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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마지막 불꽃 태운 하워드 "삼성의 선전 기원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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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꺼지기 직전의 불꽃일수록 더 뜨겁고 밝게 타오른다고 했나. 프로농구 서울 삼성의 외국인선수 론 하워드(33·188㎝)의 마음이 그랬다.

삼성은 10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93-83으로 승리, 원주 동부를 밀어내고 단독 5위로 올라섰다.

단신 외국인선수 하워드의 마지막 경기였다. 삼성은 최근 '언더사이즈 빅맨(신장이 작은 파워포워드 혹은 센터)'이 경쟁력이 높다는 기류에 맞춰 하워드를 대신해 에릭 와이즈(25·192.8㎝)를 영입했다.

하워드는 경기 전, 마지막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나 프런트 등 누구에게도 아쉬움을 표하지 않았다.

평소처럼 준비하고 임했다.

하워드는 존재감이 크지 않았다. 전체 1순위 외국인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버티고 있는데다가 단신 외국인선수의 이점을 살리지 못해 출전시간이 평균 10분 남짓이었다.

공교롭다. 벤치에 앉아있는 시간이 많았던 하워드는 이날 29분을 소화했다. 한국에 온 이후 가장 긴 출전시간이었다.

라틀리프의 배려(?)였을까. 라틀리프는 상대 반칙과 신경전, 심판 판정 등에 흥분을 제어하지 못하며 테크니컬 반칙 2개를 받아 3쿼터 종료 2분31초를 남기고 퇴장당했다.

4라운드부터 2·3쿼터에 외국인선수 2명이 동시에 뛸 수 있는 상황에서 그의 퇴장은 삼성에 절망적이었다.

하워드는 집중했다. 눈에 띄는 활약을 보인 것은 아니지만 8점 5어시스트를 올리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삼성 관계자는 "마지막 경기라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에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할 수도 있었지만 하워드가 몸을 아끼지 않고 마지막까지 열심히 뛰어줬다. 정말 고마운 선수"라고 했다.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내색하지 않던 하워드는 승리하자 감췄던 속내를 드러냈다.

하워드는 "시즌을 치르면서 2·3쿼터에 외국인선수 2명이 동시에 뛸 수 있는 4라운드만 오기를 기다렸다. 오늘 이긴 것처럼 잘 할 수 있었는데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팀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는 총 27경기에서 평균 12분24초를 뛰며 7.1점 2어시스트 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하워드에 대한 시즌 전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동시 출전을 감안해 라틀리프와 하워드 조합을 중국 전지훈련에서 점검한 이상민 감독과 구단은 모두 만족스러워 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적응에 애를 먹었다. 작은 빅맨들이 득세하는 가운데 가드형 선수의 한계를 드러냈다.

삼성은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지만 하워드의 신사적이고, 예의바른 성품 때문에 그와의 이별이 더 아쉽다.

일화가 있다. 지난 7월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과 드래프트를 위해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하워드는 일정을 끝내자마자 집이 있는 인디애나로 갈 예정이었다. 비행기 예약까지 끝난 상황.

그러나 김성종 단장의 식사 제안에 고민 없이 자신이 직접 위약금을 물며 비행기 티켓을 취소하고, 새 가족과의 대면에 충실히 임했다.

김 단장은 "하워드 같은 외국인은 처음 봤다. 됨됨이를 떠나 그들의 문화에서 갑작스런 제안에 자신의 계획까지 바꾸며 받아들이는 경우는 드물다"며 "인격적으로 매우 훌륭한 선수라는 인상을 받았다. 세 딸의 아버지로서 책임감과 성실함도 대단했다"고 말했다.

프로는 냉정했고, 하워드는 결국 떠나게 됐다.

하워드는 "삼성과 함께 한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점이 중요하다. 매우 기쁘다. 미국에 돌아가서도 삼성의 선전을 응원하겠다. 그리고 언젠가는 꼭 다시 돌아오고 싶다"며 체육관을 빠져나갔다.

하워드는 부인, 세 딸과 함께 12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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