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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아침향기] 허둥대는 초미세먼지 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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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예일대와 컬럼비아대 공동연구진이 '환경성과지수(EPI, 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 2016'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특히 우리나라에겐 충격적이랄 자료들이 나왔는데,  이를 보고 내놓은 건지 정부 여당의 대책이 또다른 논란을 부추기기도 했다. 이 논문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공기의 질은 100점 만점에 45.51점을 얻어 전체 180개 나라 가운데 173위를 차지했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 노출 정도는 174위, 이산화질소(NO2) 노출 정도는 180위로 꼴찌를 차지했다.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였다. 

이런 충격적 자료가 아니더라도 기상청이 친절하게 아침마다 날라다 주는 미세먼지 예보 상황 혹은 실생활 속에 우리의 코끝은 통해 느끼는 감을 통해서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만 해도, 며칠 간 뿌연 하늘이 서울 시민들을 감쌌고 역대 최고치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우리의 숨을 턱턱 막히게 했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정부의 정책방향은 문제의 해결과는 반대로 가는 것 같아 뿌연 하늘만큼이나 우리의 미래를 암담하게 한다고 아우성이다. 갈수록 삶의 질이 나빠지는 상황이라 걱정이 앞선다.

우리가 말하는 초미세먼지는 화산폭발, 황사, 화재, 꽃가루, 미생물, 바다의 물보라 등에 의해 자연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장, 발전소, (경유)자동차 등에 의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 비중이 더 크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2011년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 통계에 따르면, 한국에서 가장 많은 초미세먼지를 배출하는 배출원은 공장과 발전소 등의 제조업연소로 전체 배출량의 40.4%를 차지했다. 또한 공기 중의 화학 반응으로 2차 생성되는 비중도 매우 크다는 보고다.

이러니 일반 서민들이 많이 타는 경유차라든가 서민들의 최고의 식단, 곧 삼겹살구이같은 직화구이가 애꿎은 원흉쯤으로 몰리면서 정부의 대책 아닌 대책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와 여당간에도 최근 엇박자가 연출되기도 했다. 여당으로선 더욱 표 떨어지는 정책이 못마땅하고, 해당 정부 부처는 여론눈치를 살피는 모습이다.

자료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는 2013년에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1급 발암물질로 지정되었고, 호흡기는 물론 피부로도 침투가 가능해 심장질환 등 심각한 위해를 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환경청(EEA)이 2015년에 보고한 자료에서도, 2012년 유럽 전역에서 초미세먼지로 심혈관·폐 등과 관련된 각종 질환으로 조기 사망한 사람이 약 7만5000명으로 추정된다. 세계질병부담(Global Burden of Disease) 연구에 의하면 2010년 한 해 초미세먼지로 320만 명이 조기 사망하였고, 국내 조기 사망자수는 약 2만3000명에 달했다. 

이런 건강상의 악영향으로 인해 선진국들은 석탄화력발전소를 감축, 재생가능에너지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은 미국 내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탄소 배출 규모를 2005년 배출량 기준 2020년까지 20%, 2030년까지 30% 감축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미 2002년 633기였던 석탄화력발전소가 2012년에는 557기로 감소했다.

독일의 경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의 단계적 축소와 재생가능에너지원 확대를 결정했다. 특히 2030년까지 전체 전력의 50%, 2050년까지 80%를 재생가능에너지원으로 대체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리고 실제로 2010년 이후 전체 전력 생산량 중 재생가능에너지는 52.6TWh가 증가했다. 이는 원전의 축소를 메우고도 남을 양이다.

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경유차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는 경유차 퇴출 운동이 한창이다. 지난 4년간 유럽연합의 경유차 신차 등록 비율을 보면, 전기차 보급이 가장 앞선 노르웨이의 경우 35% 포인트 급감했다. 프랑스와 덴마크 등도 15% 포인트 이상 줄어들었다. 전체 자동차 중 경유차의 비중도 최근에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디젤승용차 신차가 곧 사라지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나온다.

프랑스에서는 다른 나라보다 경유차 축소 운동이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경유차는 '더러운 차'라고 공식적으로 명명하고, 몇 년 내로 경유차의 생산 자체를 금지시킬 계획이며, 2020년부터 아예 시내 진입을 금지할 계획이다. 또한 경유차의 경우 도심에 들어올 때 내는 혼잡통행료(2만 원 가량)를 2020년부터 두 배 인상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만 거꾸로 가는 것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우리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석탄수입국으로 통한다. 그리고 수입 석탄은 주로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는 화력발전에 사용하고, 석탄을 통한 전력생산량도 세계 6위에 올라 있다. 이런 상황도 문제지만 유럽 선진국의 추세와는 정반대로 석탄화력발전을 점차적으로 늘리려는 정책이 더 큰 문제한 지적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경유차 축소 운동과는 정반대로 경유차 소비 활성화 정책이 한창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경유차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지난해 신규 등록된 경유차는 96만 여대로 전체 183만 대의 절반을 넘어섰다. 최근 5년 새 경유차 비중은 20%포인트 넘게 확대됐다. 신규 수입차의 경유차 비중은 10대 중 7대에 근접한다. 올해 1분기 신규 등록 차량도 경유차가 휘발유차보다 많다는 보고다. 경유차 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는 세계적 추세와 달리 한국 정부가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유럽 제조사들은 우리나라를 자국의 ‘경유차 처리 시장’으로 삼고 있다.

경유차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유 중의 핵심적인 것은 무엇보다도 정부의 유류가격 정책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경유 값이 휘발유 값보다 싼 반면 미국은 경유 값이 더 비싸다. 우리나라의 낮은 경유 가격은 경유차가 대기오염의 주범임을 알리는 전 세계적 경고에도 불구하고 경유차의 활성화를 위해 고수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대기오염 문제를 고려해서 경유 가격을 휘발유 보다 더 비싸게 책정한다.

당장에 경유차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차 개발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면 그 이전까지라도 경유차-휘발유차 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시급히 이뤄져야 국제적으로 불명예스런 이름을 빨리 벗을 수 있을 것같다.  초미세먼지로 고통받는 국민들이 늘고있음에도 정관계와 산업계 학계 사회 일반이 머리를 맞대며 논의하면서 이해를 구하는 모습을 보기가 어려운 현실이 안타깝다.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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