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3학년도 대학입학 수시모집에서 서울권 대학과 지방대 간 경쟁률 격차가 3년 만에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는 학생은 늘고, 비수도권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은 줄면서 대학 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지방대 평균 경쟁률은 미달 수준인 6대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올해 수시모집 원서접수 마감 결과 경쟁률 6대1을 충족하지 못한 '사실상 미달' 대학 10곳 중 8곳이 비수도권 소재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대 수시모집은 6장의 원서를 접수할 수 있어 경쟁률 6대1을 넘기지 못하면 사실상 미달 상태로 평가된다.
20일 종로학원이 전국 4년제 대학 228곳 중 208곳의 수시모집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권 대학 경쟁률은 작년보다 오른 반면 비수도권 대학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서울권 경쟁률이 지방권보다 2.94배 높은 것이다.
경쟁률 6대1 미만을 기록한 96개 대학 중 77곳(80.2%)이 지방에 쏠려 있었다. 지난해는 지방대 72곳이 6대1을 넘지 못했는데, 올해는 더 늘어났다.
올해 123개 대학의 평균 수시 경쟁률은 5.72대1로 지난해 6.04대1보다 낮아졌다.
반면 서울권 대학들은 16.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해 지난해 16.01대 1보다 소폭 올랐다. 이에 서울권과 지방권의 수시 경쟁률 차이는 2년 전 서울권 14.67대 1, 지방권 5.67대 1 이후 3년 연속 벌어져 올해 가장 큰 격차가 발생했다.
전년도 대비 지원자 수도 수도권 소재 대학에 3만 2799명이 늘어난 반면 지방 소재 대학은 3만 1458명 줄었다. 서울·수도권 소재 대학과 지방 소재 대학의 경쟁률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수시는 학생 1인당 6회 지원이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6대 1 아래로 떨어진 지방대 평균 경쟁률은 사실상 미달 수준이다.
교대와 과학기술원 등 특수목적대를 제외하고 전국에서 경쟁률이 6대 1에 미치지 못하는 대학은 총 96곳인데 이 중 지방 소재 대학이 77곳(80%)을 차지했다.
지방대에 지원하는 학생은 상위권 거점 국립대학이나 서울 소재 주요대학의 제2캠퍼스를 선호했다.
전국 1위는 29.07대 1을 기록한 중앙대가 차지했고, 성균관대(28.53대 1), 경희대(27.3대 1), 서강대(27.15대 1), 한양대(26.43대 1)가 나란히 2~5위를 차지했다.
반면 지방에서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경북대는 16.24대 1을 기록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부산대 13.53대 1, 3위는 연세대 미래캠퍼스 10.79대1을 기록했다. 뒤이어 부산대 밀양 9.85대1, 충북대 9.59대 1순으로 기록했다.
카이스트 등 특수목적대를 제외한 지방권 4년제대 상위 10개대에서 강원대, 전남대, 제주대, 충남대, 경상국립대 등 5개 대는 10개대 순위에 들지 못했다. 지방 종합사립대 1위는 연세대 미래 10.79대 1, 2위는 고려대 세종 9.27대 1, 3위는 건국대 글로컬 9.03 대 1 순으로 경쟁률을 보였다.
지방권 소재 대학중 경쟁률 높은 순 대학은 경북대, 부산대 등 상위권 지거국, 과학기술원 등 특수대, 연고대 등 주요대 제2캠퍼스에 집중됐다.
울산과학기술원 14.44대 1, 대구경북과학기술원 13.96대 1, 광주과학기술원 13.81대 1, 한국에너지공과대 12.48대 1 등 순으로 지방권 특수 대학들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부의 지방대 육성 정책이 전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부터 비수도권에 있는 의대‧치대‧한의대 등 의약계열 대학은 지역인재를 40% 이상 선발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비수도권 의약계열 경쟁률은 23.6대 1로 전년도(27.3대 1)보다 낮아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서울권과 비수도권 대학 경쟁률이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고 비수도권에서도 상위권 지역거점대학과 연세대 미래캠퍼스, 고려대 세종캠퍼스 등에 집중됐다"며 "의약계열 지역인재 40% 선발 의무, 비수도권대 육성 정책에도 불구하고 정책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