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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범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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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  역대 가장 관공서 홍보영상같지 않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 될 수 있다'는 모범적인 홍보물이 있다면 한국관광공사의 홍보물 <범 내려온다>일 것이다. 이 영상의 인기는 이날치밴드를 삼성전자의 갤럭시 광고에도 '폰 내려온다'로 등장시켰다.

 

'범 내려온다'는 판소리 수궁가(토끼전)에 나오는 노래 중에 하나다. 토끼를 찾는 별주부(자라) 이야기다.

별주부가 토끼를 찾아찾아 절벽을 오른다. 온 힘을 다 써서 지친 별주부는 마침내 절벽에 올라 저쪽 멀리에 있는 토끼를 발견한다. 그런데 실수를 했다. 별주부가 “토선생~”하고 부른다는 것이 아뿔사. 그만 힘이 빠져 발음이 새버린 채 “호선생~” 이라 입밖으로 튀어나온다.

 

때마침 자신을 선생님이라 부르는 소리를 호랑이(범)가 듣는다. 더더군다나 몸에 좋은 자라로 만든 용봉탕을 먹고 싶은 마음이 동했던지라 신이 나서 한달음에 산을 내달린다. 반면에 별주부는 갑작스런 범의 출현에 겁에 잔뜩 질려 바닥에 바짝 엎드린채 어쩔 줄 몰라한다.

 

이 '범내려온다' 이야기는 요즘 정국의 모습과 흡사하다.

당 대표에 5선의원까지 했던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검찰개혁의 총대를 메고 벽을 오른다. 백만여 당조직을 이끌고, 이십여만 유권자를 다룬 추 장관인데 고작해야 이천여명에 불과한 검찰조직쯤이야 생각했을 법하다. 

 

그런데 쉽지 않다. 이들 토끼들의 발걸음도 제법이고 무엇보다 평지도 있고 계곡도 있고 절벽이 있는 이 무대가 익숙하지 않다. 그래도 토끼를 잡아야 한다. 그래야 용궁의 주인이 되든 새로이 또 고관대작 한자리를 차지하든, 평생을 배불릴 수 있다. 

 

참고 참아, 갈고 갈아 1년을 헤맨다. 그리고는 마침내 마지막 절벽에서 토끼를 발견한다.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다. 너무 힘들어 지쳤다. 지친 데 흥분한 것일까? 큰 소리로 외치는데 아뿔사.

 

'법선생, 이리와~ '라 해야 하는데 말이 샜다. 게다가 대구거북이가 서울거북이말로 해야해서 더 그런지.
'범선생, 이리와~'가 되버린다. 

 

마침 그때 자신을 선생님이라 부르는 소리를 범(호랑이)이 들었다. 요즘 역병때문에 먹을 것도 부족하고, 더더구나 하루도 마다않고 시끄럽게 짜증을 유발하는 짜증유발자 때문에 심기도 안좋은데, 그가 코털을 건들며 '범선생'하며 나오란다.

 

'그래! 내가 혼구녕을 내주마~' 범이 내려온다. 그 위용 그대로 한달음에 산을 내달린다. 범의 출현에 겁이 난다. '떡고물이나 받아볼까?'하며 별주부 주변에 모인 작은 벌레들도 잔뜩 겁에 질려 바닥에 바짝 엎드린다. 가끔 때 아닌 모기정도나 윙윙거린다. 용궁의 용왕은 이제 나이가 들어서인지 자주 모습을 안보인다. 별주부는 용궁을 그리워하지만 범의 출현에 앞이 캄캄하다.

 

범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국민이 범이다. 
범이 법치를 지킨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마침내 여론조사 1위까지 올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국민의 뜻이 담겨있다. 윤 총장이 법치를 지키라는 뜻이다. 범이 되어야 한다.
집권세력은 이 '범 내려온다'를 꼭 헤아리기 바란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장림깊은 골로
대한 짐승이 내려온다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 한 발이 넘고
누에머리 흔들며
전동같은 앞다리
동아같은 뒷발로
양 귀 찌어지고
쇠낫같은 발톱으로
잔디뿌리 왕모래를
촤르르르르 흩치며
주홍 입 쩍 벌리고 워리렁 허는 소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자래 정신없이 목을
움추리고 가만이 엎졌것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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