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번 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개최하는 가운데 금리를 인상할 지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 금통위가 이번에 기준금리를 현재 연 0.75%에서 연 1%로 인상하게 되면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제로 금리 시대가 1년 8개월만에 막을 내리게 된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 전원이 한은 금통위가 오는 25일 열리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은이 이미 10월 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시사해 온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 인상하지 않으면 시상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가파른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고 저금리 기조 속에서 가계부채가 늘고 이 돈이 부동산으로 흘러들어가 '금융불균형' 문제가 심각해 진 상황이다.
또 이번 금통위에서 이주열 총재가 내년 1~2월 추가 인상 관련 시그널을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문(통방문)에서 통화정책 완화 정도를 '점진적'에서 '적절히'로 수정했다. 문구 수정에 대해 이 총재는 "한 차례 인상 이후 무조건 건너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결정"이었다고 언급해 내년 1월 금통위에서 연속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뒀다.
이 총재는 그동안 수 차례 11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해 왔다. 한은 금통위가 지난 10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0.75%로 동결한 가운데, 이 총재 당시 기자 간담회에서 "경기 회복 흐름이 예상대로 흘러간다면 다음번(1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기획재정위원회의 한은 대상 국정감사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기준금리를 올린다고 100% 단언하기는 그렇지만, 저희가 보는 경기 흐름 예상에 따르면 11월에는 금리인상을 해도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다"고 답했다.
금통위원 역시 11월에는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이 다수였다. 한은이 공개한 지난달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2명은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냈고, 2명은 다음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1명은 금리인상 효과를 지켜보자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내놨고, 나머지 1명은 기준금리 동결을 주장하는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적 입장을 피력했다. 이 총재는 별도 의견을 개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볼 때 사실상 금통위원 7명 중 5명이 매파(통화 긴축 선호) 성향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데다 이주열 총재가 그동안 수차례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얘기해 온 만큼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확실시 되고 있다"며 "그동안 금리인상 시 대부분이 만장일치 였던 점에서 볼 때 이번에 인상하게 되면 만장일치로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그는 "이번 금통위에서는 내년 1월 금리인상 시사 여부가 더 중요할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위드코로나가 시행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공급망 차질 등 경기 부담도 커지고 있어 연속으로 인상하기 보다는 쉬었다 갈 가능성이 높다"며 "2월에는 대선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연초에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못할 경우 상반기에는 인상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 조절을 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금통위에서 한 위원은 "GDP 또는 GDP갭과 같은 총량지표만 보고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판단한다거나 비용인상 인플레이션을 근거로 긴축 전환을 서두르면 경제회복의 탄력을 둔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