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수 기자] 민주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을 맹비난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을 연산군에 비유했다.
김한길 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의 정상회담 발언을 까발리고 비난하는 것은 정상적인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며 “자기 얼굴에 침 뱉기에 지나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박 대통령이 임명한 남 원장의 운명은 이제 정해져 있다. 박 대통령의 해임 또는 본인의 사퇴뿐”이라며 “10.4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공개한 남 원장은 법과 역사 앞에 불법공작정치의 행동대장이자, 대한민국 외교의 파탄 주범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우원식 최고위원은 “탈법.초법적인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를 강행한 새누리당과 국정원으로 보니 연산군의 사초 강제열람이 떠오른다”고 밝혔다.
우 최고위원은 “신진사림 출현으로 몰락 위기에 몰린 훈구파는 연산을 사주해서 왕은 절대로 볼 수 없었던 조선시대 금기를 깨고 세조의 왕위 찬탈을 비판한 조의제문에 담긴 사초를 강제로 열람했다”며 “연산은 이를 계기로 자기 자신의 실정과 도덕적 군주의 모습을 갖추기를 요구하는 수많은 선비들을 제거하기 위해 무오사화를 일으켰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래서 연산의 시대, 조선은 어떻게 됐나. 차마 입에 담지 못할 학살과 폭정으로 국민은 굶주리고 나라는 도탄에 빠졌다”며 “언관들은 왕의 폭정이 두려워 간언을 거둬들이고, 왕의 폭정에 대한 비판과 견제는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우 최고위원은 “똑같은 비극이 박근혜 대통령 시대의 대한민국에도 일어나고 있다”며 “이것이 자신의 정치적 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사초 열람을 사주한 훈구파의 악랄한 수법과 무엇이 다른가. 또 만일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사주, 묵인 또는 방조가 있었다면 사초를 열람한 연산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