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으로 한중간 관계가 한층 긴밀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통업계의 중국 진출 상황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유통업계 강자인 롯데그룹은 핵심 계열사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중심으로 13억 중국 대륙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롯데백화점은 2011년 6월 톈진에 2만8400㎡(8600평) 규모의 톈진동마로점을 열고 국내 최초로 중국에 단독 매장을 열었다. 2012년 9월에는 톈진시 최고 규모의 복합문화단지 '문화중심(文化 中心)'의 '갤럭시 쇼핑센터'에 4만3000㎡(1만3000평) 면적에 입점했다.
지난해 4월에는 웨이하이시 최대 중심 상업지역에 개발중인 대규모 복합단지 '위고광장' 내에 2만7000㎡(8000평) 면적에 입점했으며, 이어 청두에 5만2800㎡(1만6000평) 규모의 환구중심점을 열고 중국 서부 내륙에 최초로 진출했다.
올해 5월에는 중국 랴오닝성 션양시에 중국 5호점인 션양점을 열었다. 롯데백화점의 해외 7호점인 션양점은 롯데그룹 계열사 7곳이 참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롯데월드 션양'의 1단계 점포로, 백화점과 영플라자가 동시 오픈했다.
롯데백화점 션양점은 텐진·웨이하이·청두 등지에 오픈한 기존 점포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로 개장됐다. 지하 1층~지상 7층에 연면적 12만2000㎡, 매장면적 7만3000㎡로, 입점 브랜드수도 420여개로 가장 많다. 영플라자는 1층~3층까지 유니클로·QDA 등 글로벌 SPA(제조유통 일괄) 브랜드를 비롯한 영패션 브랜드로 구성됐다.
2015년에는 마트가, 2016년에는 쇼핑몰과 테마파크가 조성된다. 2017년까지 호텔·오피스·아파트까지 들어서면 명실상부한 '중국판 롯데타운'이 완성돼 연면적 116만㎡의 거대한 단지를 이루게 된다. 이는 서울 잠실에 조성중인 롯데월드타워·몰(제2롯데월드)의 1.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롯데마트 역시 중국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다. 롯데마트는 2007년 12월, 네덜란드계 중국 마크로(Makro)의 8개 점포(베이징 6개·텐진 2개)를 인수하며 중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이후 칭다오시에 라오산점, 베이징시에 꽁이시챠오점을 신규 오픈했다. 2009년 10월에는 중국 대형마트 타임스(TIMES) 점포 65개를 인수하면서 규모를 키웠으며, 지속적인 신규 점포 출점을 통해 2014년 현재 중국에서만 102개 점포를 운영하는 유통업체로 성장했다.
회사 측은 중국에서 단기간에 많은 점포망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신규점포 출점과 인수합병(M&A)을 병행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중국이 광활한 나라인 만큼 점포망을 확대할 때에도 상대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중소 도시를 거점으로 출점하며 주변 지역으로 점포망을 확대하는 '도미넌트 전략'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유통업계 강자인 신세계그룹의 경우 핵심 계열사인 이마트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97년 국내 유통기업 최초로 중국 상하이에 해외 1호점인 취양점(당시 상하이점)을 열었다.
2004년 상하이에 2호점인 루이훙점을 오픈하면서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호점 개점 10년 만에 상하이·톈진 등 2개 지역에 10개의 점포망을 구축했으며, 2010년말까지 28개 점포를 운영하다가 이후 운영 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현재 상하이 취양점과 루이홍점·난차오점, 쿤산 화차오점, 우시 시산점, 텐진의 아오청점·탕구점 등 총 1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그룹 역시 중국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1994년 상해에 생산지사를 설립하고, 1996년 이랜드를 론칭해 중국 패션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철저한 현지화 정책을 통해 중국인의 마음들을 움직여 지난해 2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랜드는 중국 소비자들의 소비성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하는 한편, 우리나라와 동일한 디자인 대신 현지 적응화 전략을 택했다. 빨간색을 선호하는 중국 문화의 특성을 고려해 매장의 로고 색상을 빨간색으로 선택했고, 중국 고객들의 친밀도를 감안해 '衣戀(이리엔)'이라는 발음하기 쉽고 기억하기 쉬운 중국형 명칭으로 대중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가격 뿐만 아니라 취향과 실용적인 측면을 중시하는 중국인들의 의류 소비 경향을 반영해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을 펼쳤으며, 직원들은 현지화를 위해 언어와 문화, 생활습관 등을 배우는데 힘썼다.
식품업계 역시 중국시장 공략에 활발히 나서고 있다.
업계의 맏형 CJ제일제당은 2012년 중국시장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선포한 바 있다. 올해 3월 중국 북경 중심 화북지역에서 숙취해소음료 '컨디션' 판매에 돌입했다.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숙취해소 음료로 중국 내 새로운 음주문화를 만들어간다는 계획이다.
CJ푸드빌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의 텐안먼 남쪽 전통 거리 치안먼거리에 복합외식문화공간인 'CJ푸드월드'를 오픈했다. 오는 2017년까지 중국 내 CJ외식사업장을 3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오리온도 국내 식품업계 중국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 2012년 중국 시장에서만 매출 1조원을 돌파하며 우리나라 대표 글로벌 제과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지금까지 중국 매출 1조원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사만 달성한 것으로 국내 식품 업계에서는 최초다.
오리온은 20여년 전부터 국내 제과 시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지난 1993년 북경 사무소를 개설하면서 처음 해외 진출을 시작했다. 현재 중국 4곳, 러시아 2곳, 베트남 2곳 등 총 8개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오리온 초코파이를 가장 친근하게 받아들이는 나라다. 중국인들이 인간관계에서 가장 중시하는 가치가 '인(仁)'이라는 점을 착안, 2008년 말부터 하오리여우파이(초코파이 중국명칭, '좋은 친구'라는 의미) 포장지에 인(仁)자를 반영해 공감대를 형성하기 시작했다.
초코파이는 중국 초코파이류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85%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2012년 한해 동안 중국 내 초코파이 매출은 1350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