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세계적 반도체 제조사 퀄컴의 폴 제이콥스 회장은 최근 회사가 중국 당국에 1조원이 넘는 벌금을 내기로 한 것에 대해 "결론적으로 잘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15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폴 회장은 이날 "벌금에 합의를 한 것은 중국 당국이 우리 사업 방식과 로열티를 부과하는 방식을 인정한 것"이라며 "사업 모델이 유지된 것은 좋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합의금이 천문학적이기도 하고 결과에 실망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우리는 중국 내 파트너 기업들과 계속 일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퀄컴은 중국 반독점 규제 당국과 특허사용료 과다 청구 조사에 따른 과징금으로 9억7500만 달러(약 1조636억원)를 내기로 합의했다. 벌금 규모는 반독점 당국이 부과해 온 벌금액 중 최대 규모에 속한다.
2013년 11월부터 조사에 착수해온 중국 국무원 산하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는 중국의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합의의 일환으로 몇 가지 특허 사용료 책정 관행을 변경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퀄컴은 3G나 4G 등 통신용 모뎀 분야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특허사용료를 높게 책정하는 정책을 취해 왔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세계 최대 모바일칩 제조업체 퀄컴은 수익의 대부분을 휴대폰 업체들이 내는 기술 특허 사용료로 벌어들이고 있다.
퀄컴은 지난해 9월 종료된 회계연도 매출(265억 달러) 가운데 절반 가량을 중국에서 거뒀으며 이 중 특허사용료가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콥스 회장은 이번 조치가 자국의 기업들을 살리기 위한 중국 정부의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에 "내수 산업을 이끌 선두기업을 키우는 것이 중국 정부의 정책은 맞다"고 동의했다.
그는 저가 사양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인수해 경쟁 기업으로 키우려고 하고 있다는 예를 들면서 "분명 미국 기업 중 중국에서 압력을 받는 곳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도 마찬가지였지만 이런 일을 겪게 되면 절대 기분이 좋지는 않다"며 "중국에 있는 파트너사와 밀고 당기기가 빈번하고 이는 과도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