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01 (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기자 수첩】 꽃피는 봄, 막말·혐오도 활짝 폈던 4.10 총선

URL복사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사람에게 인격이, 나라에 국격이 있다면 정치에도 격(格)이 있을 것이다. 인격은 ‘사람으로서 품격’으로 국어사전은 정의하고 있다. 동양에서는 짐승과 인간을 구별하는 잣대로 여겨왔다. ‘인격이 없다’는 말은 ‘양심 없다’ 말과 같이 심각한 모독으로 받아들였다. 국격은 정부와 시민사회가 갖추고 있는 정직과 신의, 배려와 관용, 민주적 의사결정 등의 사회적 자산이 국격을 이루는 가치다. 한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성취한 나라, 세계 10위권의 5030클럽 가입(인구 5,000만 명이면서 국민소득 3만 달러 넘은 나라) 국가, K-콘텐츠 문화 강국 등으로 세계인에 인식돼 있다. 그런데 최근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가 다시 드리우고 있다.

 

스웨덴의 민주주의 다양성 연구소(V-Dem Institute)에서 발표한 ‘민주주의 리포트 2024(Democracy Report 2024)’에 따르면 한국은 민주화에서 독재화로 뒷걸음질 친 나라로 분류됐다. 이 보고서는 179개국의 민주화 수준을 ‘자유민주주의지수(LDI)’로 수치화한 결과를 발표한다, 한국은 2019년 18위, 2020-21년 17위, 2022년 28위였던 것이 47위로 떨어져 이제는 라틴아메리카의 웬만한 나라보다도 더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 되었다. 

 

국격의 중요한 가치를 이루는 민주적 의사결정 시스템, 즉 정치는 어떨까? 국민의 어려움을 먼저 헤아리고 보살피는 정치, 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정치는 그저 흘러 다니는 식상한 말이 된지 오래다. 절차적 민주주의 체제로 들어선 1987년 이후 37년은 진영 간 대결 정치로 얼룩진 시간이었다. 정치가 나라 국격을 떨어뜨리는 대표 선수로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걸 장삼이사의 술자리 안주로만 치부하기에는 정치 불신이 임계점에 이르렀다. 4.10 총선 과정에서 뇌리에 남는 건 여야가 쏟아낸 막말과 극단적 혐오 부추기뿐이다.

 

비록 공직에 나서기 전 사적으로 했다지만 부적절한 발언의 인사를 공천한 것도 문제지만, 이를 이용해 상대 당에 극단적인 낙인찍기와 험한 막말 공격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 ‘나베’, ‘범죄자 집단’, ‘도둑’, ‘일베’, ‘XX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 누가 더 세고 나쁜 말을 하는지 경쟁하는 선거였다. 일개 지역구 후보가 내뱉은 말이 아니라 선거를 지휘하는 각 정당의 지도자들 입에서 나온 말이라 더 심각하다.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라 정치인의 인격과 무관치 않다. 공자가 지은 중국 노나라의 역사서인 춘추의 주석서인 춘추좌씨전에 언신지문(言身之文)이라는 말이 있다. 말은 그 사람의 인격과 심정을 나타내는 문채로, 말은 마음의 문장이라는 뜻이다. 한 마디로 언행일치를 강조하면서 말은 그 사람의 마음을 드러내는 창이라는 의미다. 특히, 정치는 말과 설득의 예술이라고 말한다. 막말과 상대에 대한 혐오가 일상화한 정치가 민생을 살피고 국민 통합을 이끌기는 어렵다. 막말은 한 번 터지면 언제 어디서 타오를지 모른다. 소시민들은 가슴에 품고 있던 말을 배설해 억하심정이나 강박관념을 해소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치인이 마음속에 담아둔 감정의 응어리를 거친 언어나 행동을 통하여 상대에게 표출하는 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일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기도 하고 말 한마디로 불구대천의 원수를 만들기도 한다. 정치인의 말은 천금과 같다고 한다. 그만큼 책임이 무거운 일이라는 의미일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청중들 앞에서는 반드시 사전에 준비해온 말만 발언했다.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유명 정치인들도 대중연설을 할 때는 반드시 사전에 적어 온 것을 읽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다. 조그만 어휘 하나가 뜻하지 않는 의미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 이어령 교수는 국격을 높이려면 “우선은 우리 안의 ’천격(賤格)‘을 걷어내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격의 대표적인 것이 천박하고 저속한 말이다. 정치가 비속어로 가득하고 상스러운 말들이 난무해서는 민주주의나 국격은 설자리가 없다. 서로 견제하고 경쟁하는 게 정치의 일상이겠지만 막말과 혐오를 부추기는 말부터 걷어내야 정치가 제일을 할 수 있다. 천박하고 과격한 언어가 정치를 망신창이로 만든다. 또 극단적 진영 대결 정치를 협치가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꾸는 작업도 시급하다. 현재의 승자독식 정치체제는 상대를 악마화해 상대에 대한 극단적 공격의 기제로 작동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헌법을 고쳐서라도 협치가 가능한 정치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경제

더보기
산업부, 8월 수출입 동향…반도체 역대 최고 실적에 수출 3개월째 플러스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지난해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역대 최고 실적에 수출이 3개월째 플러스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대미 수출은 관세 조치 대상 품목인 자동차·일반기계·철강 등이 감소하며 두자릿 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미국 정부의 관세 영향에도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것에 힘입어 3개월 연속 수출 플러스(+)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도 7개월 연속 흑자를 달성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갔다. 반도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것에 힘입어 사상 최대 수출액을 2개월 만에 경신했다. 자동차는 미국의 25% 품목별 관세 부과에도 3개월 연속 수출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과 중국 수출은 모두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미 수출은 관세 조치 대상 품목인 자동차·일반기계·철강 등이 감소하며 두자릿 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대중 수출은 대다수 품목에서 수출 감소세를 보였지만 반도체 수출 증가로 낙폭을 줄였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8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증가한 484억 달러(81조2344억원)을 기록했다. 수출은 6월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3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바다와 가을 바람, 재즈 음악, 와인의 향이 어우러진 축제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부산의 바다와 가을 바람, 재즈 음악, 와인의 향이 어우러지는 감성적인 테마의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페스티벌 시월(Festival Shiwol)’의 서막을 여는 음악 축제 ‘부산재즈페스타 2025’가 9월 20일(토)과 21일(일) 양일간 부산 동구 북항친수공원에서 개최된다. 아이엠아이의 주최/주관으로 올해 처음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은 바닷가에서 자연과 재즈를 배경으로 피크닉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음악 축제로, 기존의 ‘부산국제록페스티벌’과 함께 부산을 대표하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특히 ‘2025 부산 월드드론페스티벌’과 공동 개최돼 2000대 드론이 펼치는 불꽃 드론쇼와 미국, 베트남, 중국이 참여하는 드론 콘테스트가 함께 진행된다. 단순한 음악 공연을 넘어 재즈와 드론 아트가 결합된 이색적인 무대로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할 예정이다. 부산재즈페스타 2025는 국내외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총출동해 관객을 재즈의 매력 속으로 안내한다. 부산재즈페스타 2025는 부산시 동구 북항친수공원 랜드마크 부지(가칭)에서 열린다. 6만㎡ 이상의 넓은 공간과 북항대교를 배경으로 가을 바닷바람을 맞으며 펼쳐지는 무대는 부산만의 독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