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회장이냐 부사장이냐.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 산업 재해 은폐 의혹, 일감 몰아주기에 편법승계까지.
국감장 증인으로 불러야 할 사유는 차고 넘치는데 누굴 불러야 할지 국회의원들도 고민에 빠질 일이다.
호반건설은 올 한 해 유독 힘들었다.
유령회사 설립으로 신도시 공공택지를 무더기로 낙찰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일감몰아주기로 편법승계 의혹까지 받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열사병으로 쓰러진 인부를 안전관리자가 119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현장 책임자에게 구타를 당했다는 사실까지 전해졌다.
현재 호반건설그룹은 김상열 회장이 이끌고 있다. 하지만 최대주주는 김대헌 호반건설 부사장.
2008년 당시 매출 170억 원 규모의 비오토(現 호반)를 10년 만에 매출액 1조6,000억 원 규모로 성장시켰고, 2017년에는 당기순이익이 호반건설의 3배를 넘었다.
덕분에 2018년 호반건설과 합병을 통해 지분 54%를 가진 최대주주가 됐다.
대단한 경영 실력에는 두 가지 비밀이 있다.
먼저 계열사들과의 높은 내부거래 비율.
대부분의 영업을 계열사 일감으로 채웠다는 뜻이다.
호반건설그룹이 2016년까지 대기업 집단에 속하지 않아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제외돼 있었다는 점은 참고만 하자.
더 놀라운 건 김 부사장의 나이다. 1988년생. 경영천재, 이른바 능력자다.
비오토 최대주주가 된 2003년엔 15세에 불과했다.
김대헌 부사장이 김상열 회장의 장남이라는 사실은 경영천재에겐 그리 중요해 보이진 않는다.
김 회장이 증언대에 설 지 김 부사장이 증언대에 설 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흥미로운 건 김 부사장의 출석 여부다.
산전수전 다 겪은 대기업 총수들도 쩔쩔매는 국감 증언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