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한국 증시를 빠져나가기 바빴던 외국인이 한 달만에 귀환했다.
16일 유가증권 시장에 외국인 투자자는 2175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30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했다.
지난 8월5일부터 전일(15일)까지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물을 연이어 쏟아내며 5조5419억원의 자금을 회수한 바 있다.
미국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안도감의 영향으로 이날 외국인 투자자가 매수로 돌아설 수 있었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전일 미국의 8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2% 증가, 산업생산은 0.4% 하락하는 등 경제 지표가 지지부진했다는 점이 9월 이후 인상설에 힘을 실었다.
미국 다우존스 산업지수와 나스닥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1.40%, 1.14% 상승 마감했다는 점도 한국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 일각에서는 그간 외국인 한국 시장에서 매도 행렬을 이어온 데 대한 반발 성격의 매수 물량도 일부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건설과 자동차, IT, 화학, 철강 등 낙폭이 컸던 업종이 장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외국인이 저평가 대형주에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다만 추세적으로 외국인이 돌아왔다고 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지난 30일처럼 급격한 매도 흐름은 다소 완화되겠지만, 여전히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10월, 그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미국이 금리 인상을 계속 늦추게 되면 지금의 안도감이 구조적인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감으로 바뀔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삼성증권 오현석 투자전략 센터장은 "이날 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제로금리 10년했는데 금리 못올린다. 그러면 미국이 구조적으로 못 살아난다는 심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현지시간 16일과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