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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안의 풍수의 세계

깜짝 놀랄 ‘풍수지리’의 세계 <제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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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고층 아파트는 흉가?...“4·5층까지 좋은 기운 이어져”

서점가에서 불황을 모르는 코너 중의 하나가 풍수지리, 사주팔자 관련 코너다. 풍수지리가 일반에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1986년경이다. ‘수맥과 풍수’라는 책과 언론을 통해 널리 알려진 임응승 신부였다는 것은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본격적으로 바람과 물의 원리로서의 풍수지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최창조 교수에 의해서다. 서울대와 교수라는 타이틀만으로도 풍수의 논리가 사회적으로 확산되는데 기여한 바 크다 하겠
다. 이로부터 시작된 풍수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세계적인 열풍은 오늘날 10여 곳에 이르는 전국의 대학에서 풍수지리 관련 학과와 대학원과정이 개설되는데 이르렀다. 사회교육원과정에서 빠지지 않는 과정이 풍수 관련 프로그램이다. 세계적인 유행도 만만찮다. 바야흐로 풍수지리의 르네상스가 열린 것이다.


최창조는 그의 ‘땅의 논리, 인간의 논리’에서 “이기적으로 타락한 엉터리 잡술 부스러기의 풍수를 불식하고 정통의 풍수사상가들이 가르침을 내렸던 대동적인 삶터 이루기에 나서자”며 “더럽혀질대로 더럽혀진 자연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을 풍수에서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그는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명당을 이룰 수 있게 하기 위하여, 가진 자들의 발복풍수를 위해서 명당을 찾아나서는 것이 아니라 명당을 만들어 나가는 ‘모든 땅의 명당화’를 위하여, 그릇된 지배계층의 이기적 술법풍수를 과거 선인들이 지니고 있던 대동적 민중풍수로 되돌리기 위하여, 정통의 풍수를 다시 세우고자 한다”고 밝혔다.


과거시험의 한 과목이었던 풍수지리
조선시대까지만 하더라도 과거시험에 지관(풍수가), 의관 선발시험이 있었고 의학, 천문, 점복, 풍수는 주요 시험 공부과목의 하나였다. 이를 담당하던 국가기관까지 있었다. 기본적으로 풍수지리란 산수자연의 생김생김의 이치를 말하는 것이다. 이 지구의 표면에서 만물이 생성하는 것은 땅의 흙만으로 생장되는 것은 아니다. 반드시 물이 있고 바람, 즉 기후의 조화가 맞아야 된다. 그러므로 땅의 조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이 물과 바람이다. 이러한 흐름을 살펴보고자 하는 것이 지리(地理)에 대한 풍수(風水)적 관점이다.


현대 과학중심주의의 물질문명이 등장한지 100여년이 지났다. 그러나 최소한 수천년을 흘러 내려온 땅과 대지를 대하는 공간의 관념으로서의 풍수의 논리는 면면하게 이어져 온 고유한 공간에 대한 우리의 사상체계라고 아니할 수 없다. 미신(迷信)이나 민간신앙의 아류로 취급하는 논리에는 기본적으로 서구의 종교관에 근거한 과학만능주의와 왜곡된 자연관이 비판의 주류가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전통사상사의 면면한 맥락과 음양오행의 사상체계위에서 풍수와 같은 음양오행의 전통적 학문을 다시 살펴보아야 할 필요와 이유를 여기에서 찾아볼수 있다.


국토개발 과정서 전통 풍수론 배제 아쉬워
풍수의 논리는 기본적으로는 용맥이라는 기의 흐름을 가장 우선시한다. 일반적으로 집터와 공간을 설명하는 논리는 조구봉의 ‘지리오결’에 나오는 ‘양택삼요’를 기준으로 한다. 공간의 방위를 동서남북의 정방위와 네 귀퉁이 방향을 8개로 나누고 여기에 ‘대문’, ‘안방’, ‘부엌’의 위치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집터의 길흉을 따지는 방식이다.


요즘의 국토이용이나 도시개발과정에서는 전통적인 공간의 인식원리로서의 풍수는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오직 수익과 이익만이 관심의 대상일 뿐이다. 바람과 물의 원리를 고려하지 않고 땅의 경계선만을 고려하고 길쭉하거나 모퉁이가 지는 아파트의 구조들은 골짜기바람을 불러일으킨다. 또, 방위를 잘못 택하면 여름에
는 더운 바람만 불어오고, 겨울에는 차가운 바람만 불어오는 경우들도 많다.


물론 풍수의 영향으로 많은 아파트들이 동향, 남향, 서남향에 대한 선호가 높지만 이러한 방향들이 선정된 이유가 자연적인 조건을 고려한 이론화로서의 양택삼요(동사택-서사택)에 의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아파트를 짓기 위해서는 지형의 배치관계를 고려하여 골짜기가 생기지 않는 사각의 모습이나 타원형배치들이 더 낫다고 볼 수 있다.아파트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실내온도다. 대부분 문을 꼭 닫고 에어콘에 의지하는 생활문화는 사계절을 비슷한 온도로 유지하게 되었을 때, 성격이나 체질과 같은 인체 건강도 무력화시킨다.


높은 층일수록 오염된 공기와 열기가 모이게 된다는 점도 고려해보면 항상 문을 열어두고 환기를 시켜야 한다는 사실은 오늘날의 과학에서도 검증된 상식이다. 그러므로 집안의 공기를 대량으로 환기시키는 대문은 어떤 위치인가에 따라 그 바람의 내용과 성격이 달라지며 길흉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또 일반적으로 아파트에서 로얄층을 최상층이라 생각한다. 요즘에는 펜트하우스라고도 불리는 많은 고가의 아파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풍수적으로 고려해보면 이는 흉가에 해당한다.


일반적으로 지기(地氣)는 나무가 자라는 높이까지 밖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땅의 지기를 측정해보면 0.5가우스인 것에 비해 4층 이상 올라가면 0.25가우스 정도로 떨어진다고 한다. 논자에 따라서는 아파트라는 형기를 고려하면 가운데 층이 로얄층이라고 하는 풍수가들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지기의 흐름을 타고 있는 아파트의 경우에는 4-5층 정도까지가 지기의 좋은 흐름을 받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기(地氣)가 미약하거나 평지의 경우에는 가운데층도 무난하리라 본다. 단 아파트의 출입구(현관)와 안방, 부엌의 배치가 길한 배치(동-서사택)구조를 갖추고 있을 때에 풍수적으로 맞는 배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납골당도 풍수지리의 영향 받아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상례를 고려할 때 화장을 고려하는 비율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복잡한 장례문화와 제사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나고자하는 열망은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장례예식장’이라는 의례공간도 만들어냈다. 전통적인 지리학이 생겨난 기본적인 원인은 ‘효’의 관념에서부터이다. 옛날에는 사람이 죽으면 그냥 버려뒀었는데 짐승들이 파먹고 보기에 안 좋으니까 묘를 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잘못 쓰면 흉하고 화가 온다는 길흉화복론을 무엇보다도 앞세워서는 안 될 일이다.


복인이 봉길지(福人逢吉地)라는 말처럼 효행의 행실처럼 착하게 살아 복을 지은 사람은 자손이 번창하고 좋은 자리도 얻어진다는 것은 지리론의 가장 근본적인 법칙이기 때문이다. 효행과 같은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먼저인 것이다.


생로병사의 의례와 전통들을 그 사회의 의례와 사상과의 관련성 속에서 파악하지 못한다면 그 실체적 의미를 알기 어렵다. 수천년 동안 조상들은 묘를 써왔고 지금도 매장을 한다. 문제는 매장이 아니다. 효행이 그치고 묘를 찾는 행렬이 끊어지면 자연의 흙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순리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석상들과 비석 그리고 장식으로 조성된 분묘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 석물들로 인해 자연으로 되돌아가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큰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석물들은 자연과의 조화를 망치는 데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흉물스런 존재일 뿐이다. 매장문화가 문제가 아니라 거대한 석물들로 장식된 납골묘가 오히려 더 큰 사회적인 문제다.


조상의 뼈가 후대에 영향을 미친다는 동기감응의 원리에서 본다면, ‘납골묘’나 ‘수목장’의 경우에도 후대에게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 뼈의 성분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고온처리를 통해 완전히 태워버리지 않는 한 그 영향은 미친다는 것이 풍수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어떤 장례법이 옳은가에 대한 논의를 하기 이전에, 한 사회의 바람직한 문화체계이자 모델로서의 장례문화에 대해서는 고위공직자들의 먼저 사회적 전례가 되는 실천을 통해 새로운 사회변화에 부합하는 바람직한 장례문화를 만들어 가는 모범을 보여야 할 때이다. 가진 자들은 호화분묘와 명당을 찾아서 대대로의 발복을 욕망하면서 민초들에게는 화장해서 뿌리라는 논리는 사회적으로도 상대적 박탈감을 불러오는 자가당착의 논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정승안 동명대학교 자율전공학부 교수
sovong@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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