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01 (화)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시네마 돋보기】 잔인한 한국식 느와르의 클리셰 범벅, 박훈정의 신작 <낙원의 밤>

URL복사

핏빛으로 물든 제주 바다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조직의 타깃이 된 한 남자와 삶의 끝에 서 있는 한 여자의 처절하고 슬픈 이야기를 건조하면서도 서정적으로 담은 느와르물이다. <신세계> 박훈정 감독의 신작으로 베니스 국제 영화제 공식 초청작이며 엄태구, 전여빈, 차승원 등이 출연했다.

 

피할 수 없는 비극


<낙원의 밤>은 제주도의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숲을 배경으로 펼쳐지지만 폭력 수위가 높은 핏빛 느와르다. 조직폭력배들 사이의 암투를 기본으로 벼랑으로 내몰린, 운명 앞에 선 두 남녀의 교감을 더했다.


박훈정 감독의 새로운 느와르라는 면에서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하지만, 박 감독의 전작이자 대표작인 <신세계>와 비교하기에는 부족하다.


영화는 조직원 사이의 음모와 배신, 살육으로 점철되는 잔인한 한국식 느와르의 클리셰 범벅이다. 진부한 설정과 장치들이 유행이 지난 낡은 것이라는 면에서 더욱 흥미를 잃게 만든다. 고전적 장르물을 즐기는 관객이라도 만족시킬만큼 느와르적 매력을 살려낸 것도 아니다.


스토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믿을 수 없는 수준으로 예측가능하며, 비논리적이고 개연성이 어긋난 부분이 많다. 캐릭터나 대사도 무성의하다. 개성없는 캐릭터들은 몇몇 액션씬을 위해 작위적으로 행동하고 움직인다.


가족의 죽음으로 인한 복수심이라던가하는 설정을 비롯해 남녀 등장인물이 서로에게 연민과 애정을 느끼는 과정도 진부하고 피상적이다.


해가 뜬 직후나 해가 지기 시작하는 시간대인 ‘매직 아워’와 흐린 날을 가려서 촬영하며 자연의 어둑하고 서글픈 느낌에 캐릭터의 상황을 대입시켜 인물들의 감정을 대변하는 효과를 노렸다는 제주도의 풍경을 담은 영상도 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하고 잔혹한 폭력과 대비시키는 의도를 인상적으로 살리지는 못한다.


<신세계>의 엘리베이터 장면을 연상시키는 밀폐 공간의 칼부림이나 자동차 추격, 대규모 총격을 비롯해 장르적 쾌감을 의도한 야심찬 액션들이 등장하지만 인상적이지 못하다. 사실성이나 디테일이 부족하고 시각적으로 신선하거나 감각적인 연출이 크게 없다. 등장인물의 감정선과 연결되거나 세계관을 만들어내지 못한채 잔인하기 위한 잔인한 장면들의 나열에 머문다.

 

 

1990년대적 낭만 감성


배우들에 대한 기대도 컸던 영화다. <밀정>, <택시운전사>, <안시성>, 드라마 <구해줘2> 등에서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입증해온 엄태구가 느와르 장르의 주연 배우로써 지금까지 보여준 가능성을 뛰어넘어 연기파 배우로 입지를 다질 것인가 주목됐다.


또 다른 주연배우 전여빈도 이 영화의 중요한 감상포인트다. 영화 <죄 많은 소녀>부터 인기리에 방영 중인 드라마 <빈센조>까지 최근 대세배우로 떠오를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전여빈의 연기 폭을 확인할 기회다.


세 번째로, 정통 느와르에 도전한 차승원의 연기도 흥미롭다. 이외에도 공무원 ‘박과장’으로 등장한 이문식, 태구의 보스 양사장 역의 박호산도 열연을 펼쳤다. 연기자들이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긴 하지만, 캐릭터의 한계를 구제하진 못한다.

 


<낙원의 밤>은 1990년대~2000년대 초반의 낭만적 감성에 가깝다. 신체훼손 표현이 높은 수위로 잔인하게 표현되는데도 불구하고 그렇다. 영화의 등장인물과 상황은 오늘날의 현실보다 장르의 역사 속에 존재할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은밀한 살인을 목적으로 움직이면서도 마치 세를 과시할 때처럼 조직폭력배를 상징하는 복장을 하고, 고문과 살인을 밥먹듯이 하는 남주인공은 어린아이처럼 순수하며 여주인공은 위악을 떨지만 소녀처럼 감상적이다. 이 모든 표현들은 구체적이지는 않지만 관객의 영화 추억 속에 이미 존재하는 익숙한 것들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박충권 “배경훈, 부모 재산 독립생계 이유 고지 거부...세액공제는 5년간 수령”
[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비례대표·과방위)은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지명된 배경훈 후보자가 청문회를 앞두고 부모의 재산을 ‘독립생계’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지만, 최근 5년간 부모를 부양가족으로 올려 총 2500만 원의 세액 공제를 받아왔다고 밝혔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직후보자는 본인뿐 아니라 부모 등 직계존속의 재산도 신고해야 한다. 단, 부모가 독립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경우에 한해 재산 고지를 예외적으로 거부할 수 있다. 반면에, 현행 소득세법상 부모를 부양가족으로 인정받아 세액 공제를 받으려면 부모와 함께 거주하거나, 경제적 지원을 하는 등 생계를 같이 해야 한다. 즉, 상기 두 가지 혜택을 동시에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 박충권 의원은 “6억원대 억대연봉 후보자가 부모를 부양한다며 연말정산 혜택은 챙기고, 부모의 재산 공개는 거부한 것은 탈세의혹과 검증을 회피하려는 꼼수”라며, “과연 법위에 있는 이재명 정부의 장관 후보자답다. 국세청은 이제라도 환수조치하고,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직자윤리법은 허위 고지거부나 불성실한 재산 등록에 대해 경고, 시정명령, 징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한국학중앙연구원, 최한기의 '농정회요' 제1책, 제11책 최초 발견...국내외 유일 완질본 공개, 3일 발표회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학중앙연구원장서각은 기존에 10책으로만 알려져 있던 최한기(崔漢綺)의 농업 저술서 『농정회요(農政會要)』의 제1책과 제11책을 최초로 발견, 국내외 유일의 완질본(전 11책, 25권)을 확인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장서각본의 발견은, 2024년 부여 함양박씨 구당 박세영 종가의 전적에서 『통경(通經)』을 최초 발견한 데 이은 또 한 번의 성과로, 국가 유물 발굴 및 연구 분야에 중대한 기여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농정회요』는 일본 교토대 가와이문고가 소장한 필사본(제2책~제10책)만이 알려져 있었으며, 제1책이 누락된 탓에 저술자와 집필 연도조차 명확히 확인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이번에 장서각본을 통해, 저자가 최한기며, 저술 연도는 1837년, 책 전체는 전 11책(25권)이라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 장서각본은 교토대본과 달리 낙질 없이 필체가 균일하고 정교해 선본(善本)으로 평가된다. 특히, 그간 존재 여부조차 불분명했던 제1책과 제11책의 최초 발견은 『농정회요』 전체 구상의 실체를 복원하는 데 결정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농정회요』, 농업 경제정책 9개 주제를 집대성한 실용 농서 『농정회요』는 농업을 둘러싼 다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국민이 선택한 이재명 정부 경제 현안 해결 정책에 중점 둬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러진 지난 6.3 조기대선에서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도 벌써 2주가 지나갔다. 6.3 선거 당일 출구조사에서 50%가 넘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빗나갔지만 49.42%의 득표로 41.15%를 얻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압도적으로 누르고 제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이 대통령은 1천728만표를 얻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많은 득표로 당선된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같은 득표의 배경으로 전국적으로 고른 지지를 받은데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 경북지역에서도 당초 예상보다 7% 포인트 정도 더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보수진영에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이라는 본헤드 플레이는 잘못된 것이고 나라를 거의 망쳐버린 윤 전 대통령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선거가 끝난 후 이재명 대통령의 향후 직무수행에 여론조사 결과 70% 정도가 ‘이 대통령이 직무수행을 잘할 것’이라고 응답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2일(6월 둘째 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이 대통령이 앞으로 5년 동안 대통령으로서 직무를 잘 수행할 것으로 보는지, 잘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