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산업단지 내 산업시설 용지에 제조업과 주거, 상업, 업무 시설이 함께 배치되는 '복합용지'가 절반까지 허용되고 제조업과 연관된 14개 서비스 업종의 입주가 허용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9월25일 마련한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방안'의 후속조치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산업입지개발법 시행령' 개정안이 8일 국무회의를 통과해 15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통합지침'도 9일 개정해 함께 시행한다.
우선 국토부는 지난해 산업입지개발법 개정에 따라 새로 도입된 복합용지 설정기준을 마련해 본격 시행한다.
복합용지란 산업시설(공장)과 지원시설(상업·판매·업무·주거시설 등), 공공시설이 복합적(평면적 또는 입체적)으로 입지할 수 있는 용지다.
복합용지는 전체 산업용지 면적의 절반까지 허용하고, 이곳에는 산업시설을 50%만 설치, 나머지 50%는 주거·상업·업무시설 등의 입주를 허용해 산업시설을 현재 보다 대폭 낮출 수 있게 된다. 일반산단은 50%에서 37.5%로 도시첨단산단은 40%에서 30%로 산업시설 비율이 축소된다.
또 복합용지는 용도지역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준공업 지역이나, 준주거 지역으로 설정할 수 있도록 해 다양한 용도의 건축과 용적률 상향이 가능하게 된다.
일반공업지역은 용적률 200~350%, 공장만 건축 허용되나 준공업 또는 준주거지역은 용적률 200~500%에 공장은 물론 주거·의료·교육연구시설을 건축할 수 있다.
복합용지 공급가격은 조성원가로 공급하는 산업용지와 감정가로 공급하는 지원용지 비율에 따라 합산하고, 추첨방식으로 공급한다.
또 조성원가로 공급하는 산업시설용지에 제조업과 연관성이 높아 기업 지원기능을 수행하는 경영컨설팅, 전문디자인, 통번역 등 14개 서비스 업종의 입주를 허용한다.
해당 업종은 전기업. 폐수처리업, 금속·비금속 원료재생업, 운송업(여객운송업 제외), 전기통신업, 비주거용 건물 임대업, 산업용 기계 및 장비 임대업, 경영컨설팅업(재정·인력·생산·시장관리나 전력기획 자문업무·지원업체), 기타 과학기술 서비스업, 전문디자인업, 번역 및 통역서비스, 전시 및 행사대행업, 포장 및 충전업, 직업훈련기관 등 14개다.
국토부는 소규모 용지 공급, 네거티브 업종계획 등 산단계획 규제도 완화한다.
첨단기업, 중소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소규모 용지가 많이 공급되도록 최소 용지 면적기준을 900㎡로 신설하고, 입주기업 수요조사 등을 통해 그 이하로도 계획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관행적으로 공장용지 분할 최소면적 기준(1650㎡)을 적용 중이므로, 산단계획에 최소 용지면적 기준 설정시 용지 규모 완화 효과가 발생한다.
또 산단내 업종 변경이 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반시설, 환경에 영향이 큰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모든 업종의 입주를 허용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산단 업종 계획을 산업용지 면적의 30%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개발대행 제도도 확대되고 적정 이윤 보장 등 사업시행 규제도 완화한다.
산업단지 개발시 입주기업이 필요한 부지와 건물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개발권을 부여하는 대행개발(원형지 형태로 공급)이 대폭 확대된다.
우선, 공공 뿐 아니라 민간 사업시행자도 다른 사업자에게 사업 대행을 맡길 수 있게 됐고 전체 산단 면적의 50% 범위 내에서 설계·부지조성·기반시설·건축공사 등 사업의 전부문을 대행할 수 있게 된다.
주거·상업 시설 등을 건설하고자 하는 일반 건설업체들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대행개발 사업자로 선정될 수 있다.
공공 사업시행자도 산단 개발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민간 사업자(15% 범위내에서 시도조례로 정하는 이윤율 적용)와 마찬가지로 산업용지 공급가격에 적정 이윤을 반영할 수 있게 된다. 단 공공기관임을 감안해 적정 이윤은 민법상 이윤율(5%) 이내로 제한한다.
아울러 산업단지 지정권자 뿐 아니라 사업시행자, 시도지사와 입주협약을 체결한 기업도 수의계약으로 용지를 공급받을 수 있도록 해 사업시행자와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기업 유치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개정안은 장기 지연 산단개발 구조조정 기준도 마련했다. 사업자 교체를 위한 공개 입찰을 해도 다른 사업시행자가 없거나 산업단지 실시계획 승인 이후에 3년 또는 5년 내에 각각 지정면적의 30% 또는 50% 이상 토지를 확보하지 못한 경우에는 산업단지 지정 해제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 산단 정주여건 개선, 노후산단 재생사업 총괄관리자 제도 도입 등도 시행된다.
근로자들의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사업시행자가 산단 개발계획 수립시 정주여건을 분석하도록 하고, 주거용지 계획 및 어린이집 설치 필요성 등을 검토하도록 했다.
또 산단 재생사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사업관리 경험이 많은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 등 공공기관의 총괄사업관리자 제도가 도입된다.
총괄사업관리자는 재생계획 수립권자로부터 수수료를 받고, 재생계획 수립 지원, 기반시설 설치, 추진협의체 운영, 재원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개정으로 작년 말부터 추진 중인 '산업단지 경쟁력 강화 방안'의 핵심 사항들이 모두 시행되면서 산업단지에 주거, 상업, 기업지원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의 융·복합이 가능해져, 입주기업의 생산성을 높이고 근로자가 생활하기에 편리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