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선광 기자]안승아(당시 4살)양 암매장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22일 피의자인 계부 안모(38)씨의 심리를 분석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청주청원경찰서는 이날 충북경찰청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 홍희선 경사(32·여) 등 3명을 투입해 안씨가 승아 양의 시신을 암매장한 경위 등을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홍 경사 등은 살인사건 등 강력사건 해결에 공을 세운 베테랑 프로파일러다.
안씨에 대한 조사는 이날 오전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 이어 오후 1시부터 3시간여 동안 성장 과정과 결혼, 승아양 암매장 등에 대해 프로파일러가 질문하고 안씨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경찰은 안씨가 승아양 암매장 관련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 진술을 번복하는 등 수사에 혼선을 주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안씨는 1차 피의자 조사에서 "아내(한모씨)가 딸 아이를 때리는 모습을 봤다"고 진술했다. 이어 2차 조사에서는 아내 한씨의 학대에 의한 살해, 딸 시신 방치 사실 등을 추가로 털어놨다.
그는 '퇴근해 집에 와 보니 아이가 죽어 있었고 그날 밤 아내와 함께 진천 야산에 암매장했다'고 했다. 하지만 '시신을 이틀 간 베란다에 방치했다가 암매장했다'고 다시 말을 바꿨다.
경찰의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도 아내 한씨가 단독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자신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는 태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승아양 사망 경위 등 수사에 속도를 낼만한 내용이 담긴 한씨의 친필 메모를 확보했다. 경찰은 이 메모지를 주목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노트' 분량의 메모지를 확보했다. 승아가 죽기 전부터 친모가 썼던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기 3대도 확보한 경찰은 부부가 주고받은 통화내역, 문자메시지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안씨는 2011년 12월께 딸이 숨지자 아내와 함께 충북 진천의 한 야산에 시신을 파묻은 혐의로 구속됐다.
딸 시신을 함께 암매장한 한씨는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내용의 유서와 함께 번개탄을 피워 놓고 18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 한씨는 연기 흡입으로 질식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안씨는 3차 피의자 진술조사에서 진술을 번복하고 합리화하는 부분도 있다"며 "진술의 모순점을 찾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