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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독재는 짧고 예술은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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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리스트 예술가들 작품으로 저항... 시국 비판적 작품 쏟아져


[시사뉴스 정지혜 기자]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대해 예술가들은 ‘독재는 짧고 예술은 길다’는 구호로 저항하고 있다. 예술의 기본 정신은 저항인 만큼, 권력에 비판적인 예술인들을 ‘블랙리스트’로 분류하는 행동은 오히려 예술의 저항성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왔다. 더구나 ‘더러운 잠’을 둘러싼 논란은 야당조차 박근혜의 ‘블랙리스트’에는 비판적이면서도, 표현의 자유는 인정하지 않는 이중적 인식을 드러내며 예술에 대한 탄압적 풍토를 상기시켰다. 예술가들은 예술로 말한다. 문화 전반에 저항예술이 어느 때보다 넘치는 이유다.


광장에 천막 치는 예술가들


이달 출간된 ‘검은 시의 목록’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시인들의 작품을 모아 엮은 시선집이다. 원로 신경림 강은교 시인부터 박준 박소란 등 젊은 시인에 이르기까지 99명 시인의 시를 한데 모아서 펴낸 것은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얼마나 비극적이고 잘못된 일이지 밝혀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최초로 제기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도종환 시인은 “블랙리스트 작성은 유신시대 검열 회귀, 분서갱유와 다름없다”며 “앞으로 시인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은 더욱 강건한 모습으로 대처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책을 엮은 시인 안도현은 “누군가는 시인들을 검은색 한 가지로 칠하려 했지만, 시인은 그리고 인간은 한가지 색으로 결코 칠해질 수 없는 존재다”라고 말했다. 시인 유병록은 “잘못된 일을 잘못되었다고 말한다고 해서 블랙리스트라고 부른다면, 우리는 언제나 블랙리스트일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미술관 공연장을 박차고 나온 현장예술도 활발하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궁핍현대미술광장’은 촛불항쟁 사진전에 이어 판화전을 열었다. ‘궁핍현대미술광장’을 주최하고 있는 예술가들의 모임인 ‘광화문 미술행동’은 전시 외에도 촛불집회에 참여해 직접 작품 활동을 하는 등 직접적인 항의와 작품 공유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광화문에 세워진 천막극장 ‘광장극장-블랙텐트’도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2월 초에는 드림플레이 테제21의 ‘검열언어의 정치학 : 두 개의 국민’이 공연됐다. 검열 언어가 우리에게 어떤 폭력을 가하는지 살펴보며 그 언어 속에 은폐된 정치철학과 공공예술 사이의 연관성을 파악하는 작품이다. 이어, 진도 민중을 통한 근현대사의 비극을 조망한 연희단거리패 ‘씻금’, 세계사의 상징적 선언문들과 저항적 시와 노래로 구성된 무브먼트 당당의 ‘광장 꽃, 피다!’가 공연됐다. 2월 중순에는 노동3권 보장을 주장하는 노동극 ‘노란봉투’가 소개됐다. 24일까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연극 ‘킬링타임’이, 27일부터 3월2일까지는 무용가들이 참여하는 ‘몸, 외치다!’가 예정돼 있다. 그룹 14feet ‘묵음’, ‘최순실 게이트’ 관련 1인 시위에 참여한 무용수들의 협업 무대인 ‘정오의 1인’, 두 댄스 씨어터의 ‘퍼즐(Puzzle)’, 민족춤협회 ‘삼삼한 날에’ 등이 참여한다.


기득권에 대한 비판과 부조리 고발


공공극장인 서울문화재단의 남산예술센터조차 올해 라인업을 사회성 짙은 작품들로 잡았다. 최근 발표한 ‘2017 시즌 프로그램’은 기득권과 전체주의 권위주의에 대한 저항과 부조리에 대한 고발로 가득하다.


5월13일~6월4일 공연예정인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연극 ‘개구리’ 연출가인 박근형 극단 골목길 대표가 대본을 쓰고 직접 연출한 작품이다. 박근형 연출가는 박근혜 정부의 블랙리스트의 상징적 인물이다. 박정희 대통령을 풍자한 연극 ‘개구리’로 인해 박근형 연출가는 각종 지원에서 탈락되는 등 노골적인 탄압을 받아 연극계 전체에 거센 저항을 몰고오는 시발점이 됐다. 하지만,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작년에 초연돼 월간 한국연극 ‘2016 연극 베스트 7’,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제53회 동아연극상 작품상과 시청각디자인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실제 고등학생이 참여해 현대사회의 강요된 질서와 집단주의의 모순에 돌직구를 날린 김수정 작·연출의 ‘파란나라’도 11월2~12일 다시 관람할 수 있다. 고수희와 초연 무대에 섰던 강지은 이원재 서동갑 김동원 등을 비롯해 손진환 이기현이 가세해 새로움을 더한다.


시즌프로그램에 창작초연으로 선보이는 작품 또한 주제와 형식 측면에서 ‘동시대성’에 집중했다. 지난해 12월2일에 발표된 정기공모 선정 작품은 구자혜 작·연출의 ‘가해자 탐구- 부록:사과문작성가이드’, 전인철 연출의 ‘국부 國父’, 고영범 작·이성열 연출의 ‘에어콘 없는 방’ 등 세 편이다.


이들 작품은 최근에 문학 미술 등 다양한 장르에서 화두에 올랐던 성폭력 문제와 우리 사회를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남북의 국가적 우상, 질곡의 한국 현대사 속에서 난파된 디아스포라 인생을 다루고 있다. 세 작품 모두 우리 사회를 옥죄는 국가 시스템과 인간의 존엄성을 위협하는 거대한 폭력에 시선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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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가담 공직자 조사 착수 전 자발적 신고하면 징계 안 한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부가 12·3 비상계엄에 가담한 공직자가 조사 착수 전 자발적으로 신고하면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6일 국무조정실 등에 따르면 정부는 이런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자발적 신고자에 대한 징계 면책·감면 기준을 마련했다. 국무조정실은 ‘자발적 신고자는 확실히 보호된다’는 해당 방침을 전 부처에 신속히 시달할 방침이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2일 대통령실 청사에서 개최된 국무회의에서 “곳곳에 숨겨진 내란의 어둠을 온전히 밝혀내서 진정으로 정의로운 국민 통합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며 “내란 가담자에 대한 확실한 처벌과 단죄가 필요하다”며 ▲반인권적인 조사는 없어야 함 ▲자발적 신고에 대해선 감면·면책을 지시한 것에 따른 것이다. 국무조정실은 이 기준에 대해 “헌법존중 정부혁신 TF(Task Force)의 활동이 처벌 자체에 목적을 두기보다 자발적 신고를 통해 은폐된 사실을 밝혀내 12·3 비상계엄 선포와 같은 비극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정확히 기록해 두어야 한다는 취지를 반영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공직자가 조사 착수 전 자발적으로 신고하면 징계요구를 생략하고 필요하면 주의·경고 등으로 처리한다. 조사 착수 후 초기 단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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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또 만지작…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 건가
또 다시 ‘규제 만능주의’의 유령이 나타나려 하고 있다. 지난 10.15 부동산 대책 이후 규제 지역에서 제외되었던 경기도 구리, 화성(동탄), 김포와 세종 등지에서 주택 가격이 급등하자, 정부는 이제 이들 지역을 다시 규제 지역으로 묶을 태세이다. 이는 과거 역대 정부 때 수 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낳았던 ‘풍선효과’의 명백한 재현이며, 정부가 정책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땜질식 처방을 반복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규제의 굴레, 풍선효과의 무한 반복 부동산 시장의 불패 신화는 오히려 정부의 규제가 만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 곳을 묶으면, 규제를 피해 간 옆 동네가 달아오르는 ‘풍선효과’는 이제 부동산 정책의 부작용을 설명하는 고전적인 공식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10.15 부동산대책에서 정부가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규제 지역으로 묶자, 바로 그 옆의 경기도 구리, 화성, 김포가 급등했다. 이들 지역은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거나, 비교적 규제가 덜한 틈을 타 투기적 수요는 물론 실수요까지 몰리면서 시장 과열을 주도했다. 이들 지역의 아파트 값이 급등세를 보이자 정부는 불이 옮겨붙은 이 지역들마저 다시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만약 이들 지역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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