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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모뉴먼트로부터 인공지능 예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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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주도 미술로부터 공동체·개인의 내밀한 예술 세계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미래형 미술의 등장 예감.

[시사뉴스 김성호 평론가] 1988년 이후의 한국미술은 ‘88서울올림픽’이라는 거대 국가 행사로부터 기술된다.  ‘서울올림픽조각공원’은 이러한 국가 행사의 산물이다. 이것은 종합적 테마를 기반으로 다양한 체육, 문화, 예술 시설들을 구축해서 ‘서울시민들에게 예술 속 쉼터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명목을 내세운 것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허허벌판에 문화의 위상을 급조해서 구축하려는 다분히 정치적 의도로부터 잉태했던 80년대 말-90년대의 다양한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1972년 입안된 일명 ‘1% 법’이라는 건축법은 어떠한가? 이것은 1995년 대통령 공약사항으로 의무화되면서 예술 지원을 도모했으나, 독재 정권 시대 창궐했던 영웅을 테마로 한 조악한 초상 조각을 또 다른 방식으로 재연하는 ‘미술장식품 제도’로 변질되었다는 비판 또한 없지 않다.


1990년대 시작된 지방자치는 미술관, 공연장, 조각공원과 같은 하드웨어적 시설 구축에 집중했는데, 당시의 예술 행정은 예술의 껍데기만을 만들었다는 비판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1988년 이후 한국의 공공미술은 이상적 담론과 실제가 엇박자 속에서 실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한편, 1980년대 ‘현실과 발언’의 창립으로 촉발된 사회적 리얼리즘 계열의 ‘민중미술’은 군사 독재 시대의 희망이었다. 민중미술은 ‘예술을 위한 예술’을 위해 내달렸던 20세기 서구의 미술을 특별한 비판적 성찰 없이 모방하고 이식하기에 급급했던 1970년대까지의 한국미술을 성찰하고 반성하게 만들었다.


비주류의 민중미술과 제도권의 모더니즘 미술의 대립의 시대를 거치면서, 양측 모두에서 ‘전통의 현대적 계승’은 하나의 화두였다. 1970년대 이후의 모더니즘은 사대부의 문인화적 전통을 끌어안고, 1980년대 이후의 민중미술은 서민의 민화적 전통을 계승하면서 대립했지만, 1990년대에 이르러 그것은 포스트모더니즘과 세계화의 담론 속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기치를 높이는데 공히 기여했다.


1984년 ‘굿모닝 미스터 오웰’을 필두로 한 백남준의 위성아트프로젝트는 한국에 비디오아트를 알리게 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1993년 호암갤러리의 ‘미국 포스트모던 대표작가 4인전’은 한국에 포스트모더니즘의 광풍을 상륙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1990년대 중반 몰아친 X세대라 호칭되는 1960-70년대 출생의 신세대 미술가들의 등장은 국내 미술 현장을 다원주의로 물들이는 신호탄이 되었다. 이들은 20대에 문민정부를 맞이하고 80년대 이후의 해외여행 자율화의 수혜를 입고 유학을 다녀오기 시작한 세대였다.


특히 1995년 광주비엔날레를 위시로 오늘날 한국에 ‘비엔날레 천국’을 도래케 한 여러 국제전이나 우후죽순 생겨난 블록버스터는 국내의 미술 현장을 전통의 미술 장르뿐만 아니라 대형의 설치 언어와 더불어 커뮤니티 아트, 인터랙티브 아트와 같은 다양한 예술 유형을 실험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1988년 이후의 한국미술 현장이 언제나 발전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올림픽 이후 해외 미술시장의 전면적인 개방과 더불어 화랑의 급증은 해외 미술을 국내에 적극적으로 소개하게 만들었지만, 1992년의 양도소득세 파동과 1997년 이후의 외환위기는 미술시장의 장기적 침체를 야기하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훗날 한국미술 발전의 자양분이었다. 2000년대 단색화의 재조명과 2010년대 해외 소개를 통한 한국 미술시장의 괄목할 만한 성장이나, 홍익대와 서울대의 고착화된 대립을 벗고 다원화된 중심축이 자리한 오늘날 미술 현장은 다양한 미술 인구의 급속한 성장을 맞이했다.


게다가 디지털 테크놀로지가 상용화된 2000년대 이후의 미술은 이제 웹아트, 디지털아트, 모바일아트를 넘어 첨단의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미술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융복합예술 세계의 지평을 열고 있다.


오늘날 한국의 미술이 앞으로 30년 이후에는 어떻게 변하게 될까? 그 양상에 대한 진단은 제각각일지라도, 한국 미술이 세계의 미술을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할 미래 또한 머지않았다는데 이견은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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