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학영 기자] 미국 태권도의 대부 이준구(미국명 준 리, 사진 오른쪽 첫번째) 사범이 30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매클린 자택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6세.
고인은 1956년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 토목공학과에 유학생 신분으로 건너가서 1958년 태권도 클럽을 창설, 미국 최초로 태권도를 보급했다. 1962년 수도인 워싱턴DC에서 도장을 차리고 182개국에 지부를 세웠다.
세계 복싱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와 배우 이소룡에 태권도 발차기를 전수했다. 또한 이 사범은 의회의사당 안에 태권도장을 설치하고, 의원 300여 명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는데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등이 그의 제자다.
미국 정부와도 인연이 각별했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 체육ㆍ교육 특별고문 위원, 부시 대통령때는 아시아ㆍ태평양 정책자문위원을 역임했다.
워싱턴DC는 그의 공적을 기려 2003년 6월 28일을 ‘이준구의 날’로 선포했다. 이준구 사범은 2000년 미 정부가 발표한 ‘미국 역사상 가장 성공한 이민자 203인’의 한 명으로 선정됐으며, 미 초등학교 교과서에 이름이 실리기도 했다.
무엇보다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데도 그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흔을 넘겨서도 매일 팔굽혀펴기 1천 개를 하고 송판을 격파하던 그는 7~8년 전 대상포진이 발병한 후 건강이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부인 테레사 리 여사와 지미 리(메릴랜드주 특수산업부 장관) 등 3남 1녀가 있다.
영결식은 5월 8일 오전 11시 매클린 바이블 처치에서 열리며, 장지는 인근 폴스처치의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