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몬의 광고를 둘러싸고 소상공인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의 감정싸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알바몬이 소상공인들의 항의를 받아들여 자사 일부 광고의 방영을 중단하면서 이번에는 누리꾼들과 아르바이트생들까지 반발하고 나섰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방영된 알바몬의 광고는 ▲법으로 정한 최저시급은 5580원이라는 점을 안내하는 '최저시급편' ▲야간 근무수당은 시급의 1.5배라는 점을 밝히는 '야간수당편' ▲알바라고 무시하면 새 알바를 찾아나서라는 '인격모독편' 등 모두 세 가지다.
걸스데이 혜리가 아르바이트생으로 광고에 등장해 아르바이트생들의 권리를 설명하며 애교스러운 항의를 한다.
혜리는 광고에서 "사장님들, 대한민국 알바들의 야간근무수당은 시급의 1.5배. 안 지키시면 으~응. 협박 아님. 걱정돼서 그럼", "알바 여러분. 법으로 정한 대한민국 최저시급은 5580원입니다. 5580원 이런 시급. 쬐끔 올랐어요 쬐끔. 370원 올랐대. 이마저도 안주면 히잉~", "알바 여러분. 알바를 무시하는 사장님께는 앞치마를 풀러 똘똘 뭉쳐서 힘껏 던지고 때려치세요. 시급도 잊지 말고 챙겨나가세요"라고 말한다.
근로기준법상의 권리를 알리는 캠페인이었지만 소상공인들은 '이런 시급'이라는 단어가 욕처럼 표현됐고, 대다수를 악덕업주로 묘사했다며 반발했다. 알바몬 탈퇴 움직임까지 일었다.
한국인터넷콘텐츠서비스협동조합은 지난 4일 "알바몬은 PC방, 주유소, 편의점을 포함한 수많은 자영업 소상공인 업주들이 최저임금과 야간수당을 지키지 않는 악덕 고용주로 오해받을 수 있는 내용을 광고에 포함시켰다"며 "광고를 즉각적으로 중지하고, 소상공인 전체에게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알바몬은 이에 대해 지난 5일 "특정 업종이나 업주를 겨냥하는 내용이나 언급, 의도는 전혀 없다"며 "의도와 다르게 심려를 끼친 점을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또 "이번 TV광고 캠페인은 아르바이트 근무 현장에서 가장 쉽게 간과되는 알바생의 법적 근로권리를 소재로 삼아 알기 쉽게 제작함으로서 아르바이트 근무 환경의 개선을 꾀하고자 제작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 같은 항의를 받아들여 야간근무수당은 시급의 1.5배라는 점을 알리는 야간수당편을 방영 중지했다. 현행법상 상시근로자 5명 이상인 사업장에만 1.5배의 야근수당이 적용되는데 이 내용이 빠졌다는 지적을 수용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번에는 누리꾼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페이스북, 트위터, 각종 인터넷 포털 게시판에 항의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당연한 법적 권리를 설명한 공익광고에 가까운 내용인데 왜 방영을 중지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누리꾼들과 아르바이트생들은 "을이라고 주장하는 소상공인들이 알바생에게 갑질을 하고 있다", "악덕업주들이 다 탈퇴를 하면 알바몬은 청정구역이 되니 더 좋다", "최저임금도 못 줄 정도면 사장이 직접 일하는 것이 맞다"고 항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