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5일 “지금은 많은 전문가들이 세계경제의 장기침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이같이 지적하고 “뉴노멀(new normal)이라는 것도 저성장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가야 할지 모른다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새해를 맞아) 마냥 희망만 품기에는 불안함을 떨칠 수 없는 것이 우리 모두의 솔직한 심정”이라며 “아마도 우리는 패러다임이 급격히 뒤바뀌는 지각 변동기의 한복판에 서 있는 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이어 세계 금융 산업에 부는 핀테크 혁명을 언급하며 “금융 부문에도 전례 없는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 “비 금융기업들의 금융업 진출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며 “인터넷과 SNS를 기반으로 금융의 소비자와 공급자가 직접 거래하는 탈중개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금융의 요체요 본질로 인식돼 온 중개기능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작금의 상황이 돌이킬 수 없는 큰 흐름일지 모른다”며 “디지털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중앙무대에서 밀려난 노키아의 사례를 되돌아봐야 할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그는 “금융 신뢰도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것도 마음을 무겁게 한다”며 “금융인들이 사회가 요구하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도덕성과 책임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마음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