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06 (금)

  • 흐림동두천 0.6℃
  • 흐림강릉 4.0℃
  • 흐림서울 1.5℃
  • 대전 1.6℃
  • 흐림대구 8.9℃
  • 울산 8.1℃
  • 광주 4.6℃
  • 부산 9.7℃
  • 흐림고창 1.1℃
  • 제주 9.2℃
  • 맑음강화 1.4℃
  • 흐림보은 1.8℃
  • 흐림금산 2.6℃
  • 흐림강진군 5.7℃
  • 흐림경주시 6.9℃
  • 흐림거제 8.3℃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2018 부산비엔날레, ‘분리’를 보는 다양한 시각

URL복사

11월11일까지 34개국 66명(팀)의 125점 전시
초대형 전시 피하고 집중력 높인 ‘분리’ 주제 전시
전시장은 부산현대미술관과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부산=이화순 기자]  ‘통일’을 이룬 나라와 ‘통일’을 희망하는 나라. 그 두 나라 작가의 작품들은 어떻게 다를까.  11월11일까지 34개국 66명(팀)의 작품 125점이 설치된 2018부산비엔날레 현장인 부산현대미술관과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 2018부산비엔날레의 전체 주제는 ‘떨어져 있어도’이다. 
전세계 인류가 직면한 ‘분리’의 문제를 다룬다. 남북 정황을 배경으로 하되 분열된 영토 외에 정신적 심리적 역사적 개념적 분리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공개했다. 



구 동독 지역 작센주 출신인 독일 작가 헨리케 나우만(34)은 독일의 통일을 애도했다. “통일 이후 동독 사람들은 자유민주주의가 새로운 자유를 선사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은 신자유주의 경제 체제에 장악되고 말았다”고 그는 말한다. 

나우만은 독일에서 응접실과 룸을 꾸미는 가구들을 공수해와서 공간을 꾸몄다. 그 속에는 TV, 오디오, 침대 가구, 소파, 액자 등이 들어와서 응접실과 침실을 꾸몄다. 자세히 보면 오디오 세트는 작가는 ‘독일 통일을 애도하는 제단’(2018)이고, 회색 카펫 위에 침대와 옷장이 놓인 설치작품은 ‘2000’(2018)이다. 

‘독일 통일을 애도하는 제단’은 체리 나무 베니어판으로 만들어진 거실용 장식장인데 무덤의 형상이다. 인조 소 가죽으로 만든 두 개의 장례 화환이 그 앞에 기대어져 있다. 카펫은 한 때 분리되어 있던 독일의 모습을 본 딴 형태다. 



나우만은 사회주의 시대에 썼던 낡은 가구가 이케아나 포스트모던한 멤피스 디자인을 본딴 가구로 대체하거나 사운드와 이미지, 오브제를 이용해 일종의 포스트 초현실주의 콜라주 스타일로 ‘통일’이 가져온 변화를 추적했다. 

동독 추비카우 마을에서 자란 나우만은 통일 이후 1990년대 극우파 이데올로기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지배적인 문화로 번져가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 이후 츠비카우는 2000년대 이민자 혐오에서 비롯된 연쇄살인을 비밀리에 저지른 신나치주의 테러단체 NSU의 은신처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나우만의 작품 ‘2000’은 독일의 현대사를 새로운 관점에서 펼쳐낸다. 실내 디자인이 어떠한 영상으로 한 세대의 좌절된 욕구를 반영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나우만은 “서독이 '동독은 모든 것이 틀렸다'며 자신들의 방식을 무조건 받아들이도록 한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면서 남북 문제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한국 작가 임민욱(50)은 전시공간을 방송국 상황실처럼 꾸몄다. 대규모 조각과 영상설치작품 등으로 ‘생방송’(2017)과 ‘내가 지은 이름이에요’(2018)를 만들었다. 1983년 이산가족찾기 프로그램이 돌아가지만 방송국은 이미 그 기능이 마비됐다. 장장 453시간 생방송으로 진행된 KBS프로그램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를 어린 시절 충격적으로 보았던 작가는, 국가적 프로파간다를 전파하던 국영방송국이 오히려 냉전의 칼날 아래 점령당했던 상황으로 반전시켰다. 1983년 당시 실제 방송 참여 인물이나 상황들을 마네킹으로 대체하고 재현상황에서 가슴앓이 해온 이산가족의 모습을 재현했다.  



그런가하면 최원준(39)은 영상 설치작품 ‘나의 리상국’(2018)을 공개했다. 아프리카 적도기니 초대 대통령 딸로 태어나 쿠데타를 피해 평양에서 16년간 망명 생활을 한 모니카 마시아스의 이야기에 영감을 받아 다큐멘터리 시어터 형식의 영화로 만들었다. 또 전시장에는 영화 속 세트장도 그대로 만들어져 남북 관계와 북과 아프리카의 관계, 개인의 정체성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천민정(45)의 설치작품 ‘초코파이 함께 먹어요’는 북한에서 인기있는 암거래 품목인 초코파이를 팜아트 스타일로 설치한 작품이다. 오리온에서 협찬 받은 초코파이 10만개를 남북분단의 아픔과 통일이 이뤄지기를 바라는 염원을 담았다. 관람객들이 초코파이를 직접 먹을 수 있어 관객 참여도가 높다. 



주황(54)은 중국과 북한의 접경 지역 풍경 사진과 그곳에 사는 동포가 한국 민요를 부르는 모습을 근접 촬영한 비디오 설치작품을 ‘민요, 저곳에서 이곳에서’(2018)로 출품했다. 뿌리가 같은 민요가 지역에 따라 어떻게 변이돼 불리는지 단절된 시간과 물리적 거리에서 발생한 문화의 간극을 보여준다. 

프랑스 출신의 작가 오귀스탱 모르의 ‘말할 수 없는 것들’(I Have No Words) 제작에는  선발된 시민들이 참여했다. 1인당 3소절의 노래를 제공해 완성된 곡은 전시 기간 중 부산현대미술관 외부에서도 스피커를 통해 들을 수 있다. 

한편 2018부산비엔날레는 옛 한국은행 부산본부 건물을 전시공간으로 쓰면서 폐공간에 문화 예술의 옷을 입혀 생명을 불어넣었다.  2013년 부산광역시 문화재 70호로도 지정된 이곳은 한국 건축가 1세대인 이천승 선생이 설계해 1963년 완공한 건물이다. 



7개월의 기적, 앞으로 준비 기간 넉넉히 해야  

2018부산비엔날레의 전체 주제는 ‘떨어져 있어도’이다. 전세계 인류가 직면한 ‘분리’의 문제를다룬다. 남북 정황을 배경으로 하되 분열된 영토 외에 정신적 심리적 역사적 개념적 분리 이야기를 다룬 작품을 공개했다. 

전시 개막에 앞서 최태만 2018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은 “이번 부산비엔날레에 지명 공모 아닌 공개 공모로 감독을 선정하고, 전시관을 해운대의 부산시립미술관에서 신축개관한 부산현대미술관으로 옮긴 것과 원도심 속 구 한국은행 부산본부도 전시관으로 사용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인사했다. 

또 크리스티나 리쿠페로 전시감독과 큐레이터 외르그 하이저는 “전문가마저 기진맥진하는 양으로 승부하는 초대형 전시 시대는 끝났다. 작년 독일 뮌스터 조각 프로젝트도 작가 35명을 집중 조명했다”면서 2018부산비엔날레가 그 어느때보다 집중도 높은 전시임을 강조했다. 아울러 “15개월은 걸리는 전시를 7개월만에 해낸 것은 기적이다”라고 밝혀, 앞으로 부산비엔날레가 넉넉한 준비 기간을 잡아야 하는 당면 과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Sh수협은행, 美 LACP 비전 어워즈 금상 수상 ... “지속가능경영 성과 국제적 인정”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Sh수협은행은 미국 커뮤니케이션 연맹(LACP)이 주관하는 ‘2024/25 비전 어워즈(Vision Awards)’에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고 5일 밝혔다. ‘LACP 비전 어워즈’는 2001년부터 전 세계 기업과 기관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평가해온 세계 최대 규모의 보고서 경연대회다. 올해는 전 세계 1,000여 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Sh수협은행은 이번 대회에서 총 8개 평가 항목 중 ▲보고서 표지 ▲경영진 메시지 ▲보고서 서술 내용 ▲재무 섹션 구성 ▲창의성 ▲정보 접근성 등 6개 항목에서 만점을 기록하며 100점 만점에 총점 98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Sh수협은행은 해당 분야 금상 수상은 물론, 전 세계에서 출품된 보고서 중 성적이 우수한 상위 100개 기업을 선정하는 월드와이드랭킹에서 52위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신학기 수협은행장은 “비전 어워드 첫 출전에서 거둔 글로벌 100위 진입은 수협은행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값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투명하고 충실

정치

더보기
與, 검사 보완수사권에 “충분히 논의하고 숙의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입법 완성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부가 3일 국회에 검찰개혁 법률안들인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을 제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는 충분히 논의하고 결정할 것임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은 5일 국회에서 개최된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 개혁법안 처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 중대범죄수사청법과 공소청법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당내 논의와 여론 수렴 등 숙의를 거쳐 제시된 의견들이 반영된 수정안이다”라며 “이번 검찰 개혁법안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손에 쥐고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던 정치 검찰을 뿌리 뽑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은 “검찰 개혁은 국민의 열망이자 명령이다. 이번 개혁 입법으로 더 이상 억울한 국민이 발생하지 않고 검찰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민의 공복으로 거듭나게 해야 할 것이다”라며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검찰 개혁 법안을 처리해 나가겠다. 보완수사권 문제 등 남은 쟁점들도 충분히 논의하고 숙의해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검찰 개혁 입법을 완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또한 7개월 앞으로 다가온 공소청와 중수청 출범에 만전을 기해 주시길 바란다”며 “일부에서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