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 철강업계가 미국의 관세 장벽 강화와 중국 공급 과잉, 일본 슈퍼 엔저 등 3중고로 사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7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16일까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34개사를 대상으로 올 1분기 실적을 조사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영업익은 50조5613억원으로 전년 동기 32조1749억원 대비 57.1% 급증했다.
그러나 '3중고'로 직격탄을 맞은 철강업종은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이 1조1,136억원에서 올해 1분기 7,505억원으로 30%나 줄었다.
중국이 자국 건설경기 침체로 자체 수요가 줄어들자 남은 물량을 싼 값에 수출 시장에 내놓아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 과잉을 불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철강 수출은 40% 증가했다.
이렇게 중국산 저가 철강 물량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미국은 지난 14일 중국 철강 관세를 기존 7.5%에서 25%로 3배 넘게 인상해 관세 장벽을 더 높였다.
이에 따라 미국으로 수출됐던 중국산 철강이 대거 한국을 비롯한 또 다른 국가들로 유입되면서 가격 하방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873만톤으로 전년 대비 29.2% 증가했다.
설상가상으로 품질이 뛰어난 일본 철강재도 엔화 약세 효과를 누리며 가격 경쟁력을 업고 점유율을 계속 늘리고 있다.
산자부는 이날 오전 이승렬 산업정책실장 주재로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주요 철강기업과 '철강 수출입 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 철강업계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민관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이승렬 산업정책실장은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 및 수요부진, 주요국의 철강 관세 장벽 강화 등으로 국내외 여건이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요국과 소통해 적극 대응하고, 중장기적으로 국내 철강업계가 외국 철강사들과 공정하게 경쟁할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