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동부그룹의 총체적 위기에 '새 식구' 동부대우전자에도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 비금융 계열 지주사격인 동부CNI가 유동성 위기를 넘기지 못하고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동부건설·동부대우전자·동부하이텍 등 제조계열사 전반으로 피해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동부그룹에 편입된지 불과 1년 반도 안 된 동부대우전자가 또 다시 '새 주인' 찾기에 나서야 하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일 가능성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업계에 따르면 동부대우전자 지분은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9.2%)과 계열사들이 50.6%, 나머지 49.4%는 재무적투자자(FI)들이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의 지분은 현재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 사실상 담보로 잡혀있는 상황이어 자금난이 해결되지 않으면 자칫 경영권이 넘어갈 수 있다.
지난 10여년 동안 갖은 우여곡절 끝에 겨우 새 주인을 찾고 이제서야 신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불거진 그룹의 위기에 동부대우전자 직원들의 허탈감은 더욱 크다.
지난해 4월 동부그룹에 정식으로 편입된 동부대우전자는 곧 바로 전자레인지를 시작으로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의 신제품을 꾸준히 내놓으며, 종합가전업체로 발돋움 하기 위한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더욱이 올 하반기에는 5년 만에 TV 사업을 재개, 과거의 영광 되찾겠다는 다부진 목표도 세웠다. 새롭게 출시되는 제품은 50인치 이하 풀HD 발광다이오드(LED) TV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동부대우전자는 지난 5월 '삼성맨' 출신의 새로운 수장 최진균 부회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삼성전자에서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아 프리미엄 가전을 적극 개발하고, 선진국 시장을 확대하는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쳐 당시 수년째 적자였던 해당 사업부를 흑자로 전환시킨 바 있다.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생활가전분야 전 제품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최 부회장은 동부대우전자로 거취를 옮긴 이후 한 달여동안 전반적인 사업 현황과 더불어 TV사업 등 신사업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업계에 따르면 당초 이달 중으로 예정됐었던 TV 출시일이 하반기로 미뤄진 것은 최 부회장이 '완벽한' 품질을 기할 것을 주문하는 등 각별히 공을 들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아직 직접적인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룹의 위기에 우려가 많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무엇보다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상황에서 동력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매각 가능성은 어디까지나 기우에 불과하다"며 "지금으로썬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업무에 충실하는 수밖에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동부대우전자는 매출 1조7600억원, 영업이익 19억원을 기록했다. 오는 2017년까지 매출액 5조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