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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돋보기】 다정한 태도가 가진 위대한 힘 <말 없는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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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9살 인생에 찾아온 찬란한 여름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먼 친척 부부에게 맡겨진 소극적 성격의 소녀가 다정한 어른과의 교감을 통해 찬란한 여름을 맡는다. 다큐멘터리 감독 출신 콤 베어리드 감독의 장편 극영화 데뷔작으로 베를린국제영화제 2관왕을 석권했으며,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최종후보에 올랐다. 

 

 

표정과 언어가 생기다


1981년 아일랜드의 시골 가난한 가정에서 거의 방치된 환경에서 자라난 9세 카이트는 학교에서 또래 아이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등 사회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소극적 성격의 소녀다. 임신한 어머니는 카이트를 돌볼 여력이 없어 출산 전까지 먼 친척 에블린과 그녀의 남편 숀에게 맡긴다. 에블린은 말이 없는 카이트를 세심하게 인격적으로 배려하며 다정하게 돌봐준다. 반면 숀은 카이트에게 마음을 닫고 거리를 유지하며 다가오지 않는다. 하지만 순수한 카이트로 인해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서 숀과의 관계도 점차 가까워진다. 카이트는 매일 새로운 경험을 하며 다양한 감정을 학습하게 되고 표정과 언어가 풍부해진다. 그렇게 이 집에서 하루하루가 지나던 와중에 부부의 비밀이 드러난다. 

 

 

낯선 시골집의 처음보는 어른에게 맡겨진 아이가 새로운 가정에서 따뜻한 교감을 나눈다는 이야기는 <빨간머리 앤>을 연상시킨다. <빨간머리 앤>에서 사랑받지 못하는 외모의 고아 소녀 앤이 기죽기는 커녕 마냥 수다스럽고 밝은 판타지적 성격으로 관객에게 위로를 줬다면, <말 없는 소녀>는 소녀를 돌보는 부부가 이상적 부모의 모델을 제시한다. 가난한 가정에서 자라나 사랑받지 못해 자기표현이 서툴고 어두운 소녀 카이트는 사랑으로 충만한 아름다운 농가의 여름을 보내고 새로운 인생을 맞게 된다. 


변화는 카이트에게만 일어난게 아니다. 상처를 지닌 부부는 순수한 카이트로 인해 삶의 생기와 감동을 얻으며 상처를 극복하게 된다. 서로가 혈육을 대신하는 대리 부모와 대리 자녀의 관계에서 출발했지만, 우정을 쌓으며 마음을 열고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게 된다. 

 

 

섬세한 감성과 절제된 표현


2010년 발간된 아일랜드 작가 클레어 키건의 국민 소설 <맡겨진 소녀>를 스크린에 옮긴 작품으로 원작의 섬세한 감성과 절제된 표현을 잘 살렸다. 스토리와 연출이 모두 고전적이고 단순하며 연출적 기교가 거의 없지만 아날로그적이고 클래식한 감성이 주는 편안함과 순수함이 보편적 감성을 자극한다. 


특별한 음악이나 사운드를 사용하지 않았지만 카이트의 원래 집에서는 아이 울음 소리와 TV 소리, 날벌레가 날아다니는 소리 등이 미묘하게 스트레스를 주고 불안정한 느낌을 사운드에 깔았다면, 맡겨진 집에서는 목가적인 풍경 속에 자연의 편안한 소리로 관객에게 치유를 주는 분위기를 조성했다. 

 

 

말 없고 소극적인 카이트가 점차 밝아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그리면서도 그 모든 변화가 어른의 상황을 온전히는 이해하지는 못하는 순수한 어린아이의 관점에서 이루어지는 묘사가 진정성을 느끼게 하며, 심심한 전개일 수는 있지만 억지스러운 극적 설정이 없는 점도 미덕이다. 


연기 경력이 전무했던 캐서린 클린치는 카이트 역을 맡으며 아일랜드를 사로잡았다. 카이트의 먼 친척 에블린 역에는 영화 <하우투비 해피>, <스테이>에 출연한 배우 캐리 크로울리가 맡았다. 남편 숀 역에는 영화 <안젤라스 애쉬스>, <남자들만의 여행>의 앤드류 베넷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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