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은 30일 한국은 개방할수록 유리한 국가라며 양자·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한국은 개방하면 할수록 유리한 나라"라며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줄 FTA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한국이 열어줘야 할 시장보다 우리에게 열릴 시장이 더욱 많고, 사는 물건의 수준보다 파는 물건의 수준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며 "개방을 통해 여러가지 구조적 문제를 풀 수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기업의 경우 80% 이상이 FTA를 잘 활용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중소기업은 활용도가 떨어진다"며 "대기업 수준까지는 어렵겠지만 중소기업의 역량을 집중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메가FTA는 양자간 FTA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효과가 크다"며 "이미 참여한 국가들의 태도와 상관없이 정부가 적극적으로 가입 의사를 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처음 시작할 땐 참여할지 여부를 두고 망설여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참여하기를 잘 했다는 것이 입증돼 왔다"며 "한미FTA의 경우에도 찬반 의견이 많이 갈렸지만 해놓고 보니 한국에 더 좋은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가입을 결정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과 관련해선 "앞으로는 아시아 인프라 수요가 점점 더 많아질 것이고 기존 국제금융의 역할만으론 좀 부족하다"며 "미국 중심의 세계금융질서가 잘 작동하고 있긴 하지만 분명히 한계가 있는 만큼 누가 주도하느냐 여부를 떠나 실익 관점에서 아주 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김 회장은 시장경제주의자답게 한국에 산재한 청년실업, 복지, 임금 등의 문제를 시장경제 관점에서 해석했다. 그러면서 시장경제 측면에서 바라보면 문제들의 해답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경제에서 가장 큰 구조적 문제는 거대한 저생산 부분이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며 "과거에 농업이 그랬다면 지금은 소상공인, 영세업자, 재래생산업자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선진국과 비교하면 이들 중 3분의 2의 인력을 빼내더라도 기존과 같은 생산력을 유지할 수 있다"며 "다시 말해 3분의 2는 생산성이 없는 상태로 체화돼 있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다만 "이들은 내수 및 수출경제가 살아나고 기업이 활성화될 때 새로운 노동력 공급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며 "경제를 한 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잠재력으로도 볼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 "과거 정부 주도의 경제발전이 이뤄지면서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거나 굳이 책임지려하는 경향이 굳어졌다"며 "이제는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시절이 아니다. 시장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역할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포스코건설 등에 대한 전방위 검찰 수사에 대해선 "특별히 법을 어기거나 탈세를 저지르지 않는 한 기업의 정상적인 이윤창출 활동을 방해해서는 안된다"며 "교각살우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편 무협은 올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무역 강소기업 육성'을 목표로 6대 세부전략과 10대 과제를 통해 실현해 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