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팬택이 미국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을 주축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법원 파산부는 원밸류에셋과 팬택의 인수·합병 계약을 오는 23~24일 결정할 예정이다.
당초 시장의 불안 등을 잠재우기 위해 설 연휴 전인 17일에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투자승인 등 절차상 문제로 인해 오는 23~24일로 연기됐다.
법원 관계자는 "원밸류 측이 투자신고에 필요한 절차를 아직 마무리하지 못했고, 미국 휴무일에 한국의 설연휴까지 이어져 결국 설 연휴 이후로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계약 형태는 공개 매각이 아닌 원밸류 측이 요구한 수의계약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당초 법원은 매각 공정성 확보 차원에서 조건부 계약서 체결 후 공개 경쟁 매각 입찰 공고를 해야한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공개 매각이 불발된데다 법정관리 기간이 길어질수록 매각 조건이 악화될 수밖에 없어 빠른 마무리를 위해 수의계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원밸류 측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약 1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팬택의 특허권과 브랜드, 공장 및 기타 설비 등 유무형 자산을 합한 금액이다.
원밸류 측은 팬택 인수 후 중국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중국 및 인도시장에 진출하고, 국내·외 마케팅, 영업, 디자인 공모전을 통해 신규 인력을 보강하는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향후 3년 간 임직원의 고용 보장과 함께 불가피한 상황으로 팬택을 떠난 직원들이 팬택에 재입사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유상증자 비율 10%를 우리사주형태나 무상으로 직원들에 증여하겠고 밝혔다.
청산 위기까지 몰렸던 팬택이 가까스로 새주인을 찾게 됐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공개 매각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진행되는 점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수의계약은 부당 지원이나 헐값 매각, 국부 유출 등 부정적 이미지를 초래할 수 있다.
원밸류에셋에 대해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도 불안감 키우고 있다.
원밸류에셋은 미국 로스엔젤레스(LA)에서 주차장 빌딩, 쇼핑몰 건설 등 부동산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한국계 미국 자산운용회사다.
이번 팬택 인수를 위해 알리바바 주주로 참여 중인 팀 신이 운영하는 전자상거래 업체 '투게더MS', 부동산투자업체 '베리타스', 국내 투자자문사인 'TSI투자자문'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이사진들이 미국계 한인들로 구성됐다는 점 외에는 알려진 정보가 없다.
한편 매각 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은 팬택을 계속가치 1114억200만원, 청산가치 1504억9500만원이라고 평가했다. 법원은 매각이 불발되면, 팬택의 청산을 염두에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