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자 복직 문제가 올해도 논의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도 마힌드라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이 2011년 4월 서울 모터쇼 참석 차 방한한 이래 4년만에 한국을 방문했지만 쌍용자동차 해고자 복직 문제에 대해서는 원론적인 입장만 재확인하는데 그쳤다.
13일 마힌드라 회장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쌍용차의 첫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 신차 발표회에 참석, "쌍용자동차가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 인력을 충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힌드라 회장이 쌍용차 복직 문제와 관련, 지난 2013년 11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 등과 만나 "비즈니스 상황과 영업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하겠다"고 밝혔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당시 마힌드라 회장과 파완 쿠마 고엔카 마힌드라그룹 이사회 의장은 인도 뭄바이 인근 차칸(Chakan) 생산공장을 방문한 민주당 홍영표·은수미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 고용노동부 권영순 노동정책실장 등과 만나 "X100(티볼리)의 생산이 시작되는 2014년말에 추가인력 고용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마힌드라 회장은 이 문제와 관련, "현지 경영진이 시간과 필요에 따라 2009년에 일자리를 상실하신 분들 중에서 인력을 충원할 것"이라고 언급, 이유일 사장에게 공을 넘긴 상황이다.
이유일 쌍용차 사장은 이날 "향후 2~3년 내 손익분기점(BEP)를 넘겨 흑자달성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언급하면서도 "일감 확보가 우선"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 사실상 올해는 복직 문제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겠다는 뜻을 내비췄다.
그는 "복직 문제 이전에 일감 확보부터 해결돼야 한다"며 "티볼리의 시장 반응이 좋아 생산이 늘면 회사를 떠났던 분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복직 문제의 해법은 티볼리에 달렸다는 얘기다.
현재 쌍용차의 총 생산능력은 25만대 수준인데, 지난해 판매량은 14만1047대에 그쳤다. 쌍용차는 티볼리의 판매목표를 올해 3만8500대, 디젤 모델과 롱 바디 모델 출시로 티볼리 라인업이 완성되는 내년께 10만대로 제시한 상태다.
더구나 쌍용차가 지난 4년여 간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신차 2종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라는 점은 복직 문제 논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쌍용차는 내년과 내후년에 티볼리에 이어 매년 1개 차종씩 신차 2종을 추가 출시할 계획이다. 티볼리 개발에 들어간 3500억원을 포함해 총 개발비는 1조원에 달한다.
한편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는 이날 티볼리 출시 행사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힌드라 회장에게 쌍용차 26명의 죽음에 대한 사과와 전원복직을 촉구했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문제를 풀 수 있는 핵심 키는 마힌드라 회장이 쥐고 있다"며 "회장의 답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 평택 쌍용차 공장 굴뚝에는 정리해고자 2명이 고공 농성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