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롯데와 신세계가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경기 침체에 따른 실적부진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2012년 2분기 이후 전년 대비 줄곧 마이너스 성장이다.
백화점의 경우 저성장 기조 속에 분기별로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4분기에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롯데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7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는 지난해 투자액 5조7000억원보다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번 결정은 지속적으로 미래 성장 동력을 찾아가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에 따른 것이라고 그룹 측은 전했다.
올해 채용 인원도 지난해보다 늘어난 1만5800명으로 정했다. 투자액을 사업부문별로 보면 유통부문 3조4000억원을 비롯해 중화학·건설부문 1조5000억원, 식품부문 1조원, 관광·서비스 부문 1조1000억원, 기타부문 5000억원 등이다.
유통 부문에서는 지난해 제2롯데월드에 잠실 에비뉴엘점을 연 롯데백화점은 내년 베트남 호찌민 다이아몬드플라자를 비롯해 2020년까지 해외에 백화점 20개를 추가 출점할 계획이다. 올해는 아울렛 2개점(광교점, 진주점)과 복합쇼핑몰(상암점)의 오픈이 계획돼 있다.
이와 함께 롯데가 유통무분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하고 있는 옴니채널 구축에 투자가 집중될 전망이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 모바일 등 소비자들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쇼핑 채널들을 유기적으로 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미 글로벌 유통업계가 앞다퉈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롯데는 국내의 다양한 온오프라인 채널을 바탕으로 옴니채널을 구축해 글로벌 유통업체들의 국내 시장 진입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식품부문에서는 웰빙·프리미엄 제품 개발과 해외시장 확대를 위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또 클라우드 맥주의 생산설비 증설을 추진한다. 현재 가동 중인 충주 제1공장 증설을 상반기까지 마무리하고, 2017년까지 총 6000억원을 투자해 제2공장도 건설할 계획이다.
롯데호텔은 2015년 상반기 롯데 시티호텔 울산을 시작으로 10월 롯데 시티호텔 명동, 12월 롯데 라이프스타일호텔 명동을 개관한다. 롯데호텔은 아시아지역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2018년까지 국내외에 40개의 호텔 체인을 운영할 계획이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사업 확대 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과 일본 시내 면세점 입점 추진 등 해외사업 확장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사상 최대 규모인 3조3500억원을 투자하고, 신규 채용 인력을 지난해보다 1000여명 늘린 1만4500여명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그룹 전체 투자규모가 2조24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50%(1조1100억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신세계그룹은 복합쇼핑몰 등 대형 프로젝트와 관련,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를 더 늘리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의 올해 투자는 미래 준비와 '비전 2023' 실현에 초점을 맞췄다.
비전 2023은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초 발표한 '향후 10년 청사진'이다. 복합쇼핑몰, 온라인몰 등을 확대해 2023년까지 매출 88조원, 투자 31조4000억원, 고용 17만명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 10년간 매년 2조~3조원 이상의 투자를 하고 매년 1만명 이상을 채용하는 등 내수경기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올해 주요 투자처는 경기 하남·고양 삼송·인천 청라 등에 짓고 있거나 지을 예정인 교외형 복합쇼핑몰과 동대구 복합 환승센터,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 증축, 센텀시티 B부지 추가 개발, 김해점 신축 등이다.
전국 3~5개 정도의 이마트 신규점 진출, 매장 리뉴얼·증축, 모바일 강화, 온라인몰 등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2020년까지 모두 6개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기존 온라인 쇼핑몰이 갖고 있는 물류적인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국내 진출이 임박한 거대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알리바바에 맞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은 일정한 범위 안에서 근로자가 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그룹의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기본 급여 말고도 일하는 시간에 비례해 상여급과 성과급은 물론 의료비·학자금 등의 지원 혜택을 주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지난해 장기 불황과 각종 규제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다"며 "올해 역시 소비 침체와 함께 업체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익성에 기반을 둔 내실경영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