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승리 기자]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에서는 자녀가 많고, 소득이 낮을수록 조세 부담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고소득자 미혼 가구의 조세부담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보다 절반 수준인 반면, 자녀가 둘이 있는 저소득 한부모 가정의 경우 OECD 평균과 비슷했다.
소득이 낮을수록, 또 자녀가 많을수록 세제혜택을 주는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반대로 소득이 낮고 자녀가 많을수록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이다.
8일 OECD의 '2015년 임금 과세(Taxing Wages)'를 보면 우리나라에서 평균 임금의 167%를 받는 미혼 가구가 부담하는 세금은 23.2%로 OECD 평균 조세부담률(40.4%)과 17.2%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우리보다 세금을 더 적게 내는 OECD 회원국은 칠레, 멕시코, 뉴질랜드 등 3개 나라뿐이다.
OECD와의 세금 격차는 소득이 낮아질수록 줄었다. 우리나라 평균 소득의 미혼 가구 조세부담률은 임금의 21.5%로 OECD 평균(36%)과 14.5포인트였다. 평균 소득의 67%인 미혼 가구의 조세부담률은 격차가 13.4포인트로 줄었다.
임금이 적을수록 조세 부담이 적은 다른 나라와 달리 한국은 임금과 조세 부담의 상관관계가 상대적으로 적다.
평균 임금을 받으며 자녀가 두 명인 외벌이 가구의 조세부담률은 OECD 평균과 격차가 더 줄어든다. 이들 가구의 조세부담률은 19%로 OECD 평균인 26.9%와 비교해 7.9%포인트 차이에 불과했다.
고소득 미혼 가구에서 OECD 평균과의 차이가 17.2%포인트가 나는 것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었다.
저소득이며 자녀가 많은 가구의 경우는 조세 부담률이 OECD 평균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평균 임금의 67%를 받으면서 두 자녀를 거느린 한부모 가구의 경우 조세 부담률은 16.9%로 OECD 평균(17.9%)과 불과 1%포인트 차이였다.
조세 부담률만 놓고 보면 한국은 자녀가 많고 소득이 적을 수록 불리한 세금 구조를 갖고 있다.
안창남 강남대 교수는 "OECD 회원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비과세 감면이 많기 때문에 고소득층의 경우 세금 부담이 낮은 편"이라며 "점진적으로 최고세율 인상과 함께 비과세 감면을 줄여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