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3 (수)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걸작처럼 영원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URL복사

여성 연대를 황홀한 영상으로 담아낸

원하지 않는 결혼을 앞둔 귀족 아가씨 엘로이즈와 그녀의 초상화를 의뢰받은 화가 마리안느의 불꽃같은 삶과 사랑, 예술을 그린 퀴어 시대극이다. 72회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돼 영화 <기생충>과 접전 끝에 2관왕을 수상했으며, 이외에도 시카고국제영화제 2관왕을 비롯, 각종 시상식에 노미네이트되며 호평받은 화제작이다. 



계급을 초월한 평등한 관계

여성 화가 마리안느는 귀족 아가씨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의뢰받는다. 초상화는 밀라노에 있는 정혼자에게 보내기 위한 것으로, 초상화를 보고 결혼이 결정되는 것이다.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 마주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묘한 긴장감이 돈다. 



결혼이라는 정해진 길을 거부하는 엘로이즈는 초상화를 위한 작업에 협조하지 않고, 마리안느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 그녀를 은밀하게 관찰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경계심을 가지고 서로를 지켜보던 두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서로에게 강한 이끌림을 느끼고 내면의 불꽃이 서서히 피어오른다. 하지만 18세기는 여성에게 제약이 많다. 사랑은 물론, 여러 가지 선택들이 여성에게 불가능한 수동적인 삶이 강요됐다. 



결혼 대상자 뿐만 아니라 여성 화가에게는 그림을 그리는 대상마저 제한적이다. 마리안느는 아버지의 이름을 빌려 전시회를 열 수 밖에 없었음을 토로한다. 이 영화의 탁월한 점은 이들이 관습을 거부하고 전복적 행동을 한다거나 파멸이나 비극적 사랑으로 감동을 주는 그 어느쪽도 선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화는 전혀 새로운 방식의 사랑과 더불어 예술의 의미를 보여준다. 



두 여성은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며 답답한 현실에서 위안을 받는다. 여기에 하녀 소피까지 동참해 세 여성의 연대는 인상적이다. 그들은 억압적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지만, 집안이라는 공간 안에서 연대를 통해 내면적 자유와 살아갈 힘을 얻는다. 계급을 초월해 평등과 연대로 이루어진 여성 간의 관계는 사랑에 대한 감독의 페미니즘적인 가치관 그 이상의 것을 담고 있다. 두 사람은 결국 운명에 순응하면서도 자신만의 방법으로 영원한 사랑을 하는 방법을 찾아낸다. 



명화를 연상시키는 우아한 비주얼

초상화를 매개로 만난 두 사람은 초상화를 통해 사랑의 감정을 표현한다. 마치 예술이 그렇듯, 두 사람의 사랑은 아름다운 한순간이지만 영원히 남는 걸작이 된다. 비록, 두 사람은 함께 살지 못하고 마리안느는 이름을 알리는 예술가가 될 수 없을 지라도 그 기억과 감각, 아름다운 작품 그 자체는 시간을 초월한다. 



그림을 소재로 한 만큼 영화의 비주얼은 압도적이다. 마치 초상화 같이 명암을 살린 우아한 장면들, 자연과 인물이 하나가 되면서 빚어내는 색채와 구도의 조화로움, 물과 불, 붉음과 푸름, 냉정과 열정 등의 상징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감각적인 연출 등 이 영화는 관객에게 숨막히는 아름다움을 펼쳐놓는다. 또한, 풍부하게 묘사된 소리와 음악 등을 통해 인물의 감정을 섬세하게 전달한다. 



이것은 또한 사랑의 순간이 얼마나 아름답고 소중하며 열정적인 것인가를 관객에게 체감하게 만든다. 영화의 전개는 마치 천천히 관찰하며 완성된 초상화처럼, 그림을 그리는 과정이며 그것은 곧 가슴에 불이 피어오르는 과정이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거장 아녜스 바르다 감독이 셀린 시아마 감독을 왜차세대 감독으로 지목했는지 납득하게 한다. 이미 연기파 배우로 알려진 아델 에넬과 노에미 멜랑의 감성적 연기 또한 훌륭하다. 특히, 마지막 장면은 이 영화의 가장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순간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삼성, 제6회 푸른코끼리 학교∙사이버폭력예방 공모전 시상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제6회 푸른코끼리와 함께하는 학교·사이버폭력예방 공모전' 시상식을 지난 1일 국회의사당 국회체험관 2층에서 개최했다. 푸른코끼리 공모전은 청소년들의 평화롭고 안전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2020년부터 시작된 행사로, 올해 6회째를 맞았다. 푸른코끼리 사업은 청소년들의 친사회적 역량을 길러주고, 사이버 폭력 피해 학생의 치유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 공모전 행사는 삼성전기가 주관하며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삼성 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푸른코끼리 시상식은 작품 심사 및 수상자 소감, 공모전 시상 순서로 진행됐으며, 포스터, 웹툰, 에세이 3개 분야에서 전문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받아 총 32개 수상 작품이 선정됐다. 올해 공모전에는 안전한 사이버 세상을 만들기 위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며 전년 485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087명이 참가했다. 단순히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경찰·상담사 등 학교폭력 예방 현장의 목소리를 담는 점이 특징이다. 올해는 포스터·웹툰·에세이 등 3개 부문에서 32개 작품이 선정됐다. 정다연 양(초6)은 “지금 웃고 있니, 누군가는 울고 있어”라는 메시지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유엔총회 참석해 기조연설…안보리 AI 토의 주재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제80차 유엔(UN)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우리 정부 비전과 정책을 제시한다. 이 대통령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의장 자격으로 인공지능(AI)과 관련한 공개토의도 주재한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2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오는 23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개최되는 제80차 유엔총회 고위급회기에 참석한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이번 회기 참석을 통해 국제 사회와의 연대를 강화하고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다양한 외교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대변인은 "먼저 이 대통령은 9월 23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이 경험한 민주주의 위기 극복과 회복 과정을 국제 사회와 공유하고, 한반도 문제를 비롯한 주요 글로벌 현안에 대해 우리 정부의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기조연설은 유엔총회 첫날 오전 첫번째 세션의 일곱 번째 순서로 약 15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또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유엔 안보리 의장 자격으로 안보리 공개토의를 직접 주재한다. 강 대변인은 "우리나라는 9월 한 달간


사회

더보기
단국대병원, KBIOHealth와 바이오·의료 분야 협약 체결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단국대병원(병원장 김재일)은 지난 2일 암센터 회의실에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KBIOHealth, 이사장 이명수)과 바이오·의료 분야의 공동연구와 기술 교류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KBIOHealth는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으로, 바이오의약품의 연구·개발·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2010년에 설립됐다. 현재는 ‘바이오 4.0’ 시대를 이끄는 핵심 기관으로, 국내 바이오헬스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바이오·의료 분야의 공동연구 및 기술 개발 ▲연구 인프라 및 자원의 상호 공유 ▲전문 인력 교류 및 교육 프로그램 공동 운영 ▲연구개발 협력 및 인재 양성 ▲지역 의료·바이오 클러스터 활성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 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김재일 병원장은 “암센터를 비롯해 권역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닥터헬기 운영 등 권역거점병원의 역할을 수행하며, 첨단 의료기술의 도입과 혁신적 임상 연구의 중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신약 개발과 첨단 치료법 적용을 통해 국내외 바이오·의료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국민 건강 증진에도 이바지할 수 있기

문화

더보기
차와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과 찻자리 문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좋은땅출판사가 ‘차음식과 찻자리’를 펴냈다. 권정순 박사와 조헌철 박사가 공동 집필한 이번 책은 ‘봄빛향의 차생활 시리즈’의 세 번째 책으로, 오랜 연구와 실천을 토대로 차와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과 찻자리 문화를 총망라했다. 권정순 박사는 원광대학교와 세종대학교 등에서 차문화와 식품양생학을 가르쳐 온 학자로, 현재 한국전통음료연구소 소장이자 봄빛향문화원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봄빛향의 차생활’, ‘차음식과 차음료’ 등 다수의 저서를 통해 전통차와 음식의 융합을 꾸준히 탐구해 왔다. 조헌철 박사는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와 원광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부산대학교와 명지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며 차문화와 문학, 민화 연구를 이어 왔다. 현재 풍석차문화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며 ‘나무는 모여 숲이 되었고’ 등 저서를 출간한 바 있다.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 차를 즐기는 문화는 점점 확산되고 있지만, ‘차음식’이라는 개념은 아직 명확하게 정립되지 않았다. 이 책은 이러한 학문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차와 음식의 관계를 폭넓게 탐구한다. 찻물·찻잎·찻가루를 활용한 음식은 물론, 차 향을 살린 전통·현대 요리 그리고 찻자리에 어울리는 다양한 음식들을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