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26일 국회에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시정연설에 나섰다. 야당에서 규탄대회나 피케팅을 벌이거나, 고성·야유 등을 보내지 않아 여야 간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만 연설 도중 12번의 박수를 보낸 여당과 침묵을 유지한 야당의 모습은 상반됐다. 여야 모두 이 대통령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서자 기립했으나, 국민의힘 좌석 쪽에서는 박수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7분께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입장 전부터 문 앞에서 일렬로 도열해 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이 대통령을 힘껏 반겼다. 먼저 이 대통령은 민주당 박찬대 전 원내대표와 추미매·안규백(국방부 장관 후보자) 의원, 김병기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전현희 최고위원, 진성준 정책위의장 등과 웃으며 악수를 나눴다. 이어 같은 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 박상혁 원내소통수석부대표 겸 수석대변인, 김영호·한민수·노종면·문정복 등 서서 박수를 치던 수십명의 여당 의원들과도 일일이 악수를 나눈 후 연설대로 향했다. 이재명 정부 첫 추경 시정연설이 오전 10시 9분께부터 약 18분 동안 진행되는 동안, 여당 의원들은 총 12번의 박수를 치며 호응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대체로 침묵으로 일관했다. '(외교에는) 진보냐, 보수냐가 아니라 국익이냐, 아니냐가 유일한 선택 기준이 돼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여당에서는 첫 번째 박수가 나왔다. 이에 이 대통령이 "감사하다. 국민의힘 의원님들은 반응이 없는데 쑥스러우니까"라고 말하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웃음소리가 나왔지만 국민의힘에서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종일관 눈을 감고 있거나, 무표정으로 휴대전화를 보기도 했다. 여당은 이후에도 '국민의 일상이 흔들리지 않는 나라를 꼭 만들겠다', '모두가 질서를 지키는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념과 구호가 아니라 경제와 민생을 살리는 실천이, 바로 새 정부가 나아갈 방향이다', '이미 편성한 예산이라 해도 필요한 사업만을 적재적소에 집행하려 하는 것이다' 등 이 대통령 발언에 박수를 쳤다. 연설 도중 이 대통령이 "특히 우리 야당 의원님들께서도 필요한 예산 항목이 있거나, 삭감에 주력하시겠지만 추가할 것이 있으시다면 언제든지 의견을 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발언하면서, 국민의힘 좌석이 일부 술렁이기도 했으나 고성이나 항의로 이어지진 않았다. 이 대통령은 오전 10시 27분께 "국민의힘 의원님들 어려운 자리 함께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말과 함께 시정연설을 끝냈다. 이 대통령은 연설을 여야 의원들을 향해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우원식 국회의장과 악수를 나눴다. 이후 본회의장 퇴장 전 국민의힘 자리를 먼저 찾아 악수와 인사를 나눴다. 이 대통령이 다가오자 일제히 자리에 일어난 국민의힘 의원들도 대체로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중앙대 선배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과 웃으며 악수한 뒤, 권 의원의 오른팔을 두드리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권 의원은 이 대통령에게 "그냥 총리 임명은 안 된다"고 말했다고 한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 송언석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도 인사를 나눈 이 대통령은 다시 자신을 서서 기다리던 박홍근·정동영(통일부 장관 후보자) 등과도 인사를 나눴다. 차기 민주당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박찬대·정청래 의원들의 두 손을 맞잡게 하고, 이들의 어깨를 토닥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여당은 이날 이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마친 오전 10시27분께부터 인사를 마치고 본회의장을 퇴장할 때까지 연이어 박수를 보냈다. 한편 전종덕 진보당 의원은 이 대통령 옆에서 사진을 찍으라는 권유에, "사진을 찍을 것이 아니라 (송미령) 장관의 유임을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