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조만간 경영 일선에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우선 그룹의 인사 작업이 최근 속도를 내면서 김승연 회장의 복귀를 위한 판이 마련되고 있다.
이날 한화그룹은 금춘수 전 한화차이나 사장을 그룹 경영기획실장에 임명했다. 또 최금암 전 경영기획실장은 여천NCC 대표이사 자리에 내정됐다.
경영기획실장 자리는 회장을 보좌하며, 그룹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한다. 금춘수 신임 경영기획실장은 이미 2007년부터 4년여간 경영기획실장을 역임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데 기여한 경험이 있다. 김승연 회장과 호흡을 맞춰본 사이라는 것.
그가 다시 경영기획실장으로 돌아와 김승연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게 된 것은 김 회장의 방식으로 그룹을 경영하게 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을 뜻한다.
지난해 4월부터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그룹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던 김연배 부회장이 올 9월 말 한화생명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도 눈길을 끈다. 이에 대해 재계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이 지난 2월 집행유예 판결을 받으면서 한화그룹의 비상경영체제는 사실상 종료됐다는 의미"라며 "김 회장의 복귀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더욱이 한화그룹은 추가 인적 쇄신을 예고하며 그룹의 군기를 잡고 있는 모양새다. 이날 한화그룹 측은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그룹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금융과 태양광 등 주력회사의 사업실적이 크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며 "전반적인 조직 개편과 인적 쇄신 등 대대적인 변화와 혁신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연 회장의 사회봉사명령 이행이 막바지에 다다른 것도 김 회장의 복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부실 계열사를 부당 지원한 혐의 등으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50억원, 사회봉사명령 300시간을 선고받은 김 회장은 지난 7월부터 사회봉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 현재 20시간 정도를 남겨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승연 회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잦아지고 있는 것도 경영 복귀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전날 오후 둘째 아들 김동원 한화그룹 디지털팀장과 셋째 아들 김동선 한화건설 매니저와 함께 이동찬 코오롱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9월20일 오후 인천 백석동 드림파크 승마장에서 열린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승마 마장마술 단체전을 관람하며, 7개월 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 경기에서는 셋째아들 동선씨(당시 갤러리아승마단)가 국가대표로 출전해 금메달을 땄다. 같은 달 23일 오후에도 김 회장은 드림파크 승마장을 찾아 마장마술 개인전에 출전한 동선씨의 경기를 응원했다.
다만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더라도 집행유예 기간이 남아 있어 계열사 대표이사직을 맡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