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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칼럼

법과 양심, 염치와 몰염치, 상식과 몰상식

[박성태 배재대학교 부총장 “잘 모르겠다.”
“나는 법적 하자가 없다.”
“모든 것이 검찰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이상했다.”
지난 2일 10시간 이상 기자간담회를 자청한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초지일관 해명성 발언이다.
“졸피뎀 든 카레 먹인 적 없다.”
“전남편 성폭행 저항하다 손에 상처난 것.”
“펜션 현장검증 다시 하자.”


같은 날 두 번째 공판에 나선 고유정이 변호인을 통해 일관되게주장한 내용이다. 결코 계획된 범행이 아니며 우발적 범행이었다는 것을 강변한 것이다.
외주 스태프 여성 두 명을 성폭행·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배우 강지환 역시 지난 2일 재판에서 혐의를 대체로 인정하면서도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성접대,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와 빅뱅 전 멤버 승리는 8월28일과 29일 나란히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며 해외원정도박 혐의만 일부 인정했을 뿐 환치기 등 외국환거래법 위반이나성접대 등 자신들을 둘러싼 의혹 전반을 부인했다. 


PC방 아르바이트생을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수는 8월 28일 첫 공판에서 “선처를 구한다. 그러나 위치추적장치 부착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김성수는 우울증 치료 진단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두 감형전략에 따라 자신의 죄를 축소하거나 변호하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필자는 법무장관 후보의 당당한 모습에서, 고유정의 커텐머리를 보면서, 양현석과 승리, 강지환과 김성수의 항변을 보면서우리나라는 법치국가임이 틀림없다는 확신 아닌 확신(?)을 가졌다.


아무리 양심에 거리끼는 일을 해도,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행위를 했더라도 법적 하자가 없거나 양형 기준이 정한 죄 정도밖에 안 된다면 법의 심판만으로 면죄부를 받을 수 있는 나라라면우리는 법치국가요, 선진국임이 틀림없는 것이다.
적어도 우리는 어릴 적부터 “법을 어겨서는 물론 안 된다, 양심적으로 살아라, 상식에 준하는 언행을 해라, 염치를 갖고 살아라” 하고 교육을 받아왔다.
그런데 막상 현실 사회는 양심, 상식, 염치 따위는 이미 남의 나라 얘기가 된 듯하다.


상대적으로 힘 있는 사람, 유명한 사람들이 법의 심판에 기대어양심이고 상식이고 염치고 다 내팽개치는 판에 일반 민초들이야 더할 나위 없지 않겠나 싶다. 
아무리 가정에서, 교육현장에서 도덕과 윤리, 양심과 염치를 교육해 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나 싶다. 하긴 요즘 세상에 가정교육은 물론이고 ,유아교육, 중등교육, 고등교육이 다 무너져 내렸으니 어디에서 양심과 상식과 염치를 배우겠는가?


필자는 이 글을 쓰면서도 그럼 나는, 내 가족들은, 내 주변 사람들은, 과연 양심과 상식과 염치에서 자유로울 수 있나를 곰곰생각하게 된다. 혹시 ‘내로남불’이 남 얘기가 아니라 내 얘기가아닌가도 반성해본다.
고백하건대 내가 ‘내로남불’의 주인공이고 양심과 상식과 염치에 당당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나도 비양심적이고, 비상식적이고 몰염치한 면이 있지만 그래도 위에 열거한 사람들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자위해 본다.
이런 사건들을 겪으며 우리 모두 자신을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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