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2.05 (목)

  • 구름많음동두천 6.1℃
  • 구름많음강릉 10.2℃
  • 연무서울 8.2℃
  • 구름많음대전 9.1℃
  • 연무대구 8.4℃
  • 연무울산 11.2℃
  • 구름조금광주 10.6℃
  • 구름많음부산 12.3℃
  • 맑음고창 11.9℃
  • 구름많음제주 12.7℃
  • 구름많음강화 6.6℃
  • 흐림보은 6.4℃
  • 구름많음금산 8.8℃
  • 구름많음강진군 13.9℃
  • 구름많음경주시 12.5℃
  • 구름많음거제 10.3℃
기상청 제공

박웅준의 역사기행

[역사기행] 서안 섬서역사박물관의 소그드인과 신라

URL복사

[시사뉴스 박웅준 칼럼니스트] 서안(西安, Xi'an)의 8월 여름. 이곳은 기온이 40도에 육박할 정도로 뜨거웠다. 한낮에는 해가 쨍쨍하여 야외에서는 걷는 것조차 힘에 부쳤다. 그래도 습도는 우리나라보다 높지 않아 그늘에 가면 견딜만하다. 필자가 찾은 섬서역사박물관(陝西歷史博物館), 전체 7만여평방미터의 규모에 11만건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중국 최대 박물관 중 하나. 이곳에는 과거 실크로드를 종횡무진했던 소그드족과 신라인의 비밀이 숨겨져있다. 

서안에 도착하자마자 찾은 곳은 박물관이다. 역사기행이라는 목적과 피서(避暑)라는 현실의 부합이 나를 자연스럽게 그곳으로 이끌었다. 서안은 중국의 시작인 주나라부터 진, 한, 수, 당의 수도로 당시의 문화를 대표하는 수많은 유물 유적이 있고 지금도 땅 밑에는 얼마나 많은 것이 묻혀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특히 당나라 때는 장안(長安)으로 불리며 중국의 최전성기를 누렸는데 당시 장안성 내에만 인구가 100만이 넘었다고 한다. 이 중 상당수는 외국에서 온 사람들로 주변국은 물론이고 중앙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에서까지 왔다.

당 정부는 이들이 자유롭게 활동을 하도록 성 서쪽에 서시(西市)를 만들었다. 이처럼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자유롭게 활동하게끔 한 당나라의 개방성은 장안을 당대 세계 최대의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이자 코스모폴리탄(cosmopolotan)적인 도시로 만들었다.

시진핑은 현대판 실크로드인 일대일로(一帶一路)를 주창하면서 육지기반의 실크로드의 중심도시로 서안을 지목하여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고 한다. 현재 서안 노동남로에 위치해 있는 예전 서시(西市)를 ‘대당서시(大唐西市)’ 란 이름으로 80억위안(약 1조4300억원)을 투자한 것은 예전 대당제국의 영화를 되찾기 위한 노골적인 역사적 오마주인 것이다.

중국 곳곳에 남긴 소그드인의 발자취 

이러한 관점에서 박물관의 유물을 찬찬히 살펴보기로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한 눈에 봐도 중국인의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는 무덤이다. 안가묘(安伽墓, An Jia Tomb)로 땅 밑에 묻혀 있던 돌로 된 관과 석문을 실물을 사용해 복원해 놓았다. 안가는 북주(北周, 557-581)시대에 서안에 기반을 두고 실크로드를 통한 무역 활동을 한 서역인이다.

기록에는 그가 고장(姑藏) 창송(昌松) 출신으로 살보(薩保) 및 대도독(大都督)을 역임하였다고 한다. 살보란 대상(隊商, Caravan) 즉 실크로드를 횡단하며 무역을 한 상인집단의 우두머리를 뜻하며 그의 성씨인 안(安)은 그가 소그드인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에서는 소무구성이라 하여 속특인(粟特人) 즉 소그드인을 출신지에 따라 강(康), 사(史), 안(安), 조(曹), 석(石), 미(米), 하(何), 화심(火尋), 무지(戊地)로 구분하였다. 

안가는 출신지가 안국(安國)이라서 성을 안가로 한 것으로 안국은 지금 우즈베키스탄의 부하라(Bukhara)이다. 소그드인은 일반적으로 호인(胡人)이라고 칭했으며 조로아스터교(拜火敎,
Zoroastrianism)를 믿었다.

안가의 석관에 묘사되어 있는 다양한 그림에는 그가 생전에 했었던 무역, 연회, 수렵, 협상장면 등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어 당시 소그드인의 활동상을 생생하게 볼 수 있다. 석문에는 불의 제단을 모시고 의식을 하고 있는 장면이 있어 종교적 정체성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소그드인의 무덤은 약 10여개가 발견되었는데 섬서성뿐만 아니라 감숙성, 하남성, 산서성, 산동성에서도 발견되었다. 이들이 활동한 지역이 동서 무역루트이자 실크로드로 당제국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되는 것이다.

『구당서』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소그드인은 자식을 낳으면 반드시 꿀을 먹이고 손에 아교를 쥐어 준다. 그것은 아이가 성장했을 때 입으로는 항상 꿀처럼 감언을 말하고, 손에 돈이 들어오면
아교처럼 붙어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호서(胡書)를 배우며 장사에 능하고 지극히 적은 이익도 다툰다. 남자가 스무살이 되면 장사를 위해 가까운 이웃 나라로 여행을 보내는데, 중
국에도 찾아온다. 이익만 있으면 그들이 가지 않는 곳이 없다.”

신라인 사로잡은 소그드인의 춤사위 이처럼 장사를 숙명처럼 여기고 무엇이든 이익이 된다면 사고 팔며 어디라도 갔던 그들, 중국 동쪽 끝인 산동성 청주(靑州)까지 낙타를 끌고 와서 무역을 했던 그들이 조금 더 동쪽에 있는 나라인 신라에는 관심이 없었을까? 신라의 서역인은 9세기 경주의 원성왕릉과 흥덕왕릉 그리고 구정동 방형분에서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심목고비(深目高鼻)와 턱수염 그리고 의복 등이 소그드 인을 모델로 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실제 신라에 방문한 소그드인을 보고 묘사한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전래된 소그드인의 모습을 차용하거나 불교의 수호신인 금강역사 이미지의 변용일 뿐이라는 주장도 제기되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미 전성기가 지난 9세기에 집중되어 나타나는 것도 의문이다. 그러나 최근 오래된 것으로 여겨지는 소그드인의 토용(土俑)이 발견되어 주목된다. 경주 월성 성곽 바깥의 해자에서 발견된 이 토용은 같이 발굴된 목간의 추정연대(526년 또는 586년)에 비추어 6세기의 가장 이른 시기로 추정되는 서역인상이다.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코트 형식의 카프탄 복식을 하고 있고 특이한 형태의 모자와 수염은 소그드인을 묘사한 것으로 보여 진다. 

얼굴은 신라의 다른 토우와 마찬가지로 간략하게 묘사하였지만 신체적 특징은 정확하게 포착하였다. 특히 양 갈래로 벌어진 턱수염은 중국에서는 보기 힘든 형식으로 직접 보지 않고 상상으로 묘사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제로 실크로드상에 있는 베제클릭(Bezeklik) 천불동에는 턱수염이 양갈래로 벌어진 소그드인 공양상이 있다.

이 상이 6세기 것이라면 남북조시대말부터 중국에서 조직적으로 활동한 소그드인이 신라에까지 영역을 넓혔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때부터 신라에 발을 들여 놨다면 지속적으로 교역했음이 당연하다. 신라 하대 최치원이 쓴 「향악잡영」은 『삼국사기』에 전하는 5수의 시로 이 가운데 속독(束毒)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였다.

“더벅머리 남색얼굴 괴상한 인간들이 떼지어 뜰에 와 난새춤 시늉하네. 북소리 두둥둥 바람은 살랑살랑 남에 닫다 북에 뛰다 두서없이 노니누나.”

속독은 속특(粟特)을 의미하는 것이 분명하며 소그드인의 춤을 묘사한 시로 이들의 춤이 신라악인 향악에 편입되었음을 알 수 있다. 즉 비록 신라 하대이지만 소그드인에 대한 인식이 있었고 문화적으로도 영향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유목 민족의 전유물인 양탄자가 외국에 수출되었고 일본 정창원에 보물로 보관될 정도로 신라의 특산물이었다는 사실도 주목해야 한다.

박물관을 돌아보던 중 들려온 어떤 목소리. 그 방향으로 눈길이 돌려진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아이들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큰소리로 유물에 대해서 설명하는 것이었다. 학교 숙제인지 아니면 어떤 프로그램의 일환인지는 모르겠으나 결의에 찬 모습으로 막힘없이 술술 이야기하는 것에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경제적으로 발전하는 중국의 모습은 많이 봐서 익숙했지만 자신들의 역사에 대해 어떠한 확신을 불어넣는 중국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본 것이다. 일대일로로 다시 한번 대당제국의 영화를 꿈꾸는 중국몽(中國夢)이 백일몽(白日夢)이 되지 않기 위한 노력일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정치

더보기
정청래, 합당 논란에 “전 당원 여론조사 최고위원들과 논의하겠다...경청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가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에 대해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하는 것을 최고위원들과 논의할 것임을 밝혔다. 정청래 당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합당 논란에 대해 “원래 합당 여부는 전당대회나 수임 기구인 중앙위원회 직전에 전 당원 투표로 결정되게 돼 있다”며 “그런 과정 전이라도 합당 여부에 대한 전 당원 여론조사를 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부분을 최고위원 분들과 함께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 이 논의에서 지금 당원들이 빠져 있다는 부분을 간과해선 안 되겠다”고 말했다. 현행 더불어민주당 당헌 제113조(합당과 해산)제1항은 “당이 다른 정당과 합당하는 때에는 전국대의원대회 또는 전국대의원대회가 지정하는 수임기관의 결의가 있어야 한다. 다만,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기 어려운 상당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중앙위원회를 수임기관으로 한다”고, 제4항은 “제1항 및 당의 해산을 결정할 경우, 그 전에 우리 당의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 및 당직선거의 선거권이 있는 권리당원 전원을 대상으로 한 토론 및 투표를 사전에 시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청래 당대표는 “합당에 대해 의원들께서 토론·간담회 등을

경제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도 주거용 아니면 안 하는 것이 이익”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도 주거용이 아니면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라 경고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5일 새벽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예정으로 고가 1주택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똘똘한 한 채로 갈아타기요? 분명히 말씀 드리는데 주거용이 아니면 그것도 안 하는 것이 이익일 것이다”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개최된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반드시 정상화하겠다. 부동산 투기는 소득 불평등과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공정 사회와 경제 정의를 파괴해 온 주범이다”라며 “이번 기회에 이 고질병을 고치지 않으면 대한민국 대전환과 대도약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다주택자 중과가 1년씩 네 차례나 유예되며 정책 신뢰를 훼손한 과오를 이번에는 바로잡아야 한다”며 “부동산 투기의 희생양이 된 20·30 청년과 신혼부부, 서민을 위한 1·29 수도권 주택공급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될 것이다”라며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9일 수도권에 6만호를

사회

더보기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희망터 장애인의 자립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이하 국토교통진흥원)은 지난 4일 희망터 장애인사회적협동조합(이하 희망터)과 장애인의 자립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5일 국토교통진흥원에 따르면 안양 호계동에 위치한 희망터는 성인 장애인 자립을 위한 직업적응훈련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기관으로, 이번 협약을 통해 양 기관은 지역사회 장애인이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인력 양성 프로그램 등을 통해 원활한 사회적 진출을 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국토교통진흥원은 이번 업무협약 체결식을 기념해 희망터의 인지도 제고 등 홍보를 위해 사용될 팜플렛 1,000부를 제작하여 기증하였다. 기증된 팜플렛은 희망터에 관심이 있는 지역 장애인 또는 희망터 운영에 지원을 희망하는 후원자 대상으로 배포되어, 기관 주요 사업과 활동 내용을 알리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김정희 국토교통진흥원 원장은 “이번 협약은 지역사회 성인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참여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취약계층의 안정적인 삶을 위한 지원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관기관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문화

더보기
루이스 캐럴 '앨리스' 시리즈 출간... 삽화 편지 등 수록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성경과 셰익스피어 다음으로 많이 인용된 고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문예세계문학선 신간으로 출간됐다. 앨리스의 모험을 다룬 두 작품, 존 테니얼이 그린 삽화 90여 점에 더불어 루이스 캐럴이 ‘거울 나라의 앨리스’ 초판 출간 직전 삭제한 아홉 번째 장 ‘가발을 쓴 말벌’, 1876년에 앨리스를 사랑하는 어린이 독자에게 보낸 다정한 편지를 함께 수록해 앨리스의 이야기를 더욱 풍부하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 1865년에 처음 출간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출간 직후부터 지금까지 수많은 어린이와 성인 독자에게 읽히며 우리의 내면에 싱그러운 색깔을 불어넣는 기념비적 걸작으로 자리 잡았다. 후속작 ‘거울 나라의 앨리스’도 마찬가지다. 앨리스 이야기는 170여 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됐으며, 연극·영화·드라마 등으로 무수히 각색돼 상연되기도 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거울 나라의 앨리스’가 아동 문학, 환상 문학의 걸작인 동시에 정체성과 자아, 이들을 둘러싼 세계에 관한 독창적인 철학적·논리적 체계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는 의도치 않게 토끼 굴에 들어가며 모험의 첫발을 뗀다. 완전히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선택은 본인 책임… 후회 없는 선택을 위해 신중해야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무엇인가를 선택하면서 살아간다. 하루에도 수십 번, 많게는 수백 번의 결정을 내린다. 식사 메뉴를 무엇으로 할지, 모임에는 갈지 말지, 자동차 경로를 고속도로로 할지, 국도로 할지 등등 매일매일 선택은 물론 결혼, 입사, 퇴사, 이직, 창업, 부동산, 주식, 코인 등 재테크 투자는 어떻게 할지 등 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선택과 결과들이 쌓여 결국 한 사람의 인생 궤적을 만든다. 이런 많은 선택과 결과들 가운데 잘못된 선택의 결과로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 쪽은 돈과 관련된 재테크 투자의 선택과 결과 아닐까 싶다. 최근 코스피 지수 5,000돌파, 천정부지로 올라간 금값, 정부 규제 책에도 불구하고 평당 1억 원이 넘는 아파트들이 속출하는 부동산시장. 이런 재테크 시장의 활황세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판단과 선택으로 이런 활황장세에 손실만 보고 있으면서 상대적 박탈감에 허우적거리는 거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선택과 결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한다. 최근 한 개인투자자는 네이버페이 증권 종목토론방에 “저는 8억 원을 잃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새해엔 코스피가 꺾일 것이라 보고 일명 ‘곱버스(인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