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5.11 (토)

  • 흐림동두천 19.3℃
  • 구름많음강릉 27.1℃
  • 서울 20.8℃
  • 흐림대전 23.3℃
  • 흐림대구 23.7℃
  • 흐림울산 21.9℃
  • 흐림광주 24.5℃
  • 흐림부산 20.7℃
  • 흐림고창 23.1℃
  • 흐림제주 24.8℃
  • 흐림강화 16.8℃
  • 구름많음보은 23.9℃
  • 구름많음금산 24.4℃
  • 흐림강진군 23.8℃
  • 흐림경주시 24.0℃
  • 흐림거제 20.6℃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여인상 속에 담은 삶의 여정

URL복사

조각가 송진화 3년만의 신작 전시 ‘Here and Now’
17일~9월19일 아트사이드갤러리에서 나무조각 25점 전시



[시사뉴스 이화순 기자] 나무를 재료로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작가 송진화(55)가 17일부터 9월19일까지 서울 통의동 아트사이드 갤러리에서 3년만에 신작 전시를 갖는다. 25점의 신작들은 재료의 물성에서 느껴지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자아내며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는 작가가 살아온 인생의 여정을 돌아보게 하고, 마치 우리의 모습을 투영하는 듯하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작은 아이만한 여인 목조각들이 보인다. 마치 피노키오가 제페토 할아버지의 아들이 되면서 생명을 얻는 과정을 보는 것 같다고 할까. 작품들 사이에 앉아 사진을 찍는 작가의 모습이 그 목조각과 함께 호흡하는 가족의 모습이다. 엄마가 따로 없다.

송진화 작가는 본디 세종대학에서 동양화를 전공했다. 그러다가 마흔 언저리에 꼭두 인형에 반해 나무 조각을 생각하게 됐다.
“2006년부터 나무를 깎아 작업하기 시작했다. 살아가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을 나 같은 여인상에 담아서 표현해보고 싶었다.”

나무로 조각된 여인상은 작가가 살아온 인생의 여정을 돌아보게 하고, 마치우리의 모습을 투영하는 듯하다. 때론 성숙하게, 때론 매력적이고, 위트있는 표정과 몸짓도 보인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의 작품은 평범한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전한다. 

여인상으로 표현해낸 다양한 감정들

3년 전 전시에서 그는 전시 공간을 마치 연극무대처럼 연출했다. 그때 이야기가 있는 전시구성을 선보였다면, 이번에는 작품 하나하나에 집중하여 재료의 물성과 작품의 내용, 조형적 특징을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작품을 통해 내면을 줄곧 표현하곤 해온 그는, 어린 시절에 겪었던 불안 요소들, 그리고 아직까지 치유되지 않은 우울, 슬픔, 분노 등 희노애락과 상처까지 작품에 담아냈다.

그런데 이 여성들은 삶에 힘겨워하고 분노하기 보다는 주어진 상황을 인정하고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래서인가. 관람객도 덩달아 작품에서 위로를 받고 상처를 치유를 받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정진 큐레이터는 “송진화의 여인상은 저마다의 개성적인 표정과 시선, 다양한 몸짓으로 우리의 삶을 이야기한다”면서 “작품 속 여성은 대체로 코와 입이 없이 눈의 생김새와 눈빛, 시선만으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드러내거나, 활짝 웃는 입모양과 눈매가 특징적인 작품들이 있다”고 소개한다.


‘인간의 내면’, ‘삶의 흔적’을 조각

작품 재료는 주로 소나무, 오동나무,은행나무, 참죽나무, 향나무 등이다. 나무마다 특성을 살리고, 고유의 결과 옹이를 효과적으로 보여준다. 작품에 따라 그 기법을 달리해 자신만의 효과적인 표현방식을 만들어내는데, 대체로 나무의 거친 표면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단아하게 다듬어냈다.

작가는 작업할 때는 여인상의 얼굴 부분과 같이 매끈하고 윤기가 나도록 완벽하게 다듬는 방식을 선호하면서도, 울퉁불퉁한 나무의 결을 극대화시켜 표현하거나 면적인 요소를 강조해 깎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여인상 얼굴에 덩그러니 눈만 있는 것이 다수다. 코와 입이 없이 눈의 생김새와 눈빛, 시선만으로 자신의 감정 상태를 드러낸다. 이에 반해 '그럼에도 불구하고'(2018), '오 예스!'(2018), '우리의 날은 아름다웠다.'(2016) 등과 같이 치아가 보이도록 활짝 웃는 입모양과 눈매가 특징적인 작품들이 있다. 

또한 인물의 손 모양이 섬세하게 표현되어 주목할 만하다. 여성이 지닌 다양한 손동작은 풍부한 표정과 특유의 에너지를 전한다. 작가는 손 부분을 조각할 때 유난히 공을 들이고 열정을 쏟는다.

이에 대해 작가는 얼굴의 표정은 일시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숨길 수 있지만 무의식 속에 행동하는 손은 솔직함이 잘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작품속 여성은 저마다의 표정과 몸짓으로 감정을 표현하고 전달하고 있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 작품 속 여성은 작가 자신과 외형적·정서적으로 많이 닮아있다. 짧은 머리에 둥근 얼굴형, 거짓이나 숨김없이 감정을 드러내는 눈빛 등이 그러하다.

작가는 “작품을 하다보면 작품 속에 본인의 내면을 반영하게 된다. 실제로 어린시절에 겪었던 불안 요소들, 그리고 시간이 지나도 치유되지 않은 부분, 불안, 우울, 슬픔, 분노 등도 드러낼 수 밖에 없는데, 그러다보면 작품을 해가며 울기도 하고 내 면을 치유받기도 한다 ” 고 말한다.

그 때문인지 그의 작품들은 감상을 하면서 대화가 되고 마음을 나누게 된다. 여인상은 홀로 등장하거나 동물과 함께 표현된다. 이 동물은 여성의 머리 위에 당당하게 올라가 있거나, 때로는 여성과 함께 물구나무를 서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작가는 자신이 키우던 강아지의 모습과 꼭 닮은 존재를 친구처럼, 또는 자식처럼 표현한다. 짐이 될 수도 있지만 서로 위로가 되고 의지되는 존재를 통해서 상실감, 외로움을 이겨내는 모습이다.

“인생이란 열심히 살아야하고 가치 있고 보람차게 살아야 한다고 다짐하며, 정말 그렇게 묵묵히 살아왔다”는 송진화 작가는 "힘들고 마주하기 싫었던 순간들을 견뎌가며 자신에게는 매우 혹독하게 채찍질했다. 하지만 이제는 지금까지 열심히 살아온 자신을 격려하고, 내가 어디에 놓여있는지 바라보며 ‘여기, 지금’을 누리고 싶다"고 말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민주 초선 당선인, ‘채상병 특검’ 수용 촉구 농성 돌입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제22대 국회 초선 당선인들은 10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조건 없는 '채 상병 특검법' 전면 수용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은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에서 '해병 특검 관철을 위한 초선 당선인 비상행동 선포식'를 갖고 윤 대통령이 채 상병 특검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더 큰 규모의 공동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어제 윤 대통령의 취임 2년 기자회견이 있었다. 지난 총선 대다수 국민들이 요구해 온 채 해병 특검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었다"며 "윤 대통령 자신과 대통령실이 연루된 의혹 사건에 대한 특검을 거부하는 건 스스로 진실을 은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특검을 거부한 자가 범인이라고 주장해 왔다. '셀프 면죄부'를 통해 진실을 회피하는 게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책임있는 태도로 채해병 특검을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은 윤 대통령에게 특검 수용을 압박한다는 의미에서 이날부터 국회 본청 앞 농성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선포식에 참여한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 생명을 놓고 흥정하듯 조건부 특검을 운운하는 것 자체가 오만"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3D 입체영상 대형 LED 화면으로 감상하는 '경복궁' '첨성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다가오는 5월 17일 ‘국가유산청’출범을 맞이하여 5월 10일(금)부터 19일(일)까지 서울역 대합실(2층) 내 공항철도 입구(서부역 방면)에서 「국가유산 디지털 홍보관(이하‘홍보관’)」을 운영하며, 이를 기념하는 개관식을 5월 10일 오전 11시에 개최한다. 이번 홍보관은 서울역을 오가는 국내외 이용객들에게 국가유산 체계 전환과 ‘국가유산청’의 출범 소식을 홍보하고, 국가유산의 미래 가치를 담은 국가유산 디지털 콘텐츠의 개발·보급을 위한 다양한 정책과 활용사례(성과)를 널리 알리려는 취지로 운영된다. 홍보관에서는 국가유산청 디지털 정책 홍보 영상과 국가유산 3차원(3D) 입체영상을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화면을 통해 시청할 수 있고, 「경복궁」, 「경주 첨성대」, 「금관총 금관 및 금제 관식」 등 다양한 국가유산을 소재로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3차원 입체 사진(홀로그램), 양방향(인터랙티브) 기술 등의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제작한 국가유산 디지털 콘텐츠들을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개관식에는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서영석 서울역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하며, 개관 기념 축사를 비롯해 국악 비보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