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재욱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10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은은 이날 오후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한다.
뉴시스가 6일 금융시장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7월 기준금리 전망 향방을 문의한 결과 이들은 대부분 "한은이 7월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소비 및 내수 위축으로 소폭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춰잡은 데 이어 현대경제연구원 등 민간 연구소들도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 전망
금리 변동은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출범한 이후로 미뤄둘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내수 부진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이 같은 현상이 일시적인지 장기적인지 판단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한은이 이날 GDP를 예상보다 큰 폭 낮출 경우 향후 금리 조정의 시그널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성욱 한국금융연구원 거시경제금융실장은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경제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경우에는 금리 정책을 종전대로 끌고 가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반대의 경우에는 금리 조정 시그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개월 째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로 동결을 외치는 상황이 깨질 수도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내수가 좋지 않은 상황이기에 경제지표를 보고 금리를 움직여야 한다는 게 중론일 것"이라면서도 "일부에서 '경기 진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임 팀장은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있었던)연초에는 인상론이 대세를 이뤘지만 지금은 인하도 배제할 수 없다"며 "재정과 통화정책이 같이 갈 수 있는 타이밍을 고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장률 0.2%포인트 가량 끌어내릴 듯
전문가들은 한은이 '7월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8%로 0.2%포인트 낮출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4월 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0.2%포인트 올려잡은 바 있다. 통계 기준년 개편으로 지난해 성장률이 상향 조정된 것을 기술적으로 반영한 결과였다.
김선태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 거시금융팀장은 "4.0%에서 3.8%로 수치가 낮춰져도 기존의 성장경로는 대체로 유지될 것"이라며 "2.5%의 금리 수준이면 잠재성장률과 물가 기준 등에 견줘 봐도 경기부양적인 성격이 있다"고 봤다.
김 팀장은 "글로벌 경제의 회복이 예상보다 느리고 수출증가율이 조금씩 둔화되고 있다"며 "내수 요인보다는 대외 요인이 경기전망 하향 조정의 주요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김완중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6월 경제지표는 세월호 영향이 어느 정도 사라지면서 4~5월보다 소폭 개선되긴 하겠지만 근본적인 흐름의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애초부터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높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부진 현상이 고착화되는데다 전반적으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전망의 새로운 균형점을 찾아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 같은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이 금리인하로 연결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는 설명이다.
김진성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거시분석실장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다고 해서 금리인하정책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기준금리를 조정한다는 것은 큰 충격이나 다급한 변화가 아니고서는 고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은 금리가 높아서 내수가 위축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기부양이 필요하다면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재정정책을 쓰거나 부동산 정책에 대한 논의를 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