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갓 태어난 어린 넙치의 유전자 판별법이 개발돼 어가(漁家)의 소득이 한 층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은 외형으로는 알 수 없는 어린 넙치의 암수를 구분할 수 있는 '넙치 성감별 DNA 분석법'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넙치 암수 판별은 육안관찰과 생식소의 조직, 호르몬의 농도 및 난황단백질 측정 등의 방법을 사용해 왔다.
하지만 10㎝ 이상 크기나 성숙한 어미 넙치에서만 가능하고, 어린 넙치의 암수를 구분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암컷이 수컷에 비해 몸이 크다는 속설 때문에 양식할 때 성장이 느린 작은 개체들은 버려졌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산과학원 김우진 박사팀은 지난해 완전 해독된 넙치 게놈 정보를 활용해 암수 염색체를 비교 분석한 결과, DNA를 구성하는 염기 중 단 하나만이 암수간 차이가 있음을 알아냈다.
염기는 DNA를 구성하는 기본단위로써 A(아데닌), T(티민), G(구아닌), C(사이토신)이 있다.
이 기술은 생물을 죽이지 않고 극소량의 조직만을 사용해도 암수를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수산과학원은 DNA 분석법을 올해 특허출원할 계획이며, 내년 중으로 이 기술을 민간에 이전할 계획이다.
정영훈 수산과학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유전자 감별법을 적용하면 유전적으로 암컷이나 외형은 수컷인 어미를 찾아 교배하면 암컷 종묘의 비율이 높아져 넙치의 양식 생산성이 증대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어린 넙치의 암수 선별로 고가에 거래되는 암컷 종묘를 대량 확보함으로써 어가 소득이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넙치 암컷은 수컷보다 성장이 약 1.5~2배 이상 빠르고 경제적 가치가 높기 때문에 양식 현장에서는 수컷보다 암컷 종묘를 매우 선호한다.
수산과학원은 양식 넙치 종묘의 암수 비율은 거의 1:1이므로 성장이 2배 빠른 암컷 넙치를 생산(연 4만톤)하면 양식 단가가 25% 절감(800억원)될 것으로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