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정승안의 풍수의 세계

천연재료, 흙, 마당이 있어야 좋은 집

URL복사

천연재료의 활용 -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조건
흙과 마당이 있어야 좋은 집
동남쪽의 큰 나무는 금물


집은 영혼과 생명의 공간

근대적인 건축학에서는 집을 사람이 사는 공간이라고 정의한다. 벽과 지붕이 있는 건물, 사람이 사는 곳이 집이다. 집은 순수한 우리말이기도 하다. 집우(宇), 집주(宙)처럼 천자문에서 두 번째로 등장할 정도로 의미있는 단어이기도 하다. 오늘날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집이란 무엇일까? 집은 머무르고 생활하며 일상과 삶과 일상을 이어가는 재생산의 과정, 생생(生生)이 이루어지는 공간이다. 우리는 집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삶의 재생산과 같은 가족의 기능보다도 투자와 부를 증식하기 위한 투기의 수단에 더 주목하고 있는 오늘날 풍수와 같은 전통적인 사상을 되새김하게 되는 이유이다.


전통적인 건축에서 주로 활용되던 소재들은 나무와 돌, 흙이 대부분이었다. 건축의 과정도 자연과의 조화속에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건축기술의 발달과 소재의 변화는 너무나 다양해졌다. 철골조와 콘크리트, 스티로폼으로 무장된 건축물들의 번쩍거리는 수십층의 벽면은 외부와의 소통과 바람의 교류를 완벽하게 차단한다. 바람한 점 들어오지 못하도록 밀폐시키는 이중 삼중의 유리창은 물론 바닥재와 벽지까지 물청소를 가능하게 하였다. 생활의 편리함과 실용적인 재료의 유용성을 고려하더라도 무늬만 친자연적인 소재들이 대부분이다. 우리의 일상은 최첨단 소비사회의 포장지속에서 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건축물의 소재들도 인간의 삶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천연재료의 활용 -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한 조건

최근 들어 텔레비전에서는 효리네 민박이나 삼시세끼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공전의 히트를 치고 있다.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나영석PD는 ‘그저 아무것도 안하고 지낼 수 있는’것에 주목해서 기획했다고 한다. 빨리 빨리의 속도전을 중심으로 하는 오늘날의 현대사회에서 슬로우 라이프(SLOW LIFE)는 현대인들이 지향하는 이상적 삶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것이 꿈에만 그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집과 일상을 대하는 태도, 인식의 근본적 대전환이 필요하다.


전통적인 건축에서 주로 활용하는 흙과 나무와 돌은 생명의 근원적인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다. 황토는 건축의 주된 재료이지만 해독제나 녹조로 인한 폐사를 방지하는 비책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한 여름의 뜨거운 햇빛에 쉽게 뜨거워지는 콘크리트건축물들에 비해 황토를 활용해 지어진 집들이 얼마나 시원하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주변의 얘기들은 너무나 자연스럽다. 아토피를 가진 자녀들이 있는 부모들은 황토방에서의 탁월한 효과에 대해 누구나 한 두 번의 경험을 지니고 있다. 목재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나무가 지니는 습도조절의 기능과 더불어 은은하게 배어나오는 소나무향은 인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최첨단 건축소재가 넘치는 사회라고 하지만, 아파트나 건물안에 황토벽돌과 소나무로 인테리어를 하는 집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베란다를 활용하여 흙을 깔고 황토벽돌과 나무들을 활용하여 화단을 조성하는 인테리어를 통해 자연의 생기를 불러오려는 건축시공이나 인테리어기법들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풍수를 활용한 건축에서는 입지선정과 물의 흐름을 눈여겨 보는 것과 더불어 재료를 선택하는데 있어서도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것이 생명의 공간으로서의 집이나 공동체의 공간을 만들어나가는 길이 될 것이다.


흙과 마당이 있어야 좋은 집

대부분의 건축주들이 집을 지을 때에는 어떻게 용적율과 건폐율을 높일 것인가가 주된 관심의 대상이 된다. 큰 건물이던 작은 건물이던 건폐율의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가용할 수 있는 면적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마당이나 정원의 공간은 그만큼 줄어들고 그 자리에는 흙 대신에 회색의 콘크리트와 아스팔트가 차지한다.


그러나 전통적인 풍수의 논리에서는 물과 바람의 흐름에 주목한다. 2:1의 황금비율은 건물의 크기만큼이나 마당의 공간이 있을 때 더 좋은 기운이 생긴다는 것이다. 마당을 또 하나의 방으로 인식하기도 한다. 특히 흙은 수목과 함께 온도나 습도조절의 기능은 물론 시지각적인 측면에서도 편안한 느낌과 더불어 자연친화적인 환경조성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흙은 생명의 본원적 에너지를 함유하고 있다. 지기(地氣)를 받아야 좋은 에너지를 만들어 생기(生氣)를 표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용적율이나 건폐율만이 아니라 건축물과 마당의 황금분할(2:1)과 같은 부분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좋은 집을 가질 수 있게 될 것이다.


조경에도 풍수적 고려는 필수 - 동남쪽의 큰 나무는 금물

최근에는 마당이 있는 집을 찾아보기 어렵다. 정원수 있는 집도 많지는 않다. 그러나 정원수에 대해서도 알아둘 필요는 있다. 나무는 너무 많거나 키가 너무 커도 흉하게 작용한다. 너무 울창한 나무가 자라면 바람의 방향을 왜곡시키거나 배출되는 탄산가스로 인해 힘든 일도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땅속 깊이 내려가는 뿌리는 건축물의 기초에도 위협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동남쪽방향에는 큰 나무가 있으면 매우 흉하다고 본다. 동쪽은 양기(陽氣)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방향이기에 나무로 인해 흉한 작용을 한다고 본다. 또, 대문 앞이나 건물가까이에는 큰 나무는 없애는 것이 좋다.


나무들은 키높이 이상은 절대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현명한 조치이다. 그래서 조상들은 소나무와 대나무와 같은 나무를 즐겨 심으면서 나무의 덕목을 가까이하기를 권했지만 넝쿨나무나 구부러지는 나무들은 집 가까이에 심지 못하도록 했다. 이러한 모습과 형상대로 기운을 표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나무도 음양으로 나눠서 심기도 한다. 소나무와 은행나무같이 햇빛을 많이 봐야 잘 자라는 나무는 ‘양목’으로, 주목이나 사철나무는 ‘음목’으로 분류했다. 속이 비어있는 대나무는 음양목에 비유하면서 소나무바람소리나 대나무사이를 흐르는 바람소리를 망우송(忘憂頌)이라고 하며 즐기기도 한다. 음목은 주택근처에 심지 않아야 하는 이유이다. 집에 심는 나무는 작고, 높지 않으면서도 예쁜 모양이 좋다.


위에서의 언급에서처럼 우리사회의 관념에서는 집은 우주(宇宙)로 인식되어 왔다. 하늘과 땅, 인간의 삶은 하나라는 인식은 공간을 대하는 우리의 전통적인 인식원리이다. 이제는 영혼이 깃들어 살 수 있는 공간이자 생명의 공간으로 집을 이해하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지속가능한 인간의 삶과 공동체를 위해서 집과 집을 짓는 재료들을 대하는 태도를 재조명해야 할 때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유류분 제도' 헌재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적 상속인들의 최소 상속금액을 보장하는 유류분 제도가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결을 받았다. 이 외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부모와 자녀)의 법정상속분을 규정한 부분도 상속의 상실 사유를 규정하지 않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오후 2시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및 헌법소원에서 일부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유류분 제도는 법이 정한 최소 상속금액으로, 특정인이 상속분을 독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1977년 도입됐다. 현행 민법에 따르면 망인의 자녀와 배우자는 각각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 1씩 보장받는다. 가령 부모가 두 자녀에게 총 2억원의 유산을 남겼을 경우 각각의 법정상속분은 1억원이며, 유류분 제도에 따라 법정상속분의 절반인 5000만원을 최소 금액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형제자매에게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보장한 민법 1112조 제4호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재판관들은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

정치

더보기
이재명‧조국, 총선 후 첫 회동...공동법안‧정책 추진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5일 총선 후 첫 회동을 하고 내달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공동 법안과 정책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한 협의 채널 마련에도 합의했다. 이 대표와 조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2시간30분가량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하고 향후 국회 내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22대 국회에서 양당이 함께 통과시켜야 할 법안의 공조 방안을 놓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171석인 민주당은 12석의 조국혁신당과 힘을 합쳐야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과 법안 상정을 막는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할 수 있는 180석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회동후 언론 공지를 통해 "양당 대표는 수시로 의제와 관계 없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다"며 "두 당 사이에 공동의 법안 정책에 대한 내용 및 처리 순서 등은 양당 정무실장 간의 채널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우리 사회의 개혁에 조국혁신당의 선도적 역할을 당부했고, 조국 대표는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관심을 모은 윤 대통

경제

더보기
[마감시황] 코스피, 외인·기관 동반 매도에 '털썩'…2620선 후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대통령실은 25일 올해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했다며 이는 4년 6개월 만의 가장 높은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을 앞두고 민주당이 '전 국민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을 통한 경기 부양을 주장하자 대통령실 차원에서 이미 우리 경기는 회복세라는 내용의 브리핑을 진행한 것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해 1분기 경제적 성과를 강조했다. 성 실장은 "(1분기 성장은) 양적인 면에서도 서프라이즈지만 내용 면에서도 민간 주도의 역동적인 성장 경로로 복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에 의존한 성장이 아닌 민간이 활력을 찾은 덕분에 나온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다. 그는 "경제 성장 절반 정도는 수출과 대외 부분를 통해서 절반은 내수부분을 통해서 이뤄진 상당히 균형 잡힌 회복세로 평가할 수 있다"며 "특히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민생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성 실장은 올해 경제 성장률 예

사회

더보기
전국 의대 교수들, 오늘 총회서 ‘주 1회 휴진’ 논의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전국 주요 20여개 의대 교수가 소속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6일 정기 총회를 열어 일주일에 하루 휴진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의비는 이날 정기 총회를 열고 매주 1회 수술과 외래 진료를 중단하는 휴진에 들어갈 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전의비는 지난 23일 8차 총회 후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 관계없이 4월 25일부터 예정대로 사직을 진행하겠다"며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 1회 휴진 여부는 병원 상황에 따라 26일 정기 총회 때 상의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전의비는 "장기화된 비상 상황에서 현재 주당 70~100시간 이상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을 하기로 했다"면서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의비에는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서울대·연세대·울산대·성균관대·가톨릭대를 비롯해 계명대·고려대·강원대·건국대·건양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을지대·이화여대·부산대·아주대·원광대·인제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북대·한양대 등 20여 곳이다. 또 전

문화

더보기
영녕전 제향 관람 사전예약 … 종묘제례악 체험관, 신실재현 전시관 등도 운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윤순호)은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 종묘대제봉행위원회(종묘제례보존회·종묘제례악보존회)와 오는 5월 5일(일) 오후 2시 종묘에서 <2024년 종묘대제>를 봉행한다. 올해 ‘종묘대제’는 종묘 정전의 보수공사로 인해 영녕전에서의 제향만 진행된다. ‘종묘대제(宗廟大祭)’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포함된 길례(吉禮)에 속하는 의례로, 국왕이 직접 거행하는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제사이다. 1969년 복원된 이래로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무형유산으로, 왕실의 품격 높은 의례와 무용, 음악이 어우러진 종합적인 의례로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되었다. 2006년부터는 국내외 내·외빈을 초청한 국제행사로 진행되며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유교사회에서 기준이 된 예법의 절차를 엄격하게 지켜 웅장함과 엄숙함이 돋보이는 의례로 진행된다. 올해 영녕전 제향은 온라인 사전 예약자(150명)에 한해 관람이 가능하며, 엄숙한 제향 준비를 위해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 사전예약은 무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