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중국경제가 심상치 않다.
극심한 널뛰기 장세를 거듭하는 증시만이 아니다. 생산과 소비, 수출 전반의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7% 성장을 겨우 방어했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이마저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012년부터 7%대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중국이 6%대까지 성장률을 낮춰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지방정부 부채와 부동산 시장 폭락 등 각종 리스크들이 겹치면서 성장률이 4~5%대로 급락하는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지만, 그런 극단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더라도 중국경제가 예전같지 않은 건 분명하다.
물론 연간 10%대의 30년 '고속'성장을 거듭한 중국 경제가 신창타이로 불리는 7% 안팎의 '중고속'성장으로 들어서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겪는 진통일 뿐이라는 낙관론도 여전히 상당하다.
하지만 당장 올 3~4분기 상황이 실물경기 부진에 증시 불안정까지 겹치면서 녹록치 않은 실정이고, 오히려 증시 붕괴 등 각종 리스크들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도 부인할 수 없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한국으로선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우울한 중국 경제 지표, 하반기 낙관 어려워
최근 중국 정부는 지난 2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이 7.0%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당초 시장의 예상이었던 6.9%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7%를 간신히 지켜낸 모양새다.
지난달부터 이어지는 증시 폭락을 제외하고라도 최근 중국 경제는 뚜렷한 경기 둔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일단 성장률이 지난해 2분기 7.5%를 기록한 이래 ▲2014년 3분기 7.3% ▲4분기 7.3% ▲2015년 1분기 7.0% ▲2분기 7.0%의 추이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경제신식망(中國經濟信息網)에 따르면 류위안춘 인민대 교수는 "6월 말과 7월 초 주식시장이 거의 붕괴 수준으로 폭락하면서 주식시장의 거품이 꺼짐에 따라 금융 부가가치의 부침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며 "3~4분기 중국 거시경제지표는 당초 목표치를 빗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 교수는 "생산영역의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수요 부족으로 인해 향후 이런 추세는 심화될 것"이라며 "3~4분기 거시경제를 낙관하기 어렵고 오히려 심각한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부진이 지속되면서 소비심리 위축으로 1분기 소매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10.6%를 기록한 데 이어 수출 증가율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4년 6.0%에서 지난 1분기 4.7%로 떨어진 데 이어 2분기에는 -2.2%로 마이너스 전환했다.
이외에도 중국 정부는 그림자 금융, 지방정부부채 등 고질적 리스크가 있어 이것들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여기에다 최근 증시 불안도 관건이다. 기업들의 자금조달 비중이 은행대출(70%)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가계자산에서 주식상품이 차지하는 비율도 선진국에 비해 적지만 주가가 추가 하락할 경우 경제 심리에 악영향을 미칠 것은 자명하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중국팀장은 "증시불안 등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 등 대내요인에 더해 외국인자금의 유출 가능성이라는 대외 불안요인도 지속될 것"이라며 "금리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수요 회복도 미흡해 경기개선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장기적으로 중국 경제가 둔화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둔화폭이 문제"라며 "금융 개혁이라는 대내 화두와 미국의 금리정상화 등 대외 요인이 같이 묶여있기 때문에 경착륙까지는 안 가더라도 중국 경제의 둔화폭은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중국 경제, 산업구조조정 및 구조개혁이 관건
중국 당국은 과거와 같은 고속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기조를 선언했다. 중국 경제가 예전보단 느리지만 지속적인 성장을 누리도록 하겠다는게 골자다.
'신창타이'는 성장률 기대치를 낮추는 것 뿐 아니라 신흥 산업과 서비스업 육성 등의 산업 구조조정, 경제구조전환을 통한 경제리스크 해결 등 구조개혁도 함께 내세웠다. 체질 개선을 통한 성장의 고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산업 구조조정과 구조개혁 성공 여부에 따라 중국 경제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임호열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동북아경제실장은 "중국이 지금까지 제조업 위주의 성장을 해 왔다면 내수 주도로 성장 패턴을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중서부 도시화사업 및 경제개발로 주택건설투자가 늘어나는 등 관련 소비가 늘어나면서 성장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실장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지방정부와 국영기업의 투자 충동을 어떻게 억제하느냐 하는 것"이라며 "국가 전체적으로 과잉설비를 구조조정하는 노력이 관건"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