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내년에도 집값과 전셋값 모두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가운데 전세대출 금리가 무섭게 오르고 있어 서민들의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기준 KB국민·하나·우리·신한·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3.38~4.88%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9월 5대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가 2.63~3.03%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세 달 만에 금리가 1%포인트 넘게 오른셈이다.
문제는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되고 있어 전세대출 금리가 지금보다도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데 있다. 한국은행은 이르면 내년 1월 0.25%포인트 안팎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예컨대 2억원의 전세대출을 4% 금리로 받은 대출자가 연 이자로 843만원 가량을 부담했다면 내년 전세대출이 5%로 오를 땐 연 200만원 가량을 더 부담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내년에도 전셋값이 올라 전세대출 수요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보다 전셋값이 더 오르는 만큼 실수요자들이 더 많은 전세자금을 금융사들로부터 빌릴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내년 주택시장은 매매와 전월세시장의 수급불균형이 지속되며 가격상승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산연이 경제성장률, 금리 등 경제변수와 수급지수를 고려한 전망모형을 통해 주택가격을 예측한 결과 매매가격은 전국 2.5%, 전세가격은 전국 3.5%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도 내년 전셋값이 5%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주산연은 "임대차 3법으로 인한 전세물량 감소, 서울 등 일부지역의 입주물량 감소, 매매가격 급등으로 올 한해 전세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는데 이러한 추세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가(COFIX·코픽스)가 지난달 역대 최대 폭으로 상승하면서 주담대 금리는 이미 줄줄이 인상된 상태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지난 17일 기준 3.84~5.06%를 기록했다. 은행권에서는 내년 주담대 금리가 최고 연 6%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