명한 불문학자의 불어회화 표본에서는 F발음을 표기하기가 어려우므로 Femmn을 ‘팜’이라 표기할 수밖에 없었으니 이 어색한 발음표기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바로 잡아야 할 것이다.
역시 마찰음인 V자의 발음 표기를 보자. 최근 V자가 달린 외래어를 적지 않게 사용하고 있는데 이것은 아시아권의 어느 민족도 발음하지 못하는 음이다. 우리는 V자를 모음으로 차용하여 표기하거니 ‘ㅂ’자음을 빌려 표기하여 왔다. 예를 들어 Vakzin을 ‘왁찐’으로, Vaseline을 ‘와세린’으로 표기된 것이 이미 사전에까지 나와 있는데 최근에 와서는 ‘왁찐’을 ‘백신’(Vaccine)으로, ‘와세린’을 ‘봐세린’으로 표기하는 사람도 적지 않으며, 또, V자는 의례히 ‘ㅂ’에 통하는 것으로 알고 ‘빅토리’(Victory)니 ‘비전’(Vision)이니 ‘바이오렌즈’ (Violence)니 하여 V자를 모두 ‘ㅂ’ 자음으로 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끝으로, Th()의 표기이다. 이 음은 혀끝과 앞니 사이에 마찰을 일으켜 발음하는 것으로 무성음이다. Th()의 발음은 극히 발음하기가 어렵고 표기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서 가정 흔하게 통용되는 것이다. 우선 누구나 쉽게 쓰는 ‘Thank you’는 사람에 따라 ‘땡큐’혹은 ‘생큐’로 표기하고 어떤 사람은 ‘쌩큐’라고도 표기하니 어떤 것이 원음에 가까운 표기인지 알 수 없다.
‘Something’ 이라는 말도 ‘섬딩’이니‘섬팅’이니 하여 제 나름대로 표기한다.
T.V.Th의 마찰음 외에도 반모음인 R과 설측음인 L을 구별하여 표기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R과 L발음을 분간하여 표기할 길이 없으므로 어느 책을 막론하고 ‘Read’와 ‘Lead’를 모두 ‘리이드’로 표기하고 Road와 Load를 ‘로우드’라고 표기하고 있다.
위 단어의 머리글자 R과 L이 다르므로 인해 전혀 뜻이 달라지는 것을 독자들은 잘 알 것이다. 그러므로, L의 설측음은 쌍리을 ‘ㄹㄹ’로 표기하도록 길을 터주어야 할 것이다.
어문도 시대를 따리 발전하여야 하며 모든 표기를 현실에 맞도록 합리적으로 손질하여 나가야 한다고 본다.
지금까지 외국어 또는 외래어의 한글 표기를 원음에 가깝도록 표기하지 못해 외국어를 배우거나 외래어를 표기하는데 크게 불편을 주었던 F.V.Th()의 마찰음과 반모음 R과 설측음 L의 표기법을 대담하게 바로잡는 것이 좋을 듯하다. 그 표기법을 어떠한 형식으로 제정하여야 할지 평소 필자가 느끼고 있던 의견을 시안으로 제시한다면,
첫째, F의 발음은 ‘ㅍ’으로 적어 Freind를 ‘프랜드’로, Folk를 ‘포크’로 표기한다.
둘째, V는 ‘·ㅂ’으로 적어 Very는 ‘·베리’로 Vision은 ‘·비전’으로 표기한다.
셋째, Th()은 ‘·스’로 적어 Marathon은 ‘마라·손’으로 Thatcher를 ‘·샛처’로 표기한다.
넷째, R은 ‘ㄹ’로, L은 ‘ㄹㄹ’로 적어 Read는 ‘리드’로 Lead는 ‘ㄹㄹl드’로 표기한다.
위와 같은 필자의 제안은 외래어 표기에 있어 종래의 불편을 덜자는데 있으며 ‘ㅍ’위에 점 하나를 찍어 ‘ㅍ’로 적어 F음을 표기하도록 한 것이나 ‘ㅂ’ 옆에 점하나를 찍어 ‘·ㅂ’로 적어 V발음을 표기하도록 한 것은 타자기를 이용할 경우에도 점 하나를 더하여 손쉽게 원음을 표기하자는 데 있다.
오늘 날 국제화시대에 있어서 우리의 어문도 국제화에 걸맞도록 손질하여 나가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FIFA는 ‘피파’로 쓰도록 하자.
필자 문학박사 김 득 황
滿韓辭典 편저
사회복지법인 동방사회복지회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