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산연 "인천, 대구 등 내년 하락세 전환" 전망
'전세시장 불안해 단기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내년 인천의 주택 공급량과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격 하방압력이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열됐던 대구의 집값이 공급 및 입주 물량 증가로 하락세로 전환된 것처럼 인천 부동산 시장도 조정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인천은 서울과 경기에 비해 아직 집값이 저렴하고, 전세시장도 여전히 불안한 만큼 단기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인천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들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해 1~10월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상승률은 7.97%였는데 올해 같은 기간 20.44%나 올랐다.
다만 최근 두 차례의 금리인상, 대출규제 강화 등 영향으로 집값 상승세가 완화되고 있다. 인천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11월 첫째 주(1일 기준) 0.37% 오른 뒤 상승폭이 5주 연속 축소되면서 12월 첫째 주(6일 기준) 0.17% 상승률을 보였다.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 흐름은 실거래가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인천 남동구 '향촌휴먼시아' 전용면적 46.89㎡는 지난 11월23일 2억78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최고가인 3억3000만원(10월30일)에서 불과 한 달 만에 5200만 원가량 떨어졌다.
부평구 '동아1차' 전용 52.43㎡은 지난달 29일 5억2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는 직전 최고가인 5억8500만원(9월25일)에서 6500만원 하락한 것이다.
미추홀구 '월드스테이트' 전용 59.996㎡는 지난 10월2일 5억6000만원에서 -2.50% 떨어진 5억4600만원(11월6일)에 매매계약이 체결됐다.
인천의 아파트 실거래가 하락거래 비중은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에 따르면 11월 인천 아파트 실거래가 하락 거래 비중은 10월(27.4%)대비 12.2%포인트 확대된 39.6%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이다.
인천은 2019년부터 주택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상황이다. 내년에는 입주예정 물량도 올해보다 크게 늘어난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최근 발표한 수급지수에 따르면 내년 인천의 주택 수급지수는 109.1로 나타났다.
인천의 수급지수는 2018년 87.9로 공급부족을 나타낸 뒤 2019년 100.1을 기록하며 초과공급으로 전환됐다. 이후 104.2(2020년), 108.4(2021년), 109.1(2022년) 등 매년 지수가 높아지고 있다.
수급지수는 2017년을 기준으로 연도별 누계 수요증가량과 누계 공급량을 비교해 누적된 수급량을 평가한 것으로 기준인 '100'을 초과하면 초과공급, 미만이면 공급부족을 나타낸다.
인천은 내년 주택수요가 2만9448가구로 올해(3만2850가구)보다 줄어드는데 공급량은 3만3379가구로 누계기준 공급량이 1만7229가구 초과될 것으로 예측됐다.
아파트 입주물량도 올해(2만3164가구)보다 2만 가구 이상 크게 늘어난 4만2010가구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 금리 인상 및 대출규제 강화, 초과공급 등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인천의 집값이 조정장에 접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산연은 '2022년 주택시장전망' 보고서에서 "내년에는 인천과 대구 등 공급과잉지역과 '영끌' 추격매수로 인한 단기급등지역의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단기간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서울과 경기에 비하면 아직 인천의 집값이 저렴한 편이고, 내년 전세시장 불안 요소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산연에 따르면 내년 인천의 아파트 입주물량이 늘어나긴 하지만 전세수급지수는 89.6으로 여전히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대구는 매년 입주물량이 늘어났지만 인천은 신축이 많지는 않았던 상황"이라며 "서울과 경기에 비해 아직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고 밝혔다.
이어 "단기간 조정은 있을 수 있겠지만 전세시장 불안도 여전한 만큼 회복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