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농심이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스낵 시장 전체 1위를 기록했다는 자료를 내면서 제과 업계가 시끄럽다.
허니버터 신드롬의 원조인 해태제과는 농심이 '허니'를 붙인 미투 제품으로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편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감자칩 강자인 오리온도 농심에게 유리한 시각으로 자료를 해석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지난 3일 "달콤한 감자스낵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전체 스낵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고 자료를 냈다. 자료의 근거는 시장조사 기관 AC닐슨코리아다.
자료를 분석한 농심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1월 국내 스낵시장에서 50억원의 매출로 1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달콤한 전쟁'이라 불리는 감자칩 시장에서 포카칩 스윗치즈맛과 허니버터칩에 완승을 거뒀다는 것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오리온의 포카칩 스윗치즈는 2위,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6위에 각각 올랐다.
이 같은 자료에 해태제과는 오후에 반박자료를 내고 자사의 허니 시리즈가 2개월 연속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허니 시리즈 미투 제품 홍수에도 '군계일학' 인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허니버터칩의 매출액.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허니버터칩의 1월 매출액이 32억원. 하지만 해태제과 측은 75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AC닐슨 데이터의 경우 포스(POS) 단말기가 들어가 있는 대형마트나 편의점, 일부 소매점의 데이터만 집계가 되고, 포스 단말기를 사용하지 않는 동네 슈퍼는 집계가 안되기 때문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AC닐슨코리아의 조사는 표본샘플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허니버터칩의 실제 매출과는 차이가 크다"면서 "허니버터칩의 경우는 생산량이 모두 완판되면서 매달 7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조사 결과에는 32억원에 그쳐 보도자료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농심 측은 AC닐슨코리아 데이터가 시장의 70~80%를 커버하고 있는 만큼 점유율과 매출 추세를 알아보기 위한 객관적인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농심 관계자는 "비록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 조사라 100% 정확하진 않지만 70~80% 정도는 커버가 가능해 시장의 흐름을 알아볼 수 있는 자료"라면서 "이번에 농심이 포카칩을 제치고 감자칩 시장에서도 1위를 기록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수미칩의 경우도 출고 매출로 따지면 50억원이 넘고 자사가 발표하는 자료의 경우는 출고량을 가지고 하는 데이터라 객관성이 떨어져 비교가 안된다"면서 "수미칩의 경우도 한 달에 360만봉 이상 나가고 여기에 개당 2400원을 곱하면 100억원이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반면 포카칩으로 감자칩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한 오리온 측도 농심의 자료에 강하게 반발했다. 포카칩의 경우 스낵 시장 매출 10위 안에 3개가 들어가 있고 포카칩 전체 매출로 따졌을 때 수미칩 매출을 훨씬 앞선다고 반박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AC닐슨코리아 데이터가 실제 매출과는 다소 차이가 있어 정확하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포카칩 스윗치즈맛, 어니언, 오리지널을 다 합친 매출과 수미칩 제품을 다 합친 매출을 합하면 포카칩이 절대적으로 많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