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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환 칼럼

【강영환 칼럼】 집이 희망이 되는 신축년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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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사뉴스 강영환 칼럼니스트 ]  인간의 욕망은 계속 진화한다. 좋고 편한 옷(衣)을 더 오래 입고 싶어 그 옷을 소유하고, 맛있고 싱싱한 고기와 채소(食)를 더 오래 먹고 싶어 그 음식물을 소유하고, 편하고 좋은 집(住)에 더 오래 살고 싶어 그 집을 소유하고, 이처럼 욕망은 이를 갖고 싶어하는 소유로 이어진다.


어렸을 때부터 배웠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의식주(衣食住)의 진화는 인간의 다양한 욕망의 진화를 더욱 부채질했다. 그리고 그 욕망은 인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함과 동시에 인간이 이루고 사는 사회발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의식주의 진화는 두 갈래로 나뉘어 전개되었다. 하나는 의식주 자체에 대한 욕망의 진화다. 더 좋고 편한 옷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을 더 오래 간직하고 싶어, 과거의 일반 세탁기가 아니라 격이 다른 드럼세탁기에 건조기, 스타일러를 갖고 싶은 것처럼. 더 맛있고 싱싱한 고기와 채소를 더 오래 쟁여두고 먹고 싶은 욕망에, 과거 일반냉장고가 아니라 격이 다른 양문형 냉장고에 냉동고, 김치냉장고, 각종 조리기를 갖고 싶은 것처럼. 


더 편하고 좋은 집에 살고 싶은 욕망에, 단칸방에서 시작한 우리들이, 18평형 주공아파트의 오랜 전세를 넘어 겨우 내집으로 장만한 소형아파트, 이젠 30평형대 베란다 튼 새 아파트 당첨을 꿈꾸는 것처럼. 의식주의 소유욕망은 진화되어 왔고 그 진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 욕망은 의식주를 넘어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고자, 새로운 세계로 끝없이 펼쳐져 나간다.
책을 소유하고 싶은 욕망, 시를 쓰고 수필을 쓰고 싶은 욕망, 바깥의 나무를 내 옆에 두고 싶은 욕망, 강아지와 고양이를 내 품안에 들이고 싶은 욕망, 여행으로 자연을 안고 싶은 욕망, 취미생활로 자신만의 시간을 누리고 싶은 욕망 등의 개인 생활과 함께, 생리의 욕구, 안전의 욕구, 사회적 욕구, 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라는 매슬로우의 욕구의 5단계처럼, 자신이 얻고 펼치고 싶은 욕망이 주룩주룩 피어난다.


 셀럽건축가 유현준 교수는 어느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집 장만 욕구는 인류史 오랜 본능”이라 말했다. “의식주 가운데 ‘주’를 향한 욕망은 인간의 매우 오래된 본능이다. 자기 집을 가지려는 사람을 욕해선 안 된다. 석가모니가 설파한 무소유가 왜 속세에선 실현되기 어렵겠나. 소유는 자유와 직결된다. 소유하지 말란 것은 자유를 박탈하겠다는 얘기다.”라는 주장이 인상적이다.


옳은 말이다. 나는 여기에 집을 향한 욕망에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덧붙이고 싶다. 즉, 집은 희망이다.


돌아보니 필자의 경우, 우리 가족에게 집은 꿈이었다. 전세를 얻으며 그 전세돈은 미래를 위한 예금통장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부족한 돈을 메우려 얻은 은행빚을 갚는 일은 어쩌면 작은 월급 속에서도 차곡차곡 쌓은 적금과도 같은 일임을 살면서 알아나갔다.


이렇게 해서 집이 생겼다. 집이 생겨도 빚이 있기에 적금은 계속되었다. 그래도 이 집이 있으면 훗날에 조금 더 나은 삶의 공간으로 옮길 수 있는 자산이라 여겼고, 더 훗날 기력이 빠질 때 나와 내 가족을 조금은 지탱해주는 든든한 빽이라 믿었다. 내 이름이 담긴 이 소유물이 조금은 더, 가족의 삶에 미래를 위한 빽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되었다.


 그런데 집의 ‘소유’에 국가의 간섭 강도가 점차 세지고 있다. 현 정부 들어 24번의 집에 대한 정책이 대부분 그렇다. 게다가 그 ‘소유’ 자체에 엄청나게 높은 벽을 세워놨다. 특히나 젊은 친구들은 거의 오를 수없는 벽이다.
 그 벽을 낮추는 길, 아니면 그 벽을 오르는 사다리를 국가는 연구해야 한다. “집은 소유가 아니다”는 인간의 의식주 본성에 어긋나는 발상에서 시작하면 절대 안된다.


필자는 딸이 하나 있다. 필자는 내 딸에게 집의 희망을 얘기한다. 내 딸은 조금 일찍, 아빠처럼 집 소유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솔직히 있다. 여유가 된다면 나중에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싶은 것이 아빠 마음 아닐까 싶다. 국가도 이랬으면 좋겠다. 정말 다른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야 어쩔 수 없겠지만, 젊은이들이 집을 소유할 수 있는 그 벽을 낮추고, 그 벽에 사다리를 놓는 일 말이다. 그것이 지금 집 앞에 놓인 청년의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길이다.


 신축년 새해엔, 그 희망의 워낭소리가 크게 울려퍼졌으면 좋겠다.


[편집자 주 :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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