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증권가에서 중국 경기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중국 경제가 흔들리면 한국도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란 점에서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
중국의 성장률 둔화, 수출 위주에서 내수로의 전환 등 경제구조 변화는 최대 교역국인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위협 요인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IBK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3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국 경제성장률의 하락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시장참여자들의 과도한 기대와 정부의 대증요법이 경기와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하반기 중국경제에 대해 "가격경쟁력의 하락에 따른 수출 부진과 내수의 불균형 등을 감안하면 크게 기대할 수 없다"며 "인플레에 대한 우려와 불황, 과열이 공존하는 부동산시장 등을 감안하면 정책적 대응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현대증권 이현주 연구원도 "실질적인 경기흐름을 가늠할 수 있는 리커창 인덱스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급락세가 가세하면서 펀더멘탈에 대한 의구심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또한 중국 정부의 주식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상황에서 최근 돼지고기 가격 상승으로 통화완화 정책 강도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리커창 인덱스는 전력생산량, 철도운송량, 은행 대출 증가율 등 리커창 중국 총리가 중요시하는 3개 지표에 각각의 가중치를 더해 만든 지수다.
중국의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을 기록, 제조업 경기가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주저앉은 것을 두고도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토러스증권 김종수 연구원은 "7월 제조업 PMI가 부진한 것은 수출이 시장 예상과는 달리 감소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며 "중국 경기 둔화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월 기업이익이 감소한 것도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고 밝혔다.
반면 대신증권 성연주 연구원은 "7월 통계국 PMI지수는 50으로 전월(50.2) 및 예상치(50.1)를 하회했으나 임계치는 유지했다"며 " 중대형 기업이 소형기업과 달리 50 이상인 점을 감안하면 중대형기업 경기 둔화 우려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고 밝혔다.
중국 경제 불안과 증시 급락으로 영향권 내에 있는 한국 경제와 증시도 타격이 불가피하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종우 센터장은 "국내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지난 1분기 어닝시즌까지 상승한 이후 현재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그리스 우려, 중국 증시 급락, 지속되는 수출 부진 등의 여파"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올해 들어 외국인의 국내 증시에서 순매수 동향이 중국 증시 동향과 더 밀접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중국은 우리나라의 수출대상국 1위일뿐만 아니라 국내 여행수지 흑자의 최대 기여 국가이고, 작년 우리나라 총 수출 중 25%가 중국으로 수출되는 등 중국에 대한 의존도 높아지고 있다"며 "중국 상황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판단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여 국내 증시 수급이 긍정적이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