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0여년 함께한 남편 필립공 지난 4월 먼저 떠나보내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엘리자베스 2세(95) 영국 여왕이 성탄절을 맞아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의 빈자리에서 느껴지는 허전함과 그리움을 드러냈다.
25일(현지시간) BBC, CNN 등에 따르면 95세인 엘리자베스 여왕은 이날 공개된 사전 녹화된 영상 메시지에서 "크리스마스가 많은 사람들에게 큰 행복의 시간이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들에게는 힘든 시간일 수 있다"며 "특히 올해는 그 이유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영상에서 신혼여행에서 착용했던 사파이어 국화 브로치를 착용했으며, 책상 위에는 지난 2007년 결혼 기념일을 기념하는 부부의 사진이 놓였다.
"사랑하는 필립"이라고 부르며 추모한 그는 "익숙한 웃음이 하나 사라졌다"고 말했다. 또 "그의 봉사 정신, 지적 호기심, 어떤 상황에서도 재미를 끌어내는 능력은 모두 억누를 수 없었다. 마지막 순간에도 짖궂게 반짝이는 눈망울은 내가 그를 처음 봤을 때만큼이나 밝았다"고 추억했다.
그는 "올해 코로나19가 다시 부담을 주고 있지만 캐롤을 부르고 트리를 장식하고 선물을 교환하는 등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전통이 많다"며 이런 전통과 가치를 물려주는 것이 위대한 행복의 원천이라고 덧붙였다.
엘리자베스 여왕은 코로나19로 인해 크리스마스 계획 중 일부를 취소했다. 샌드링엄 가족 모임에 참석하지 않고 윈저성에서 보내기로 했으며 성탄절 전 가족과의 점심식사도 취소했다.
여왕은 지난 4월 70여년을 함께 한 남편 필립공을 먼저 떠나보냈다. 필립공의 나이 99세였다.
한편 이날 오전 여왕이 머무는 윈저성에 침입을 시도한 1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건물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체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