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기업은 물론 개인들도 환율 문제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달러화 강세 속에 엔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엔화는 원화 등 다른 통화에 비해 가파르게 평가절하되고 있다. 일본 기업들과 해외 시장에서 경쟁하는 업체들로서는 큰 골칫거리다.
개인은 더욱 힘들다. 샐리리맨 기러기 아빠는 월급이 나오자마자 달러를 송금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한다. 환율은 한 번 흐름이 바뀌면 과열 양상을 보인다. 그러다가 어느 새 흐름이 꺾이고 만다. 따라서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고 해서 서둘러 달러를 송금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하지만 미리 준비하면 이런 환율 급변 시기에는 손해를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환 리스크(위험)를 줄이기 위해 환 파생상품이나 외화예금 등을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기업, 환헤지는 상시적으로
전문가들은 수출기업은 환율에 따라 매출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상시적인 '환 헤지'전략을 세워 실행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특히 최근처럼 단기간에 환율이 급등한 경우에는 평소 환 위험을 관리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은 수익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김윤수 KB국민은행 파생상품영업부 팀장은 "환율은 한 번 흐름이 바뀌면 큰 폭으로 변동하는 데다 미리 방향을 아는 것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평소 꾸준히 선물환을 이용해 환헤지를 하는게 중요하다"며 "엔저도 선물환을 꾸준히 거래해왔다면 어느정도 방어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수출기업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환위험 관리 수단은 선물환 거래다.
이 방법은 결제시점과 적용환율을 미리 정해놓기 때문에 불확실한 환율 흐름에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출업체 입장에서는 결제시점에 환율이 크게 내리는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원화 환산 손실을 막을 수 있다.
수입업체 입장에서는 환율이 크게 상승했을 경우 늘어나는 비용 부담을 해결할 수 있다.
환율 변동에 대해 환헤지 거래와 함께 세계 경제 흐름을 분석해 적절한 영업전략을 세우는 것도 중요하다.
환헤지는 특정 시점에만 위험을 회피하는 임시방책이기 때문이다.
김성택 산업은행 트레이딩부 차장은 "엔저 상황에서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의 경우에는 어느 정도 타격을 받을지 예상한 후 이를 바탕으로 경영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이와 함께 달러 강세는 미국의 경기 회복을 뜻하기 때문에 수출 출하량을 늘리는 등 미국 경기 회복세를 노리는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인, 환전 잦다면 외화예금 활용
유학생 자녀를 둔 가정도 달러 강세로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 변동성이 큰 시점에는 외화예금을 통해 미리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현명한 재테크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외화예금은 평소에 조금씩 일정 금액을 나눠 저축할 수 있어 적립식펀드처럼 평균 구매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환율이 시시각각 변동하더라도 분할 매수를 통해 달러 매입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환전시 발생하는 수수료를 절약할 수 있고, 예금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원하는 환율에 환전을 한다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라며 "외화예금을 통해 미리미리 준비하면 보다 경제적인 환전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은행에서 제공하는 무료 서비스로 환율변동상황을 파악하면, 본인이 원하는 환율에 환전을 할 수 있다.
특히 원하는 환율을 등록하면 실제 환율이 일치하거나 일정한 범위 내로 들어올 때 휴대폰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환율을 손쉽게 조회할 수 있는 환율 관련 앱은 적정 환전시점을 포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환율을 하루에도 수십번씩 변하고 급등락을 반복하기도 한다"며 "환율변동 흐름을 수시로 파악할 수 있도록 돕는 은행의 무료 서비스가 효율적인 환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