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5일 타결된 한·뉴질랜드 FTA 협상결과와 관련해 '보수적인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김덕호 농림축산식품부 국제협력국장은 17일 농식품부 기자실에서 가진 '한·뉴질랜드 FTA' 관련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우리나라는 쌀·삽겹살·꿀 등 194개 농산물을 양허대상에서 제외했다. 또한 탈전지분유 등 2개는 TRQ(저율관세할당), 감자·호박 등 2개는 계절관세, 옥수수·콩 등 6개는 부분감축, 쇠고기는 ASG(세이프가드)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는 양허대상 제외품목이 16개이던 한·미 FTA. 41개이던 한·EU, 158개이던 한·호에 비해서는 많은 것이다.
김 국장은 "이번 FTA는 해외시장 다변화와 오세아니아지역의 네트워크 확대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추진한 것"이라며 "한·중 FTA가 실질타결된 지 얼마안돼 한·뉴질랜드 FTA 소식을 전하게돼 마음이 무겁다"고 회한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영연방 3국과의 FTA가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다. 2009년 6월 협상을 개시한 후 양국간 이익균형 차원에서 입장차가 커 협상이 중단되기도 했지만 우여곡절끝에 타결에 이르게 됐다"며 "우리 농업의 민감성을 반영해 농민들이 우려하는 상황이 발생치 않게 빠른시간내 영향평가를 실시하고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국장은 "지난 13일 영연방 FTA와 관련해 결정된 4000억원 추가 예산은 축산단체들이 요구한 9개항중 6개항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며 "앞으로 영향평가 결과가 나오게 되면 추가적으로 예산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추정하는 피해액은.
"피해분야는 쇠고기와 낙농으로 예상된다. 피해규모는 러프하게 봐서 한-캐나다 수준으로 보고 있다."
-삼겹살의 제외 이유는.
"삼결삽을 민감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냉장삼겹살은 미국, 캐나다 등에는 다 양허했지만 뉴질랜드산은 양허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대신 쇠고기를 내줬나고 해석해도 되나.
"쇠고기는 미국이나 EU 모두 15년으로 내줬다. 뉴질랜드산 쇠고기의 관세철폐는 결과적으로 미국보다 3년 늦게 내주는 것이다."
-뉴질랜드에서는 돼지고기 값이 쇠고기보다 비싸다. 그래서 돼지고기와 낙농을 다 내줬다고 봐야하는 것 아닌가.
"치즈는 사실상 한·미나 한·EU 때 TRQ(저율관세할당)를 통해 개방했다. 치즈에 대한 관세철폐가 우리 낙농업에 영향을 크게 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 피해가 다소 예상되는 탈 ·전지분유는 TRQ를 주는 조건으로 현행 관세를 관철시켰다.
-얼마전 여야정 합의를 통해 영연방 FTA에 따른 피해 지원금 4000억원을 추가로 예산에 반영키로 했다. 한·뉴질랜드 FTA 피해 금액이 포함된 것인가.
"4000억원은 축산업계에서 한·호, 한·호 FTA 과정에서 예상되는 피해 해결을 위해 요구한 9개항중 6개에 관한 것이다. 영향평가를 통해 한·뉴질랜드 FTA 피해 결과가 나오면 추경을 신청해야 한다고 본다."
-치즈 등 낙농분야에 대한 대책이 약한 것 아닌가.
"치즈는 임실치즈라든지 일정부분 발전했지만 국내 생산은 많지가 않다. 한·미, 한·EU 때 많이 개방돼서 국내산보다 미국산이나 EU산을 대체하는 효과가 더 클 것으로 본다. 다만 탈·전지분유는 상당부분 피해가 예상돼 국내대책도 낙농분야를 더 추가해야 한다고 본다."
-과실은 키위만 철폐됐다.
"키위는 한·칠레 FTA 때 이미 개방됐다. 지난 2004년 칠레산 키위가 개방되고 올해 관세율이 제로가 된다. 키위역시 한·미 때 개방되고 해서 뉴질랜드산은 6년 철폐로 합의를 본 것이다.
수입이 증가하겠지만 뉴질랜드산이 미국이나 칠레산보다 비싸다. 6년후 관세가 없어지더라도 국내 참다래 농가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