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4.10 (금)

  • 흐림동두천 10.8℃
  • 구름많음강릉 10.5℃
  • 서울 12.0℃
  • 대전 12.8℃
  • 흐림대구 14.7℃
  • 흐림울산 13.6℃
  • 광주 15.8℃
  • 부산 17.2℃
  • 흐림고창 15.3℃
  • 흐림제주 20.4℃
  • 흐림강화 10.8℃
  • 흐림보은 12.5℃
  • 흐림금산 13.5℃
  • 흐림강진군 15.8℃
  • 흐림경주시 14.2℃
  • 흐림거제 16.9℃
기상청 제공

사회

기다리는 죽음 vs 맞이하는 죽음

URL복사

4개월간 9000여명 존엄사 선택


[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죽음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자신에게 다가올 죽음을 그저 늦추거나 기다리기보다는 어차피 맞게 될 죽음이라면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거부하고 받아들이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사람들이 과거보다 오래 살게 되면서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속담이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시대가 됐다.


국민들은 연명의료(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에게 하는 심폐소생술, 인공호흡기 착용, 혈액투석 및 항암제 투여 등 의학적 시술로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만을 연장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보건복지부가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의뢰해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전국 65세 이상 1만2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도 노인실태조사’에 의하면 노인의 대다수인 91.8%가 연명의료를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9월 건양대 의과학대학 병원경영학과 김광환 교수팀이 20세 이상 성인남녀 34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명의료 관련 인식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79.2%가 연명을 위한 항생제 투여를 ‘받지 않겠다’고 답했다. 임종 직전에 인공호흡·혈액투석·심폐소생술을 ‘받지 않겠다’는 응답도 각각 80.1%, 82.4%, 77.2%로 높게 나타났다.



‘존엄사법’ 54건 이행… 본인의향·가족합의 비율 ‘반반’


이 같은 인식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2월부터 일명 ‘존엄사법’으로 불리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법률(이하 연명의료결정법)’이 시행되고 있다. ‘연명의료결정법’에 의해 사전연명의료의향서와 연명의료계획서에 연명의료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남겨놓을 수 있고, 이미 작성된 의향서와 계획서도 본인이 언제든 내용을 변경하거나 철회할 수 있다.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는 대상은 회생 가능성이 없고, 치료를 하더라도 회복되지 않으며, 급속도로 증상이 악화돼 사망에 임박한 상태에 있는 환자로 제한된다. 이는 의료기관윤리위원회가 설치된 의료기관에서 담당의사와 전문의에 의해 판단을 받아야 한다. 만약 환자가 연명의료 거부 의사를 남겨놓지 않았고,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평소 연명의료에 관한 환자의 의향을 환자가족 2인 이상이 동일하게 진술하고 그 내용을 담당의사와 해당 분야 전문의가 함께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위의 경우가 모두 불가능하더라도 환자가족 전원이 합의할 경우 가능하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연명의료결정법’에 따라 연명의료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본격 시행 이전 실시된 4개월간의 시범사업 기간(2017년 10월16일~ 2018년 1월15일)에만 9336건의 사전연명의료의향서가 보고된 것.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현재 말기환자나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는 아니지만 향후 말기·임종기를 맞게 됐을 때 연명의료를 받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는 서류로,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작성할 수 있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기관에서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작성해야 법적으로 유효하다.


말기·임종과정의 환자가 작성한 연명의료계획서는 시범사업 기간 107건 보고됐다. 이 중 90%(96건)가 말기 암환자에 의해 작성됐는데, 실제로 이행된 사례는 54건이다. 연명의료 중단 등의 결정이 이행된 54건은 △연명의료계획서를 통한 이행이 27건 △환자가족 2인 이상의 진술을 통한 이행이 23건 △환자가족 전원 합의를 통한 이행이 4건으로 집계됐다.



존엄사, 소극적 안락사와 유사 개념


최근 들어 자주 언급되는 ‘존엄사’와 기존에 사용되던 ‘안락사’는 비슷한 용어 같지만 차이가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하는 안락사(安樂死)는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불치의 환자에 대해 본인 또는 가족의 요구에 따라 고통이 적은 방법으로 생명을 단축하는 행위’다.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 공급이나 약물 투여 등을 중단함으로써 죽음에 이르게 하는 ‘소극적 안락사’와 약물 투여 등을 통해 인위적으로 죽음을 앞당기는 ‘적극적 안락사’로 나뉜다. 존엄사(尊嚴死)의 경우 무의미한 연명의료를 받지 않고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유지하며 죽음을 맞도록 하는 것을 뜻해, 소극적 안락사와 비슷한 개념으로 쓰인다.


우리나라에서 존엄사에 대한 논쟁이 불붙기 시작한 것은 1997년 ‘보라매병원 사건’을 통해서였다.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응급수술을 받고 인공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던 환자에 대해 가족이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거부하고 퇴원해 환자가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퇴원을 만류했던 병원 측은 가족의 강한 퇴원 의사에 ‘환자가 사망하더라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서약서를 받고 환자를 퇴원시켰다. 이 사건으로 2004년 환자가족은 살인죄, 의사는 살인방조죄로 유죄를 받았다.


존엄사를 인정하는 법원의 첫 판결이 나온 것은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이다. 2007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환자 김모 할머니의 가족들이 김 할머니의 연명치료가 1년째 이어지자 이에 대한 중단을 요구하면서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김 할머니의 가족들은 평소 환자의 뜻이라며 연명치료 중단 소송을 제기했고, 2008년 서울서부지방법원의 첫 판결 이후 2009년 2월 고등법원이, 같은 해 5월에는 대법원이 존엄사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고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는 허용기준을 제시했다.




“환자 상황·죽음 현실 이해 부족”


한국골든에이지포럼과 국가생명윤리정책원의 주최로 지난 28일 열린 세미나에서 김일순 한국골든에이지포럼 회장은 ‘존엄사법 제정의 국제적 흐름 및 기본 의미’ 발표를 통해 “그동안 사망에 대한 정책과 윤리·종교적인 논의는 모두 환자 자신의 느낌이나 뜻은 배제된 상태에서 제3자의 죽음을 가상하고 다뤄왔다”며 “환자 본인의 느낌이나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적었고 실제 죽음 현실에 대한 이해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최근 들어 죽음의 자기 결정권에 대한 논의가 대두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삶의 질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인식의 점증 △사망자 수의 급속한 증가 △병원에서의 무의미한 연명의료에 대한 인식 △사망원인 질병의 변화 등을 들었다. 과거 다수의 사망원인이 급성 감염성 질환 등이었다면 현대 사회에서는 만성 퇴행성 질환을 겪는 환자가 많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질병을 얻게 된 후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기간이 길어져 고통이 장기화되거나 무의식의 상태가 오랜 기간 지속된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환자들이 조기에 죽음을 선택하려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며 △사망에 이르기까지의 긴 고통 외에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유지 △경제적인 어려움 △가족에게 부담을 주는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삶에 대한 의미 상실 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존엄사를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라면서 “죽음이 가까워졌다고 인식될 때 죽음의 시기 및 방법에 대한 본인의 의사를 법적·윤리적으로 인정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2026 한국전자제조산업전·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 개막 ... 기술 교류의 장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6 한국전자제조산업전(EMK) x 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가 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개막했다. 오는 10일까지 사흘간 계속되는 이번 전시회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자 제조 및 자동차 전장 기술 전문 전시회로서 급변하는 IT 및 모빌리티 산업의 패러다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통합 비즈니스의 장으로 마련되었다. 전 세계 25개국에서 온 300여 개 기업이 참가해 AI 기반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부터 자율주행 핵심 부품까지 최첨단 기술력을 뽐낸다. Hall A에서 진행되는 ‘한국전자제조산업전’ 부문에서는 SMT(표면실장기술) 생산 기자재와 반도체 패키징 장비들이 관람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올해는 초정밀 검사 장비와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 공정 솔루션이 대거 출품되어, 인력난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고민하는 제조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함께 개최된 ‘오토모티브월드코리아’ 섹션에서는 전동화(EV)와 자율주행(AD) 시대를 뒷받침하는 차세대 전장 부품들이 주를 이뤘다. 차량용 반도체, 센서 모듈,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구현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 기술 등이 전시되어 미래 모빌리티의

정치

더보기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장 후보자 정원오!...“오세훈 무능 심판하고 이재명 정부 성공 완성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오는 6월 3일 실시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서울특별시장 후보자로 정원오(사진) 전 성동구청장이 선출됐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9일 중앙당사에서 “정원오 후보가 최고 득표자로 과반 득표를 해 결선 없이 최종 후보자로 확정됐다”며 본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정원오 후보자는 3선 성동구청장 출신이다. 지난 2000년 임종석 당시 국회의원의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8일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서울특별시 성동구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구정 만족도 조사에서 92.9%의 만족도를 기록했다’는 언론 보도를 게시하며 “정원오 구청장님이 잘하기는 잘하나 봅니다”라고 칭찬한 이후 유력 서울특별시장 후보군으로 급부상했다. 정원오 후보자는 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 우리는 하나다. 함께하는 민주당의 전통과 정신으로 더 나은 서울을 만들겠다. 시민이 바라는 서울, 시민의 뜻을 듣고, 시민과 함께 만들겠다”며 “시민이 주인이고,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 삶의 기본이 바로 서고, 기회가 넓어지는 서울, 밀려날 걱정 없이, 누구나 시간을 평등하게 누리는 서울, 그

경제

더보기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 후 계약일부터 4·6월 내 양도해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면제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올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 신청만 해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를 면할 수 있다. 국토교통부 등은 9일 보도자료를 발표해 “정부는 다주택자가 보유한 조정대상지역 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기한을 당초 발표대로 2026년 5월 9일로 하되, 매도 의사가 있는 다주택자가 토지거래허가 심사 절차로 인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매매계약 체결분뿐만 아니라 토지거래허가 신청분까지 양도소득세 중과 적용을 배제하는 보완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최근 토지거래허가 신청 증가 및 지역별 토지거래허가 처리 속도 차이, 시·군·구청의 토지거래허가 심사 소요기간(15영업일) 등을 감안하면 4월 중순 이후에는 매수자를 구해 토지거래허가 신청을 하더라도 5월 초까지 허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재정경제부,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등 관계부처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보완방안을 마련해 토지거래허가 심사 절차에 따른 불확실성 없이 최대한 매도 가능한 기회를 부여할 계획이다. 다주택자가 2026년 5월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시·군·구청에 신청하는 경우 토지거래허가를 받고 매매계약을 체결한 후 기존 조정대상지역(서울특별시 강남구·서초구·송파구

사회

더보기
김예지 의원, 제대군인 지원 강화 법률안 대표발의...실태조사에 정신건강 추가, 의료접근성 향상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제대군인 실태조사에 정신건강을 추가하는 것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률안이 발의됐다. 9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비례대표, 보건복지위원회, 재선, 사진)은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실태조사)제1항은 “국가보훈부 장관은 제대군인에 대하여 이 법에 따른 지원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제대군인의 생활정도 등에 대한 실태를 3년마다 조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 제8조(실태조사)제1항은 “국가보훈부 장관은 제대군인에 대하여 이 법에 따른 지원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제대군인의 생활정도, 정신건강 등에 대한 실태를 3년마다 조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 제20조(의료 지원)제1항은 “국가는 전상(戰傷)이나 공상(公傷)을 입고 전역한 제대군인으로서 그 상이(傷痍) 정도가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4조제1항제4호ㆍ제6호 또는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제1항제2호의 요건에 해당되지 아니한 것으로 판정된 경우에는 그 상이처(傷痍處)(본인의 고의로 악화된 경우는 제외한다)를 국가의 의료시설[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정치(政治)’를 잃은 시대, 지도자의 야욕이 부른 재앙
야욕이 낳은 비극, 명분 없는 전쟁의 참상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동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당초 단기전 예상을 깨고 4주째를 넘기고 있다. 이란의 저항이 거세어지며 장기전 돌입이 자명해진 상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사실상 전쟁 범죄를 저질렀으며, 이란의 반격 과정에서 민간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정당성 없는 전쟁으로 인해 중동은 물론 유럽과 아시아 국가들까지 막대한 경제적·사회적 내상을 입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왜 총성을 울렸는가? 명분은 자국민 보호였으나, 실상은 트럼프의 11월 중간선거 승리와 네타냐후의 집권 연장이라는 '개인적 정치 야욕' 때문임을 천하가 다 알고 있다. 지도자의 광기에 가까운 무모함이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극단의 비극을 초래한 것이다. 국민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령(本領)이다 정치(政治)의 한자를 풀이하면 ‘구부러진 곳을 편편히 펴서 물이 흐르듯이 잘 흐르게 한다’는 뜻이다. 즉, 삶이 고단한 국민을 위해 올바른 정책을 펴서 모두를 편안하게 만드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다. 이를 위해 정당이 존재하고, 정권을 획득한 집권 여당은 행정·사법부와 협력하여 오직 국리민복(國利民福)을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